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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네 고추밭 소동 ㅣ 웅진책마을 39
권정생 지음, 김병호 그림 / 웅진주니어 / 2002년 10월
평점 :
여러 단편 들 중에서 쌀도둑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살기 위해 도둑이 될 아이들....
현대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무엇이든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풍요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쌀이 없어서 굶는다는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예전에 우스개 소리로 '밥이 없으면 빵을 먹으면 되지!'한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었는데, 전쟁을 겪지 않고 일제식민지시대를 모르는 세대들에게는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지난 역사를 모른 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쌀도둑"의 작가 권정생 선생님은 "강아지똥"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글로 어린이는 물론 부모님들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짱구네 고추밭 소동"에는 더불어 사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화들이 실려있다. 그 중에서 "쌀도둑"은 굶주림이 생활이었던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웅재, 선재, 그리고 누나 명희 세 남매는 구리죽을 하루에 두 끼밖에 먹지 못하여 근근히 생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귀리죽마저 떨어지고 웅재와 선재는 정미소에 가서 쌀을 훔치기로 한다. 조그만 손으로 양손 가득 쌀을 훔쳐서 들키지 않고 간신히 집에 오자마자 웅재는 배고픔에 쓰러지고 만다.
얼마 안 되는 쌀로 죽을 끓여 삼남매는 간신히 요기를 면한다. 웅재와 선재는 더 많는 쌀을 훔쳐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몰래 가서 훔치다 정미소 일꾼 아저씨한테 들키고 만다.
하지만, 아저씨는 '가난한 사람끼리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한다'고 쌀자루에 가득 쌀을 넣어 보낸다. 선재는 일꾼 아저씨 덕에 얼마동안 쌀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저씨가 보이진 않는다. 해방이 된 후에도 아저씨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우선 일제식민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어야 우리 아이들이 쉽게 다가 갈 수 있는 작품인 듯 하다. 등장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름의 가치관을 세울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같다.
지금 선재와 웅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권정생 선생님의 의도 처럼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이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