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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러브 ㅣ 소설Q
조우리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평점 :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딸아이가 처음으로 소장하게 된 책이 팬픽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때 좋아하던 아이돌의 팬픽을 엄마인 나몰래 샀던 딸아이. 이름있는 작가도 아닌 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출간된 책도 아닌 팬픽이란 알수 없는 책을 소장하고픈 딸아이의 마음을 도통 이해할수가 없었다.
지금은 시들해져 덕질은 안하고 있지만 지금도 딸아이의 방 어딘가 고이 모셔놓은 딸아이의 애장품들.
창비에서 출간된 조우리작가의 [라스트 러브]는 한때 자기만의 스타가 있었던 독자들에게 공감하며 읽을수 있는 책이 아닐까싶다.
해체를 앞둔 여성 아이돌 그룹인 '제로캐럿'의 여섯명의 주인공 다인,루비나,지유,재키,준,그리고 마지막 마린. 화려한 무대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하던 데뷔5년차의 그들이 앞두고 있는 라스트 러브는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다.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떠나는 지유와 재키, 그리고 남겨진 아이돌멤버들과 새로운 멤버의 합류속에 생기는 갈등과 내면의 이야기, 아이돌그룹의 화려함뒤에 숨겨진 현실적인 모습까지 담은 [라스트 러브].
노래는 계속 이어졌다. 노랫말 사이에 팬들은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넣어 부르곤 했다. 김다인 사랑해, 이수빈 사랑해, 최마린 사랑해, 송준희 사랑해. 파인캐럿도 목이 터져라 외치던 때가 있었다. 홍재영 사랑해, 제로캐럿 사랑해. 그렇게 외쳐야만 한다고 믿었던 사랑. 그런 사랑들.(167p)

소설의 독특한점은 제로캐럿의 본편이야기외 가상의 팬픽작가인 파인캐럿이 쓴 이야기도 담겨있다는 것. 제로캐럿을 주인공으로 쓴 팬픽속엔 동성간의 사랑이나 로맨스등 다양한 모습들을 그려 자신의 아이돌스타를 향한 사랑과 팬심을 담아냈다.
개인적으로 쉽지않은 소설이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기존 소설의 형식과는 다른 독특함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아이돌그룹을 사랑했던 소중한 시간들이 있던 독자들에겐 분명 의미있는 소설이 될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