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람들 - Novel Engine POP
무레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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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려고 마음먹은건 무레 요코라는 이름때문이었다. 이미 [카모메 식당]으로 국내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저자 무레 요코. [모모요는 아직 아흔살]이라는 책을 읽은 지인들의 호평에 그녀에게 관심이 많았던 터였다. 유난히 우리나라 감성과 맞는 일본작가중 한명이 아닐까 싶은 그녀의 신간 [이웃 사람들]. 역시 우리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소설은 주인공 마사미의 시선을 통해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수다스럽고 궁금증많은 엄마와 바람을 피고 아내의 눈치를 보는 무심한 아빠, 이웃들의 정보를 캐내고 다니며 모든 정보를 꿰차고 있는 이웃집아줌마 야마카와. 그들이 이야기하고 만나는 이웃들은 친숙한 옆집아줌마, 또는 친분은 없지만 인사만 하는 동네 소문의 주인공들이다. 착한 아내를 구박하고 사람들에게 안하무인으로 대하는 밉상 긴지로, 미인인 엄마를 닮지않은 네모난 얼굴의 동네친구 오사무, 비밀에 쌓여 무성한 소문만 들리는 새하얀 센다씨, 어느날 모두 사라진 인도인 이웃, 흰천을 나풀거리며 춤을 추는 효로롱교의 신자 세토씨, 무엇보다 밤바씨 집에 세들어 사는 젊은 아기엄마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안아달라고 우는 아기를 덥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아기엄마에게 쏟아지는 이웃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남의 가정사에 시시콜콜 간섭하는 사람들. 결국 이웃들의 항의로 재계약을 하지못하고 떠나는 아기엄마의 모습에 마음한켠이 불편한건 나역시 한때 육아로 고생했던 기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친엄마가 자신의 아이가 울부짖어도 무시한다는 사실이 무섭다. 아이가 크면 엄마는 어떤 형태로든 방치한 대가를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피폐한 상태의 엄마에게 무리를 강요하는 것 또한 불쌍하다. 어쨌거나 동네에서는 '절규의 숙소' 앞을 지날 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모두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었다. (190p)

유난스럽지도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는 무레 요코만의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소설인 [이웃 사람들]. 겨울문턱에 쌀쌀해진 요즘 특별할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마음 따뜻하게 읽어보는건 어떨지 살포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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