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예전에 알라딘에서 이벤트로 얻었던 소설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수학천재 이야기'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지음, 생각의 나무)에 따르면 위대한 수학자들 중 3분의 1만이 그런대로 행복한 삶을 누렸다고 한다.(개정법 때문에 덤으로 얻는 책들이 없어진다니 너무 슬프다 ㅠㅠ)

예를들면,
소수록과 관련된 많은 문제를 해결한 영국의 수학자 하디는 두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분할함수의 성질에 대한 발견을 포함하여 정수론에 공헌한 인도의 수학자 라마누잔 역시 자살을 시도했으며 집합론의 창시자로서 일생동안 집합론과 초한수개념을 연구한 칸토르는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고, 불완전성의 정리로 유명한 괴델 역시 자살했다.
괴델의 자살은 불행했던 수학자 중에서도 특이한 케이스인데, 
가벼운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의사들이 자신을 독살할 것이라고 생각해 한달이 넘도록 일체의 식사를 거부했고, 그바람에 결국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 앞에서..
이 책의 주인공이 수학자라는 설정이 가슴에  와 닿는다. 
천재였고, 수학자였고, 불행했던 그 남자.

그 남자의 일상, 외로움, 사랑.. 뭐 그런것들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내 마음을 놓아주질 않는다.
추리소설을 읽고 이래보긴 또 처음이다...

2. 이 책은 보통의 추리물처럼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지 않고, 처음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범인을 보여준다. 범인을 알고 시작하는 추리소설.
이 책의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런 식의 추리소설(도서형 추리물이라고 한다)에
재주가 뛰어나다.또한 용의자 x는 그런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다.

용의자 x의 삶이 첫번째 포인트.
범행이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두번째 포인트.
그리고 결말. 아니 결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런 분위기를 더 느끼고 싶다면, 붉은 손가락, 부루투스의 심장, 호숫가 살인사건도 같이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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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학기 밀리언셀러 클럽 63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1. 니가타 소녀감금사건 이야기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1990년 11월 13일.
소녀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나이로는 9살.
니가타현 산조시에 있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그 길 어느 곳에서 소녀는 실종되었다. 
처음에 사람들은 돈을 노리고 저지른 유괴사건이라고 생각했다.
곧 그들로부터 연락이 올 거라고.
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고, 경찰은 공개수사까지 단행했지만..
소녀의 행방은 묘연했다. 소녀는 사라져 버린 것이다.

2000년 1월 28일, 
소녀는 구출되었다. 극적인 장면은 없었다. 
납치범이 모친에 행한 폭력사건때문에 보건소 의사 일행이 왕진을 다니러 왔고, 
가해자 집안에 갇혀있던 여성을 발견, 구출했다.
구출되었을때 소녀는 19살이었고,  집 밖으로 나온 것은 여기로 끌려온 후,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녀는 남자의 차 트렁크에 실려 끌려갔으며,

처음엔 주먹으로 맞거나 칼로 협박을 당했다고 했다. 
소녀가 감금당했던 집은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의 주택가 한가운데 있었으며,
경찰서에서 불과 5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남자와 소녀는 2층에서 생활했으며, 남자의 어머니가 1층에서 함께 살고 있었으나,
소녀가 이곳에 살았던 9년 2개월간, 주위사람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식사는 매끼 제공되었으며, 머리가 길면 남자가 잘라주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엔 구속 정도도 약해져 1년 전부터는 TV도 볼 수 있었다고.
그러나 2층에는 화장실도 목욕시설도 갖추어져있지 않았다.  

법원은 징역 14년의 최종판결을 내렸다.
고 측이 내놓은 한정치산자(책임능력이 현저하게 낮은 상태)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피고의 정신감정결과에 따르면,
피고는 다양한 인격장애(병적인 성격의 결함)와 성격장애(양심이나 동정심 같은 감정이 없음), 유아에 대한 성도착증(어른이 아닌 아이에게 성적 욕구를 느낌) 등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책임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정신병 상태는 아니라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니가타 세료대학 복지심리학과 사이트 
                              번역 :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 (http://cafe.naver.com/mscbook)


               
2. 잔학기 이야기
그때 게이코는 10살이었다.  
신경질적인 엄마때문에, 억지로 다녀야 했던 발레학원을 땡땡이치는 중이었다.
강 건너 도시에서 근무하는 아빠를 만나러 가는 거라고, 합리화하면서.
버스에서 내려서.. 유괴된다.
누군가에 의해 유괴되어 감금생활을 하게 된다. 공장 2층에서.
그리고 구출된다. 당연하게도, 특공대의 구출작전같은 - 극적인 장면은 없었다. 
극적인 장면은 없었지만,
잔학한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정말로 잔학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엄마의 신경질? 다니기 싫었던 발레학원? 화려한 레오타드 속에서 매일매일 검은색 레오타드만을 입고 견뎌야 했던 것? 아이들의 은근한 따돌림? 겐지? 야타베? 감금? 구출된 것? 성인남자와의 사이에서 성적인 일을 궁금해하는 이웃주민들의 시선? 은근히 캐어묻던 정신과의사와 경찰? 등 뒤의 수군거림? 빨간 책가방? 밤마다 시달려 결국 글로써 토해낼 수 밖에 없었던 악몽? 자기자신? 아마도 전부 다?


분명한 것은,
구출된지 20년이 지나도록 게이코를 괴롭히던,
이 모든 의혹으로부터,  
한꺼번에 벗어나는 길은 단 한가지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코의 잔학기는 계속되는 것일까.
드디어 끝이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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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3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밀실살인을 좋아하는 추리작가 아야츠지 유키토는 처녀작 '십각관의 살인'에서 '사회파' 식의 리얼리즘은 고리타분하다고 단정짓는다. 발이 닳도록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 뇌물과 정계의 내막, 혹은 현대사회의 왜곡이 낳은 비극 따윈 보기도 싫다면서.

이 책은 말하자면, 아야츠지 유키토의 이런 생각에 대해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거의 모든 미디어가 이 사건을 조명한다. 인터넷에 수많은 카페가 생긴다. 형사들은 발이 닳도록 뛰어다닌다. 결국 현대사회의 왜곡(?)이 낳은 비극만이 교훈으로 남는다. 뭐 그런 종류의.

2. 이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없이 책을 읽었다가, 뒤늦게 이 작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 놀랐다. 내가 놀랬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여성캐릭터가 너무나 한결같다는 점 때문이다.

그들은 히로미의 분신같은, 또다른 히로미. 이유도 없고 목적도 없는, 피해자들. 

잠깐 다녀가는 두부가게 단골아줌마 정도가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느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참 잘 버무렸다. 이를테면 별거아닌 각종 야채들을 잘 버무려 맛있게 탄생한 샐러드 같은? 그런 느낌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그것도 세권이나 끌어가는 데도 지루하다는 걸 못 느꼈을 정도였다. 1권 중반부터는 거의 휘몰아치듯이 다 읽어버렸는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가는 작가의 문장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4. 사족이지만 얼마전에 읽었던 씨네21중에서..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지?

-중략- 나는 여성감독이기 때문에 남자들간의 형제애를 다루는 영화도 꼭 찍어보고 싶다.

-2007, CJ중국영화제 개막작 공원의 감독 인리촨과의 인터뷰. 

이 부분을 읽다가  미야베 미유키가 생각나서.. 잠시.. 생각했다.

그런것일까. 그래서 이 작가도 형제애스런(?) 남자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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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의 침묵 블랙 캣(Black Cat) 11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미정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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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슬란드.

얼음의 땅.  동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실종된 사람들이 일상인 나라.
여기 한 남자의 시체가 있다. 그리고 부러진 손가락 뼈.
그 뼈는 어떤 아이의 생일잔치에서, 어떤 아기가 장난감처럼 물고 다니다가, 동생을 데리러 온 의대생에 의해 발견된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왜 거기에 묻혀 있었을까. 70년동안이나.

작가는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처음에는 아이슬란드에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기 때문에 쓸 소재가 없을 거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곳 사람들은 누구를 쏴 죽이거나 하지는 않는다. 여기는 LA가 아니니까. 하지만 글을 쓴 소재는 풍부하다는게 밝혀졌다., 사람들은 범죄소설의 소재가 단순히 범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걸 모른다."
꽤 흥미로운 인터뷰. 
작가는 작품속에서 이 말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작품속의 이야기처럼
영혼을 살해당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들어서 알고,
어떤 사람은 보아서 알고,
나아가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결국은 모두의 무관심속에 벌어지는 끔찍한 범죄들.

가는 이 모든 이야기를 담담하고 무게있게 그려내고 있다.

사서 읽어도 절대 돈 아깝지 않은 책. 소장가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영혼을 살해하는 범죄를 일컫는 편리한 말이죠. 그게 진정 어떤 일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쓰는 순진한 말 말예요.
평생동안 영원한 두려움에 떨며 사는 인생이 어떤지 아세요?"      - 작품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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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돌의 집회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어릴때 성폭행을 당하고,, 끔찍한 일을 당한 디안.

강해지기 위해 격투기를 익히고, 동물들의 비교행동학을 연구하는 디안.

아주 먼 곳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디안.

달과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의 또다른 이름. 디안. (로마식 이름이라고 한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주인공 이름도 범상치 않았군.

몽골에 있다는 차간 노르,

핵 융합 실험,, 혹은 실험이 이루어졌던 토카막,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닌 샤머니즘,,

해체된 러시아의 과학자들

거기다 신비한 초능력까지.

이제는 누구도 다루지 않을듯한 -너무 식상해서- 소재를 다뤘지만 지루하지 않다.

긴박한 스토리도 그만하면 됐고,

반전도 딱 적당하고,

헐리우드의 영화를 보는 듯한 결말도 괜찮은 듯 싶다.

여름에..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

하지만 갠적으로 볼때 곁에 두고 읽기에는 좀 부족한 듯 하다.

부족한 이유는 많지만 스포일러가 포함되는 내용이라 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짝 언급하자면,,

뭐니뭐니 해도 스릴러는 치밀하게 짜여지는 이야기 구조가 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야기 중간에 뜬금없이 나타나는 인물이라던가..(반전도 없고, 배후도 없는)

아무리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다지만 억지스런 설정들이 좀 거슬리는 편이었다.

어쨌든 집중력 떨어지는 이 여름에..

빌려서 읽을 수 있다면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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