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도시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살아서 기어다니는 책,
흐느끼는 책,
날아다니는 책,
그대로 화석이 되어버린 책,
던지면 폭발해 버리는 책,
독을 품고 있어 책장을 넘기는 순간 죽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매혹하는 책,
향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책,
연금술사의 책,
오래된 책...

그리고... 
런 책들을 사냥하는
책사냥꾼,
책을 읽으면 배가 부른 부흐링족,
책 벌레들,
아직 단 한권의 책도 출판하지 못한 특별한 작가.

이 모든 것들의 도시, 부흐하임.

그리고 또?
끔찍하게 사랑스런 삽화들.

더이상 뭐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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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빛의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컨데,
'작가는 한 편의 작품속에서 너무나 많은 미션을 수행하려다 보니,  
그 어느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만을 잔뜩 내버렸다'
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한권을 덤으로 얻었든지 말았든지 간에.
(사실 빛의 살인을 사면 모자이크 살인이 덤이라기에 산 책이다.)

시대적 상황을 웅장하게 그려내고도 싶고,
실존인물이었던 단테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고도 싶었고,
단테가  '신곡'의 영감을 어떻게 얻어가는지도 리얼하게 그리고 싶고,
기본 스토리라인인 살인사건도 추척해야 하고,
그리고..또.. 기타등등.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책들은 각각 독립된 두 편의 작품이 아니라
먼저 발행된 모자이크 살인은 초판본, 뒤에 출판된 빛의 살인은 개정증보판...
모 이런 느낌이다.

똑같은 도시,
똑같은 탐정(? -단테),
똑같은 시대배경이야 그렇다 치지만..(시리즈물이므로)

용의자를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등장인물들,
뜬금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피에트라,
뭔가 엄청난 사연을 가진 듯 작품전반을 흔들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실체가 없었던 추기경파..
범인이 밝혀지고도 썩 개운치 않은 뒷맛,,, 은 너무나 비슷한 점이었고,

다른점이 있다면.. 빛의 살인에서는 조금 더 정교해 졌다는것?

전작(모자이크 살인)에서 살해된 두명의 희생자는
빛의 살인에서 다수의 희생자로 업그레이드되고,
전작의 오각형은 팔각형으로 복잡해졌으며,
가라앉은 갤리선은 불에 타 돌아오고,
희미했던 프리드리히는 드디어 선명하게 드러나며 작품 전반을 지배하게 된다... 는 모 그런것?

살인은 확대되고, 배후세력은 거창한 듯 보이나..
구멍난 풍선처럼.. 어느새 맥이 빠져 있다.

이 책에서 그나마 흥미있었던 부분은 실존인물이었던 단테가
입체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는 점이다.
젊지만 병약하고,  신경질적인데다 다혈질인.
(읽는 내내 조니뎁이 생각났다는..)


마지막으로,
포스트 에코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언젠 안그랬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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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매달린 여우의 숲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종대 옮김 / 솔출판사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제도권을 완전히 이탈한 , 오이바 윤투넨
제도권 안의 왕따, 레메스 소령
제도를 거부하는 소수민족, 나스카할머니
그리고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하고싶은, 오백마르크.

절대 어울릴 것 같지않은 네 주인공들이  어울려 사는 방법이..내내 흥미진진했다.

책을 읽다보면
어려운 시절이 있었거나 힘든 시기를 거친 작가의 문장을 알아보게 된다.
거의 언제나, 그런 것 같다.

그들의 문장에는
만만치 않은 삶의 내공과
직접 겪은 경험으로부터 나온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굳이 작가의 프로필을 빌리지 않더라도,

문장 곳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단어와,
주인공들의 대화, 그들의 습관 등에서..
그냥.. 알게된다..

물론 나는,, 그런 작가들의 문장에 쉽게 감동한다.
그들의 문장은 (소설의 결말과는 상관없이) 따뜻하며,
아래로 향해 있거나 아래를 향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는 것.

말하자면 이 책은, '그런 작가'가 쓴 문장을 완전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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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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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될때까지 걸었다. 다리가 아프면 아무 공원에나 들어가 쉬고, 배가 고프면 아무 곳에서나 빵을 사먹고, 목이 마르면 미네랄 워터를 마셨다. 기분이 내키면 미술관에 들어가고, 센강을 걷고, 몽마르트르의 작은 카페에서 셰리주를 마시며 재즈를 들었다.                    -p99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훌쩍 떠나는 일을 나는 하지 못한다.
적어도 최소한의 여행경비가 있어야 한다. 목적지가 정해져야 한다. 당연하게도, 잠잘곳은 예약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고도 나는, 망설이고 또 망설인다. 이번에는 기회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이 돈이면 CD가 몇장인데, 책이 몇권인데, 영화가 몇편인데, 옷이 몇벌인데...
그러다가 결국은, 못가고 만다.

대학다닐때 언젠가, 수업을 왕창 제끼고 떠나는 동기에게 학점관리에 대해 물은적이 있다.
그애는 봄 햇살이 간지러워서 못견디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또 뭐가 그렇게 서러웠던지.
얼마후 그 앤 나에게 대출을 부탁하며 또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버렸고...
나는 강의를 빼먹고 자취방으로 가.. 라면을 꾸역꾸역 처 먹으며 혼자 울었던 기억이 있다.

황경신의 책은
잊었거나, 잊었다고 믿고 싶었던 많은 기억들을 끄집어 냈다.
하나하나 펼쳐지는 그림과 함께.
나는 황경신의 문장에서..
떠나보낸 첫사랑을 기억해냈고,
어두운 구석을 좋아했던 학창시절을 떠올렸으며,
이젠 다 끝난일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꿈을 돌아보게 됐다.

그거면 됐다고...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한순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그림들. 기억과 경험들로 더욱 특별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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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2007-06-08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다가 결국은, 못가고만다.. 훗 그렇죠 ^^ thanks to - 추천하고 갑니다^^

노란고무줄 2007-08-0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님의 글을 읽었네요.. 추천 감사해요..^^
 
바이올렛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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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 남편은 신경숙을 좋아한다. 촌스럽다고..
촌스러운 신경숙. 들을때는 피식 웃고 지나쳤지만, 신경숙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신경숙의 주인공들은 늘 시골이 고향이거나 시골을 동경한다. 그들은 언제나 된장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치고, 나무 꽃 풀들을 좋아한다. 황량한 도시 가운데 황량한 성격을 가지고 살면서도 언제나 마음 한구석엔 시골 어딘가를 동경하고 있는 것이다.

2004 현대문학상 수상집 속에 신경숙도 그랬다. 여자 주인공은 잠시동안 실어증에 걸리지만 잘 차려진 시골밥상을 받고 말문이 트인다. 나무, 꽃 풀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가슴 한쪽이 저릿해지는 그 단편을 접하고 나서 신경숙의 근황이 갑자기 궁금해져서... 최근작이라 생각되는 바이올렛을 골랐다. 오산이라고... 미나리 군락지가 끝없이 펼쳐진 곳에서 자란 여자애 이야기였는데 신경숙 냄새가 물씬나는 책이었다. 다만 비극적으로 끝나는 결말이 마음아프게 한다.

신경숙의 작품은 그렇다.. 더 새로울 건 없지만 꾸준히 읽게 되는. 책 속에 여전히 그대로인 주인공들을 보면서 안도하고, 그들이 무치는 나물과 그들이 끓이는 된장국이 너무나 편안한.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더욱 그리워지는 무엇. 을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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