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 너머의 역사책 1
이희근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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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라는 광고가 있다. 베트남 엄마를 둔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독도를 우리땅이라 생각하고, 세종대왕을 존경하고, 우리처럼 투표를 하고, 세금을 내고, 군대를 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조그마한 아이가 자기 키만한 군화를 신어보는 장면이 나왔을때 나는 진심으로 감동을 받았다. (근래에 보기드문 광고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부르짖으며 그들을 낮잡아 보는 동안, 그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 단일민족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2. 이 책은 단일민족의 정체를 묻는다. 도대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단일민족은 어디서 온 것인가? 삼한시대때부터(심지어 진한 12국의 건국을 주도했던) 정착했던 진의 유민? 가야시대에 세력을 형성하며 신라를 침공했던 왜인? 신라시대 대규모로 정착했던 아랍인?(표지의 석상은 신라시대 아랍인의 무인석이라고 한다) 고려 건국 이전부터 정착했던 여진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말갈족? 고려시대 이주해온 거란인?(우리나라에 육식문화를 대중화시킨 민족이다)1세기동안 몽골의 공주들과 결혼해온 고려의 왕으로부터? 

이 책은 우리나라에 뿌리박혀있는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로부터 우리스스로를 해방시켜 주는 보석같은 책이다. 평소에 단군의 후손으로 뭉쳐야 산다는 논리에 뭔가 찜찜함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3.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편견때문에,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의 수많은 아이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광고속에서처럼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먹고,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생각하고, 매운 떡볶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어느 나라에도 소속되지 못하며, 미등록 신분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단속으로 강제추방될까봐, 불법쓰레기단속차만 보고도 불안해한다.(한겨레21, 742호 기사 중에서)  이런 보도를 접한 뒤 읽은 책이라 더욱 각별한 거 같다. 

4. 어떤 중대한 이데올로기, 이론이라도 아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거라면,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 똑같은 이유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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