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를 길어올려 만든 시의 세계는 넓고 깊다. 오래오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와초등 시절 내 마음도 떠올려 보았다.58편의 시를 초등 저학년 아이들과 시를 읽으면서 각자 좋아하는 시를 꼽아 보았다.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시는 문봄 님이 쓴 팽이다.팽이 모양의 시가 인상적이다. 누가 돌려 주어야 힘차게 돌지 바람이 몹시 불면 바람개비처럼 왈랑왈랑 돌아 온종일 돌기만 한 쳇바퀴처럼 머리가 아파 놀이터 회전 무대처럼 바쁜 하루가 가면 땅에 떨어진 훌라후프처럼 한숨 쉬지 다 쓴 몽당연필처럼 옆으로 누워 내일은 혼자 설 수 있을까 고민하던 팽이는 무엇이 되는 꿈을 꿔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시는 방주현 님이 쓴 드레스룸이다.이름이 정말 멋지지드레스 룸신데렐라의 무도회 드레스가 있을 것 같은엄마의 결혼 드레스가 있을 것 같은그렇지만드레스 따위는 없는드레스 룸내 방이 너무 크게 느껴지고영화에서 본 다락방이 필요할 때 찾아가는우리 집에서 가장 작은 방엄마의 롱 코트와 원피스 사이에 구겨 앉아스마트폰을 보다가웅크려 잠이 들면어느 새 엄마가 나를 깨우는드레스 룸문득 엄마에게 묻고 싶어엄마도 나처럼여기웅크려 앉을 때가 있는지젖은 눈으로 잠들 때가 있는지있다면 그땐내가 와서 깨워 주겠다고말하고 싶어--------활동적으로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고,역할놀이나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감성적인이 또래 아이들의 성향을 잘 볼 수 있는어린이들의 감성을 잘 표현한 시들을 많이좋아한다.내가 꼽은 시는 방지민 님이 쓴 [편의점은 내 편인 편]과오지연 님이 쓴 [추운 겨울날들을 위해]다.편의점 특징을 잘 포착한 재치있는 시고,추운 겨울날을 잘 보내기 위해 준비한 것이 꼭 내 이야기 같아서 공감이 되었다.포근한 이불, 음악, 재미있는 책, 향기로운 차,귤이랑 과자. 그리고 뒹글뒹글대서 만들어진 뱃살에나도 모르게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아이들이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보며좋았던 시는 김철순 님이 쓴 신발 마지막 부분이다.무럭무럭 자라서가지가 많은 나무가 될 거야무럭무럭 자라서품이 넓은 나무가 될 거야함께 시를 읽고 고르며 아이들도 공감하고어른도 공감하며 하나가 된 시간.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즐기며 생각주머니를넓히는 시의 세계.시를 읽고 나누며 아이들과 한걸음 더 가까워진다.올해의 좋은 동시 2025를 통해 만난 58편의 시.우리가 만난 세계는 따뜻하고 유쾌하기도하고때로는 슬프기도하고 어렵기도 하지만밝고 희망적이라는 걸 알게 된다.#도서협찬 #도서제공
개의 시선으로 본 사랑과 삶의 이야기라니!개와 인간은 약 만 오천 년의 시간을 지나며 함께한 아주 특별한 관계 아니던가.이 특별하고도 깊은 유대와 사랑을 보여주는이야기가 표지 뒤 첫 장 인용구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다 들어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남자가 잠에서 깨어나 말했다.들개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그러자 여자가 대답했다.이젠 들개가 아니라, 첫 번째 친구라고 불러야지.왜냐하면 이제부터 영원히,영원히, 영원히우리의 친구로 남을 테니까. -러드어드 키플링-----당신 개의 눈을 바라보라. 영혼이 없다고는 절대말할 수 없을 것이다. -빅토르 위고 ------개의 수명은 너무 짧다. 정말이지, 그것이 개들의 유일한 단점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이야기는 호세 루이스가 개의 죽음을 앞두고 딸과 통화하는 내용을 시작으로 2003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강아지가 새 식구가 된다.달리는 차 안에서 호세 루이스 부부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강아지가 관찰자가 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은 흑백과 컬라가 교차되며 반복되고 글씨체가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듯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었다.'트러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개의 시선으로 중년 부부의 삶이 때로는 유쾌하고 즐겁기도 하고 때로는 쓸쓸하고 외롭기도 하다. 다양한 색으로 표현된 인간의 삶과 사랑에 비해 단조로운 흑백으로 표현된 개의 삶이 비교된다.중년 부부의 삶이 내 삶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가족과 영원히 이별하는 일을 떠올려보니 마음이 울컥했다.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마음이 아픈데 반려견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은 이책을 보면 얼마나 슬플지.인간의 영원한 친구이자 가족인 개.트러플을 통해 나의 삶과 사랑에 대해다시 한 번 곱씹어보는 추억 여행을 하게되었다.앞으로 개를 보면 지금 저 개는 사람들의어떤 모습을 보고 있을까궁금해질 것 같다.#도서제공 #도서협찬
거제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지안의 이야기에는 청소년기 누구나 가질법한 고민이 담겨 있다. 특히 지방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생각할 말한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이려나.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우리 나라 환경상 어쩌면 다수 학생들이 가진 고민일 수도 있을 법 하다. 예부터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유자라는 별명을 가진 지안은 거제에서 중학교까지는 전교 1등의 흔히 말하는 모범생에 속한 아이다. 고등학교에 올라가 첫 시험에서 기대 이하 성적이 나온다. 자신에게 가졌던 주변 사람들의 기대나 자신조차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걸맞기를 원했으나 삶이 역시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시험을 망쳐서 인생이 망한 것도 아니고 지나고 나면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데 말이다절친 수영도 자신이 원한 것을 이루지 못한 실망감에 크게 흔들린다.자신이 살고 있는 곳,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쯩 해봤을 만한 고민인데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떠나고 싶다는 말은 지금 여기가 싫다는 뜻이 된다. 타고난 배경이 불만족스럽고 부족하다는 뜻이 된다. 그 마음과 마주 보기 싫었다. 인정하는 순간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해질 테니>자신이 그동안 나고 자란 곳을 떠나면 뭔가 달라질거라는 생각은 새로운 곳에서 삶을 다시 리셋하고 싶은 소망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공감하며 읽었다.본명보다 유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지안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자신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지안의 아버지가 한 말처럼 어디에 있는지에 상관없이 배경보다는 시야가 너른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인생의 방향키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말아야 겠다.-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책으로 작성한 서평글입니다.
새해가 밝아오기 직전마지막 날에 받은 책은그야말로 선물이었는데요.올해가 말띠해인데 딱~출간되어서타이밍 굿이다! 생각하며 표지를 보는데 해를 하나 내 품에 안은 것 같은황홀감에 취했습니다.해처럼 커다란 노란색 모자를 쓰고(마치 해같아요)'아침놀'이라 부르는 말을 타고아이 '나'는 달립니다.언제까지라도 어디까지라도 달릴 수 있다고 말하는 아이, 바로 나. 우리 모두는 이렇게 희망을 품고하루하루를 맞이하게 됩니다.앞표지부터 책 전체와 뒷표지까지노란색 물결이 파도가 출렁이듯넘쳐흐릅니다.앞표지에 중앙에 말을 타고 미소 짓고 있는 아이가 마치 나를 바라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같습니다. "너도 나도 모두 세상의 주인공이야."라고.둘레에 금박으로 말과 새, 아이와 해 그림이 액자처럼 그려져 있어 전시된 작품 하나를 보는 듯 합니다.말을 타고 달리는 나는처음 혼자서 마을로 가는 길에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각자가 품은 꿈과 기대,기쁨과 행복의 순간을 마주하며 온 세상과 모든 이에게축하의 말을 전하는 나.연말과 새해가 되면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감사하는 마음과 덕담을 나누며복을 빌게 됩니다.매일매일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밝게 웃으며 지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힘든 일이 있거나우울한 기분이 들 때이책을 읽는다면기운이 솟아날 것 같습니다.희망은 늘 내 곁에 있고웃으면 웃을 일이 생길거라는믿음으로 매일 힘차게 시작해 볼 수 있게 해준 그림책에감사합니다.출판사에서 제공해준 도서로 쓴 서평입니다.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림책을 그린 작가 이력을 아는터라 장편 소설을 써서 조금 놀라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4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서사로 가독성이 뛰어나고 장르 결합이 자연스러워서 또 한 번 놀랐다."그래, 네가 어딜 가더라도, 또 한참을 헤매겠지만...언제든 어디든 내가 찾으러 갈게."열 일곱 청소년의 풋풋한 첫사랑에 심쿵하다가1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한 여자를 향한 지극한 사랑이 마음에 와닿았다.거기에다 사건의 진범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장르가 결합되어 범인을 추적해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무의식 세계에서 보여주는 기억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도 흥미진진하다.현실 세계에서도 무의식 세계에서도 진실과 거짓이혼재되어 삶의 목적과 방향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심리묘사가 탁월하다.재욱이 은수를 만나 변화하고 성장하는 서사나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상황과 이로 인해 겪는 혼란도 개연성 있게 잘 그려졌다. 죽음이 누군가에게는 평온을 주는 안식처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죽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죽음을 베풀며 마치 신이 된 듯 도취감에 빠져 살인을 저지른 의사인 우훈정 병원장.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무의식에 접속하는 기술을 발명하고 죽음을 무릅쓰며 기술의 악용을 막기 위해 기술의 미흡함과 부작용을 알리고 상업적으로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밝힌 뇌공학자 재욱.이 둘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의사나 과학자가 지녀야할 생명 윤리 의식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있게 생각해 본다.무의식 세계로 탐험하는 주인공 이야기를 통해 고뇌하고 방황하는 과정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빛으로 나아가는 의지를 잘 보여준다.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