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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들의 도시
김주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소설은 발레리나를 주인공으로 발레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나라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펼쳐지는 대서사시다.
시적으로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는 문장들로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듯 섬세하고도 생생하다. 시작부터 압도하는 문장 속에서 서사의 힘이 가히 압도적이라 몰입도가 최고인 소설이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촘촘하고 치밀하게 다룬 탁월함으로 한 편의 연극이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진정 자유로운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치열하게 삶을 살고 있는가?
예술은 무엇인가?
삶에서 얻을 수 있는 환희와 고통, 비상과 추락, 명예와 불명예,사랑과 배신, 성장과 좌절, 만남과 이별이 이야기 곳곳에 녹아 있다. 내가 살면서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와 감정들을 모두 체험한 듯하다.
인상깊은 문장과 표현들이 너무 많아서 짧은 단편 한 권을 쓸 정도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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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계절이다.은색 상공에서 점점 낮아져 밤하늘보다 더
밤하늘 같은 육지로 향하다 어느 순간,별밭으로 고꾸라지는 느낌이 든다.
나를 둘러싼 검은 새들이 빙글빙글 구름 위로 솟아오르며 깃털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그러다 갑자기 나를 붙잡고 아래로,아래로,아래로 곤두박질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그런 거짓말을 다들 믿다니!사랑은 누구도 자유롭게 하지 못해요.자유롭게 하는 것은 예술뿐 입니다.
"네가 선택하고, 느낄 수 있는 걸 느끼고, 네가 할 수 있는 방식대로 사랑하고,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돼.그게 인생의 전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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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어긋난 관계를 바로잡는 것도,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도 결국은 나. 나를 온전히 들여다보고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봐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발레리나의 우아하고 환상적인 몸짓이 나오기까지 토 슈즈 안에 상처투성이로 휘어지고 뒤틀린 발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삶의 아름다움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으로 얻어지는 선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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