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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인간
테드 휴즈 지음, 크리스 몰드 그림, 조호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1월
평점 :
1968년에 쓰인 이책이 2023년에 다시 소환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류는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을 두 차례나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책에 나온 무쇠인간처럼 어디서,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언제부터 서서히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무쇠인간은 절벽에서 떨어져 산산히 부서진 후에 스스로 다시 복원되었습니다. 바다로 간 무쇠인간은 어느덧 소리없이 다시 돌아와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무쇠인간을 처음 보고 위험을 알린 호가스. 아이의 지혜로 구덩이에 갖히게 된 무쇠인간. 이듬해 봄, 무쇠인간은 땅 속 구덩이에서 다시 깨어납니다. 호가스는 무쇠인간에게 함정에 빠트리고 파묻어 버린 것을 사과하고, 두 번 다시 속이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무쇠인간의 존재를 믿지 않고 인정하지 않았던 마을 사람들 절반쯤은 밖으로 나와서 구경했고 나머지 반쯤은 집안에 단단히 틀어박혀 버렸습니다. 호가스가 약속한대로 무쇠인간은 고철 야적장에 쌓인 금속을 쉴 새 없이 먹으며 행복해했습니다.
사람들과 무쇠인간과의 공존은 언뜻 보기에는 문제없어 보이는 듯 했으나 무쇠인간에게 끊임없이 제공한 먹이(금속)는 또다른 재앙, 즉 환경 쓰레기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리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후 지구에는 더 큰 재앙이 내리게 됩니다.
하늘의 검은 그림자, 즉 지구를 삼켜버릴 듯 끔찍하고 거대한 우주박쥐천사용은 살아있는 모든 생물을 요구하였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은 맞서 싸우기로하고 무시무시한 무기를 총동원하였으나 우주괴물을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호가스는 무쇠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지구를 수호하는 대표로 무쇠인간이 우주괴물인 우주박쥐천사용을 물리치게 됩니다. 무쇠인간도 지구 생명체가 사라진다면 먹이를 제공받을 수 없을테니까요. 공존과 공생을 선택한 무쇠인간. 무쇠인간의 지혜로운 계획으로 우주괴물을 물리치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효과가 일어났습니다. 별의 영혼이기도 한 우주박쥐천사용이 부르는 노래가 모두의 마음에 스며들어 평화를 주었고 세상 사람들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무기를 만드는 것도, 서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의 영웅이된 무쇠인간과 세상 사람들에게 찾아온 평화.
공동의 적을 물리친 이후에 깨닫게 된 이 평화가 과연 오래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이책이 씌여진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끊임없는 탐욕과 대립으로 평화를 위협하고 각종 최첨단 무기를 비롯해 핵,생화학 무기 등을 개발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인류가 공멸하는 공포와 위기가 늘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니 새삼 무섭기도 합니다.
무쇠인간을 통해서 깨달아야할 점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늘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시적인 표현과 상징으로 씌여진 이책은 다섯 밤에 걸쳐 들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림으로 차갑고 딱딱한 느낌의 로봇같은 이미지가 아닌 무쇠인간 모습이 개인적으로 더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