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 : 한중일 편 - 힘과 욕망이 만들어낸 동아시아의 역사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
효기심 지음 / 다산초당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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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9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 한중일 편(효기심 지음/다산초당)

힘과 욕망이 만들어낸 동아시아의 역사

오랜 시간 국경을 맞대고 영향을 주고받던 나라와의 역사는 현재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언짢게 하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역사에 관해서는 사료에 입각한 객관적 인식이 필요하다.

 

불편했던 과거에 대해서는 자국의 사정에 관한 이해를 구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 과거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이웃 국가와의 관계나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마저 무시되는 오늘의 현실에 개탄하며 역사에 관한 바른 인식을 위해 활동하는 역사가들이 있다. 100만 유튜버인 효기심 역시 그분들 중 한 명이다.

 

저자는 방대한 세계사의 분량을 권력이란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탄생부터 임진왜란과 명청 교체기를 거쳐 메이지유신까지 한중일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또한 중국과 일본이 왜 한반도를 침략했고 한반도 국가들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파헤치며 권력자의 기록 뒤에 감춰진 한중일 역사의 진실을 드러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주도적으로 나서 중국인들에게 중화사상을 주입하고 있다. 외교 정책마저도 중화사상과 연결 지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호응하는 중국인들의 해외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나 공격은 국제 사회의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그들이 강조하는 중화사상의 뿌리와 성격은 무엇인가?

 

주나라는 중국대륙 최초의 국가였던 상나라를 쿠데타로 전복시키고, 제후들에게 각 지역을 관할하도록 했다. 이때, 주나라 왕실은 왕실과 제후국들을 화(), 침략을 해오는 이민족을 이()로 분류했다.

이렇게 우리 민족과 다른 민족’, ‘중국대륙과 그 외 지역’, 화와 이로 구분 짓던 걸 두고 화이사상이라고 한다.

화이사상: 문명수준이 높고 천자를 섬기는 화()와 천자를 몰라보는 오랑캐 이()를 구분하는 사상

 

중국은 역사적으로 통일과 분열을 반복했다.

천하대세, 분구필합, 합구필분 天下大勢, 分久必合, 합구필분

한나라가 멸망한 이후 청나라가 건국될 때까지 약 1800여 년의 기간 동안 중국대륙에 수많은 국가들이 탄생하고 사라졌고, 그중에서 중국대륙을 통일했다고 할 수 있는 국가는 6개나 있었다. 그중 한족이 주도하여 통일을 이룬 국가는 한나라, 송나라, 명나라뿐이다.

 

중국의 주변 국가들은 중국대륙에 조공을 바치고 책봉을 받아 중국과 군신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서로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맺은 형식적인 관계였다. 주변 국가들은 부유하고 강력한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통해 무역도 할 수 있었고 안보상의 이점도 얻을 수 있었다. 국제 정세가 변하면 조공을 받고 바치는 상대가 유동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중국대륙조차도 흉노, 거란 등 여러 이민족에게 조공을 바쳤다. 그러나 명나라 주원장은 조공책봉을 주변 국가들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무기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고려 때부터 등장한 유학의 영향으로 소중화 사상이 확장된다. 조선으로 이어지면서 성리학이 학문의 정점에 자리하게 되고 명나라와의 실리 관계는 사라지고 임진왜란을 거치며 자발적으로 중화의 질서 속으로 진입하면서 사대주의가 조선에 깊이 뿌리내리게 된다.

소중화 사상과 성리학, 그리고 사대주의까지 혼재된 조선의 종교는 이후 청나라가 등장할 때 조선에 큰 위기를 가져온다.

 

쇠락하던 청나라는 1, 2차 아편전쟁으로 급속하게 쇠퇴한다. 쑨원 중심의 혁명파는 중국대륙의 오랜 관념인 화이사상을 이용했다. 만주족을 몰아내고 중화를 회복하여 합중정부를 수립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신해혁명이 시작되자 몽골과 티베트 지역이 독립을 선포하면서 개혁파의 힘이 강해진다. 그들은 혁명파의 사상을 민족주의로 비판하며, 중국대륙의 모든 민족을 아우를 수 있는 대민족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쑨원을 비롯해 당시 혁명 세력이 정립한 중화민족사상은 오늘날까지도 중국의 민족정책에 반영되어 있다.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왜곡도 결국은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중국인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만드는 중화민족이라는 개념은 생각보다 근본도 없고 역사도 짧은 단어다. 오직 56개 민족이 존재하는 중국의 분열을 막고, 중국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역사 왜곡의 씨앗일 뿐이다.

 

일본에는 천황이라는 특수한 자리가 있다. 저자는 이를 쓸모 있는 허수아비라 부른다.

야마토의 지도자를 일컫는 호칭이었던 대왕을 좀 더 위대한 말로 바꾼 것이 천황이다. 일본서기고사기두 역사서를 통해 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허황된 황실 족보가 등장하고, 일본 열도에서 천황은 태양신의 후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무사 가문이 통치를 하는 정부체제인 막부 시대에도 천황과 조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천황과 조정이 사실상 허수아비가 되고 실질적인 통치는 막부의 쇼군이 담당하는 정치 시스템.

 

천민 출신인 히데요시가 귀한 가문 출신의 무사들 위에 군림하기에 정통성이 부족했고 다이묘들이 반기를 들고일어날 수도 있던 상황. 모두가 인정할 만한 위대한 업적을 이뤄내기 위해 해외진출을 시도했다는 가설도 있고, 언제 반기를 들지 모를 다이묘들의 군사력을 소진시키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는 가설도 있고, 혹은 자신에게 충성하는 다이묘들에게 보상으로 더 많은 땅을 나눠주기 위해 새로운 땅이 필요했다는 가설도 있다.

일본의 권력층이 대륙을 침공한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가설이 제기되지만 확실한 건 히데요시의 개인 야망 이외에도 히데요시가 전쟁을 일으킬 이유는 충분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폭주하는 듯한 중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반발이 단지 국뽕으로 흐른다면 우리도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역사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것은 무조건 옳다는 것이 아니다. 바로 보고 바로 인식하고 바로 평가하며 그 역사에서 배워나가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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