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 - 다시, 도덕경
박영규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2021-72 욕심이 차오를 때, 노자를 만나다(박영규 지음/한빛비즈)

도덕경에서 찾은 비움의 인문학

<신박한 정리>라는 TV프로그램을 즐겨봤다. 집집마다 한가득한 짐에 치여 사람이 불편한 현실을 온전히 드러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옷장 가득한 옷들을 보면서도 입을 옷이 없다는 누구, 신발장에 어마무시할 만큼의 신발을 보고도 갖고 싶은 신발이야기를 하는 누구. 집안 살림에 치여살면서도 다른 가구나 식기를 사고자 하는 누구.

미니멀리즘이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 생활에서 비워냄이 필요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저자 역시 병석에 누워 고비를 넘기면서 주변의 이런저런 물건들이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미니멀리즘이 균열된 삶의 상처를 치유하는 최선의 대안은 아닐지 모른다. 그렇지만 물질문명의 무거운 중압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벗이 될 수는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큰 부담감 없이 가법고 편하게 사귈 수 있기에 미니멀리즘은 좋은 벗이다.

이 책에서 나는 개인적인 체험을 기반으로 간소한 삶의 가치를 살펴보고자 했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그 단초를 구했지만 본격적인 노자 해설서는 아니다. 간소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미니멀리즘의 정신적인 토대가 될 수 있는 노자의 지혜를 몇 가지 간추려서 전하고자 했다. 지나가는 나그네가 나무에 기대어 편히 쉬는 마음으로 노자의 어깨를 빌린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프롤로그> 중에서

 

무위자연으로 알고 있는 노자 사상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도라는 명칭이 아니라 도는 가장 단순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노자의 생각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의 해설은 이렇다. “라는 단어는 사유를 언어로써 표현하려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붙은 이름일 뿐이다. 핵심은 하나<>로 표현되는 진리의 단순성, 즉 간소함에 있다.”

 

미니멀리즘은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의 삶에 충실할 것을 권한다. 물건을 버리는 행위는 그 물건에 담긴 과거의 추억과 집착 같은 것을 함께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 쓸모가 없어도 언젠가는 필요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미련도 버리는 일이다. 지금 당장 내게 꼭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미래가 아닌 현재가 삶의 기준이 된다.

 

기당기무 器當其無,

그릇은 비어 있음으로 쓸모가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비움의 미학을 가장 일깨워주는 구절이다. 바퀴통이나 그릇, 방은 그 속이 꽉 채워져 있으면 더 쓸모가 없다. 바퀴통이 채워져 있으면 바퀴통으로서 쓸모가 없고, 그릇이 채워져 있으면 이제 그릇으로서 쓸모가 없어지고, 창호가 채워져 있으면 방으로써 쓸모가 없다. 노자는 모든 존재의 가치가 비움에서 시작한다고 가르친다. -<5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중에서

 

도덕경을 통해 바라본 행복관은 어떨까? 저자는 행복은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남이 가진 것에 눈을 돌리는 순간 행복이 날아간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자신보다 더 돈이 많은 사람을 있게 마련이다. 행복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자신의 행복을 남의 기준에 맞추면 단 한시도 행복해질 수 없다.

 

대성약결 大成若缺,

한갓 흠 없는 사람 없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 내가 나를 소중히 것, 그것이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첫째 조건이다. 내가 나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면 남들도 나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긴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세상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10 이것으로 충분하다> 중에서

 

다시, 논어를 통해 저자의 필력이나 고전에 대한 통찰력을 이미 경험했기에 이미 다시 만나는 기쁨은 기본이었다. 도덕경에 관한 저자의 다른 저술이 있다.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에서도 노자의 비움의 원칙을 통해 IT거대 기업 성장의 비밀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노자 사상의 고갱이도 역발상에 있다. 비워진 것이 채워진 것이고, 버리는 것이 얻는 것이고, 작은 것이 큰 것이고, 간소하고 단순한 것이 충만한 것이다. 욕망과 재물의 맥시멀리즘을 추구하면 영혼이 충만해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15 뒤집어서 생각하라>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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