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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공포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17세때부터 독특한 공포소설을 써서
집영사 제6회 점프소설 대상을 수상했다는 오츠이치 란 작가의
<어둠과 불꽃과 나의 사체> 란 책을 알게되었다.
그 책 옆에 나란히 꽃힌 같은 저자의 이 책과 위 책 사이를 고민하다가
이 책을 골랐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좀 더 두꺼웠고 10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길래
좀 더 오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 이야기를 읽었을 때부터 재밌는 책을 골랐다는 확신이 들었다.
10가지 이야기 모두 굉장히 독특한 공포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어떤건 굉장히 무섭고 또 어떤건 굉장히 슬프기도 했다.
지금 리뷰를 적는 순간, 책을 읽을때보다 좀 더 가슴이 서늘해지는게
다시한번 머리칼이 쭈뼛쭈뼛 서는것 같다.
 
첫번째, seven rooms. 여기 이유도 모른채 납치당해 어떤 방에 갇힌 어린 남매가 있다.
방가운데엔 가로로 폭50cm 가량의 작은 도랑이 있고 아주 더러운 물이 흐른다.
손잡이가 없는 거대한 철문밖에선 가끔 사람의 목소리나 발자국소리, 기계소리가 들리지만
그 소리는 희미하고 납치한 사람의 모습을 볼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납치자는 과연 무엇때문에 어린남매를 납치했을까
하루 한번, 철문아래 틈으로 빵 하나와 물 한컵이 주어진다.
마침내 남동생은 도랑속으로 들어가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알아낸 사실은 남매가 있는 방 상류쪽에 방이 세개,하류쪽에 다시 방이 세개, 그렇게 방은 꼭 일곱개였고
남매가 있는 방과 여섯번째 방을 제외하곤 모두 제각기 다른 나이의 여자가 갇혀있었다.
결말부터 말하면 이 이야기는 아주 무섭고 또한 슬프게 끝난다.
 
두번째, So-for. 행복한 가정의 한 소년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인가 갑자기 아빠와 엄마는 서로를 보지 못하게된다.
소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평상시와 다름없는 저녁이고 함께 앉아있는데 왜 서로 보지 못하는 것일까
엄마는 말한다. 아빠가 열차 사고로 죽었으니 이제부턴 둘이 살아가자고
아빠는 말한다. 엄마가 열차 사고로 죽었으니 이제부턴 둘이 살아가자고
언젠가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만 한다. 소년은 엄마를 택했고 아빠를 다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무서운 반전이 있다. 세뇌의 무서움? 혹은 부모님의 잘못된 자녀교육에 대해 알 수 있다.
 
세번째, ZOO. 매일매일 사랑하는 여인의 사진이 우체통에 들어있다. 하루하루 썩어가는 그녀의 시체사진이...
나는 모두의 동정을 받고있고, 경찰에서도 실종으로 마무리짓고 사건을 접었다
하지만 범인은 사실, 나다.
이기적인 한 남자의 완벽한 연기를 볼 수 있다.
 
네번째, 양지의 시. 한 사람이 태어났다. 아니 인간을 닮은 로봇이 만들어졌다.
홀로 남은 인간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매장해 주기 위해서...
감정을 모르던 로봇은 점점 감정을 알아가고 자신을 만들어준 인간에게 말한다.
자신을 만들어줘서 고맙지만 또다시 홀로 남겨두어서 밉다고... 감정을 알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신의 주인을 좋아해서 그의 죽음이 슬펐으므로...
주인은 미안한 표정을 짓고 죽어간다. 그가 그를 만든 이유, 아니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슬프다. 이미 인간은 없다.
 
다섯번째, 신의 말. 어떤 이상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무에게도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던 소녀가 내뱉는 모든 말들은 모두 현실이된다.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여섯번째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쌍둥이동생 카자리와 온갖 학대를 받는 쌍둥이언니 요코에 대한이야기이다.
 
일곱번째, Closet. 오랜만에 시댁에 찾아온 미키, 다른 사람을 만나기전 그녀는 남편의 동생 류지를 먼저 만난다.
류지는 옛날 미키가 저지른 일을 우연이 알아내고 작은 협박을 하게 되는데
그날밤부터 류지가 사라졌다. 뒤늦게야 가족들은 그 사실을 알아내고 류지를 찾기 시작하는데...
유일하게 류지의 여동생 후유미는 새언니인 미키를 의심하고 그 증거와 시체를 찾아나선다.
이 글은 진행되는 방식이나 단어를 유심히 봐야한다. 뜻밖의 이야기가 숨어있다.
 
여덟번째, 혈액을 찾아라는 비극적인 가족의 이야기다.
죽어가는 아버지 앞에서 대놓고 유산을 갖게 되서 좋다고 말하는 계모와 첫째아들
유일하게 심약한 둘째만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이 가족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하물며 죽어가며 안심하는 아버지와 그보다 더 늙은 주치의까지도...
 
아홉번째, 차가운 숲의 하얀집은 몸도 마음도 비뚤어진 어는 마굿간지기의 이야기이다. 그에게 베풀어진 단 하나의 친절...
하지만 그 친절은 오히려 배신을 당한다. 아 기막혀라 정말...
마지막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는 말그대로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너무 쉽게 벌어지는 살인들, 어처구니없는 사기행각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감정을 느낀 것 같다.
학생시절 사용하던 연산기의 기종이 Z-1인데서 오츠이치란 필명을 지었다는 독특한 작가의
정말 그 이름처럼이나 특이한 10가지의 이야기를 만난것 같다.
굉장히 우울하고 슬프고 어처구니가 없고 공포스러웠다.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을 생각이다.
글쎄... 그나저나 왜 하필이면 이름이 연산기인거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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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이곳저곳을 헤매다 어느날 우연히 어느 분의 읽고싶은 책 목록에서 이 책을 만났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기억을 하다가 오랜만에 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선택해 읽어서 말이다.
굉장히 뭐랄까,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다섯편이 담겨있었다.
 
사실 매 편의 이야기마다 죽음이 담겨있는 이야기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다니 조금 의아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
모든 이야기를 읽고나서야 제목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의 주제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는 두번째 '기도하는 등불' 이야기같다.
 
'높은 곳에서 야경을 내려다볼 때,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저 자그마한 불빛 하나하나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사소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생활이 깃들어 있다는, 그런 생각을 말이야.
하지만 그런 생각은 곧 두 갈래로 난뉘게 돼.'
'그 사소한 생활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저주하는 사람도 있어.'
'나는...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사년전, 유산을 경험하고 또다시 친구 '유령'(본명: 하야마 미사토) 이를 잃은 뒤, 동생 마유코가 하는 마지막 말이다.
 
그렇다
이 책에선 매 이야기마다 저주하는 사람, 즉 삶의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사람들,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 삶이 힘들고 또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움을 간직한채 앞으로를 살아가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나온다.
 
'죽음' 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녀는 그녀의 세계 속에서 아저씨를 사랑했어. 거기에는 거짓이 없었겠지.
그렇지 않아? 아저씨도 아저씨 세계 속에서만 그녀를 사랑한 거고,
거기에 거짓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야.
그녀의 세계 속에 있던 아저씨가 아저씨 자신이 아니었다 해도,
그리고 아저씨 세계 속에 있던 그녀가 그녀 자신이 아니었다 해도,
그 누구도 나쁘다곤 말할 수 없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아저씨가 죽는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죽는다는 것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
 
'혼자서 죽는 건 정말이지 하나도 무섭지 않아.'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1년에 한 번이라도 좋아. 1분이라도, 아니 1초라도 좋아.
내가 죽은 뒤, 살아 있을 적 내 모습을 살아 있는 누군가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
그게 그렇게 사치스러운 소원이니? 죽는 순간, '자, 이제 끝이야.' 이렇게 된다면 너무 쓸쓸할 것 같아서......'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면서도 멀게만 느껴졌던 이들은 이미 자살을 한다고 해서 이상할 게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충분히 고통받는 삶을 살았고 더 이상 어떠한 희망도 없었기에 자살을 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이들은 남겨진 자들에게 죽지 말라고 한다.
그들은 어쩌면 원할지도 모른다. 누군가 자신을 기억해주길...
그래서 그렇게 남아있는 자들에게 자신들의 부재를 남기고 떠나간다.
남겨진 사람들은 괴롭지만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된다.
도저히 살 수 없어 죽음을 택한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남겨진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것이다.
 
나도 가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막내고모를 생각한다.
그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그립고 슬퍼지지만, 그들을 생각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적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은 책같다.
누군가를 추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 소중한 것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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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로즈
세르다르 오즈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건 내가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을 것이다.
타인의 이목때문에 혹은 이렇게 해야 칭찬받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원치 않은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괴롭거나 후회하면서도 우리는 그 일을 멈추지 못한다.
 
미싱로즈는 이렇게 타인의 생각대로 살아가는데 익숙해져서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시 완전한 나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자아의 안내서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었을때에야 비로소 나도 나의 장미를 잃어버린 사실을 깨달았다.
있었는지도 몰랐던 하지만 지금 내가 불행한 이유가 바로 그 장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란것을 말이다.
 
미싱로즈의 주인공인 다이애나는 한달전,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지금까지 있는지도 몰랐던 그녀의 쌍둥이 동생 메리를 찾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어머니가 없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한발짝 세상을 향해 용기를 내어 이스탄불로 떠난 다이애나는
그곳에서 장미정원을 가진 여관주인 제이넵을 만나게 된다.
바로 편지에서 메리가 말한 장미와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준 여인이었다.
 
다이애나는 그곳에서 메리를 기다리면서 메리를 이해해보고자 제이넵에게 장미의 말을 듣는 법을 배우게된다.
이 4번의 특별한 수업시간은 나에게도 정말 특별하고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첫번째 수업시간에 그녀는 장미의 노래를 듣기 위한 특별한 수식을 배우게 된다.
바로 특별한 제로의 등식을....
'장미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라는 질문을 놓고 대답을 해 보면 들을 수 있다 와 없다
이 두가지의 해답이 나온다.
들을 수 없다라고 한다면 그건 그걸로 제로, 그냥 0 이지만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떤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수십만개의 노래 중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노래 하나를 정확하게 맞출 확률은 1 나누기 무한대이다.
이건 0 에 가까운 확률이지만 결코 0 은 아니다.
0.00000‥‥‥ 무한대의 0 이 존재하겠지만 그 끝에는 1이 존재하는 바로 특별한 제로(0)가 되는것이다.
 
산을 상상해 보렴.
산 정상에서 바라다보는 광경은 놀랄 만큼 멋질 거야. 너는 그 산꼭대기에 올라가고 싶어.
그러나 정상이 너무나 아득해서 그곳에 다다르겠다는 희망을 접고 말아.
넌 포기하면서 이렇게 말하지. ‘난 절대로 정상에 오르지 못할 거야’라고.
그런데 사실, 그 산 꼭대기에 다다른 사람들의 보폭이 네 보폭보다 큰 건 아니야.
그들은 그저 그 작은 발로 한 걸음, 두 걸음 쉼 없이 내디뎌 앞으로 나아간 것뿐이지.
불가능한 일을 이루어내는 힘은 결단코 기적이 아니란다. 참고 견디는 불굴의 정신이 성취해내는 거야. 바닷물이 바위를 닳게 하고, 이십일 세기를 사는 사람들이 장미의 노랫소리를 듣는 것은 모두 이런 이치란다.
우리가 장미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머잖아 그 소리를 듣게 될 거야.
제로의 맨 끝에는 언제나 1이 숨겨져 있으니까.
그리고 무한대를 향해 아무것도 없는 무의 길을 끝없이 따라가다 보면, 분명히 하나에 다다르게 된단다. - p.159

 
이 특별한 제로에 대한 공식은 나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그저 '모든 문제에는 해결방법이 있어' 라는 형식적인 말보다는
무한대로 뻗어진 긴 길이 있지만 그래도 끝이 있기에 갈 수 있다는 좀 더 믿음을주는 해답을 주기때문이다.
나는 이 특별한 제로에 대한 법칙이 너무나도 맘에 들어버려서 바로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먼 곳에 있는 그녀가 힘이 들때 나처럼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래서였다.
 
일단 어떤 것을 겪으면 그건 겪지 않은 것과는 결코 같을 수가 없어.
그리고 '이미 살아본 그것' 이 네게 그동안 찾아다닌 해답을 조만간 안겨줄꺼야
 
네 목표를 위해 이 정원에서 우리가 하게 될 일들의 이면에 깃든 이유까지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단다
네가 여기서의 경험을 잊지 않는다면 조만간 네가 품은 의문들도 다 풀릴 꺼야 - p.169
 
그건 하나의 상징일 뿐이야. 순간의 침묵.
하지만 네가 그걸 무시하지 않으면 어느 날 그 상징이 네게 말을 건단다. 
네 가슴에 하나의 흔적이 새겨지는 거야.
지금은 또렷이 보이지 않을지도 몰라.그러나 적당한 때가 오면 그 흔적은 또렷해질 거야. - p.170

 
위 말들처럼 그때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조금 감명을 받았을 뿐이었지만
집에 돌아간 다이애나는 그 모든 의문점들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소중한 보물을 여는 열쇠를 찾게 된다.
바로 메리를 찾는 열쇠를...
 
네가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는데 필요한 건 오로지 너 자신뿐이란다. - p.32
 
네 안에 이미 모든 답이 있으니까. - p.169
 
다이애나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경탄의 대상이 되고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게 된 것은
이사벨이나 안드레아같은 친구를 통해서라는 사실을.
이들의 칭잔과 찬탄을 받아야만 그녀는 비로소 그 '다이애나'가 되었다. - p.40
 
오랜세월 그들과 친구로 지내왔다. 웃고 떠들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수많은 일을 함께 나누었는데.... 그런데 그들이 자신에 대해, 그리고 그녀의 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p.44
 
'다이애나,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소중한 꿈을 쫓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 대체 무엇이니? - p.45
 
장미는 그저 오롯이 그 향을 가진 장미면 된다는 말.
나도 그저 오롯이 나이면 된다.
누군가에게 떠받들여지기 위해 꾸며질 내가 될 필요는 없다.
그건 내가 아니니까.
요즘 들어 누군가를 만나는게 더 힘들어졌었다. 계속 누군가에 맞춰 나를 만들어가는데 지쳤기 때문이었다.
다이애나처럼 나를 죽이고 완전한 나로 태어나기엔 나도 아직 머릿속의 짐이 무겁지만
조바심 내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겐 그 길로 들어설 수 있는 특별한 제로가 있고
내가 이 경험들을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 적당한 때에 모든 의문이 풀리고 이해하게 될테니까...
현재 불행하거나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특별한 제로를 이해하고 소중한 장미를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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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위한 기도 - 마크 트웨인의 반전 우화
마크 트웨인 지음, 박웅희 옮김, 존 그로스 그림 / 돌베개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전쟁을 위한 기도'
평소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을 생각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마크 트웨인 이라는 이름을 보자 궁금함에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다른 책을 읽을 생각이었으나 이 책은 굉장히 얇았기 때문에 금세 읽을 생각이었다.
역시나 생각보다 책의 내용은 더 짧았다.
번역가의 설명을 보니 원래는 우화로 서술적인 이야지만
시로써 편집을 했다고 한다.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고 병사들이 모집된다.
자신의 지아비가 아버지가, 아들들이 명예로운 전쟁에 나가는 것을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며
그들이 떠나기전 축복의 기도를 올려주기 위해 모두 성당에 모인다
목사는 이제껏 들어본적 없는 찬양과 감동의 말로 그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모두가 감격에 겨운 때에 한 늙은 노인이 나타나 새로운 기도를 올린다.
그들의 축복의 기도와 명예와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적들의 피가 넘쳐흐르고 지아비를 잃은 가족들이 고통속에 떠돌아다니길
모두에게 은혜롭고 만인의 친구이신 하느님께 비나이다. 아멘
 
어느 한쪽의 승리는 다른 한쪽의 피의 역사 위에 세워진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 마크 트웨인이 그 유명한 톰과 핀의 모험기, 그리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행기를 지었다는 말은 들었으나
그가 말년에 유명한 반전운동가였던 사실은 몰랐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전쟁은 미국에서 가장 길었던 전쟁으로 명목상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하려는 쿠바를 해방시킨다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스페인의 영토였던 필리핀을 빼앗고자 벌어진 전쟁이었다.
처음에 마크 트웨인은 자유를 위한 투쟁은 값진일인데 자신의 자유도 아닌 타인의 자유를 위해 전쟁을 시작한 미국을 옹호하였으나
나중에 사실을 알고는 매우 한탄하였다고 한다.
 
충격적인 시의 내용과 존 그로스의 투박하고 거친 선들로 이루어진 그림은 그 절망적인 현실을 더 잘 표현하고 있다.
작가가 실망했듯이 요즘도 명분없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전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강대국의 일방적인 학살에도 반대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같은 사람들이 하나 둘 이 책을 보고 점점 늘어간다면
언젠가는 전쟁없는 나라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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