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로즈
세르다르 오즈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건 내가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을 것이다.
타인의 이목때문에 혹은 이렇게 해야 칭찬받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원치 않은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괴롭거나 후회하면서도 우리는 그 일을 멈추지 못한다.
 
미싱로즈는 이렇게 타인의 생각대로 살아가는데 익숙해져서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시 완전한 나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자아의 안내서이다.
나는 이 책을 다 읽었을때에야 비로소 나도 나의 장미를 잃어버린 사실을 깨달았다.
있었는지도 몰랐던 하지만 지금 내가 불행한 이유가 바로 그 장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란것을 말이다.
 
미싱로즈의 주인공인 다이애나는 한달전,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지금까지 있는지도 몰랐던 그녀의 쌍둥이 동생 메리를 찾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어머니가 없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한발짝 세상을 향해 용기를 내어 이스탄불로 떠난 다이애나는
그곳에서 장미정원을 가진 여관주인 제이넵을 만나게 된다.
바로 편지에서 메리가 말한 장미와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준 여인이었다.
 
다이애나는 그곳에서 메리를 기다리면서 메리를 이해해보고자 제이넵에게 장미의 말을 듣는 법을 배우게된다.
이 4번의 특별한 수업시간은 나에게도 정말 특별하고 의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첫번째 수업시간에 그녀는 장미의 노래를 듣기 위한 특별한 수식을 배우게 된다.
바로 특별한 제로의 등식을....
'장미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라는 질문을 놓고 대답을 해 보면 들을 수 있다 와 없다
이 두가지의 해답이 나온다.
들을 수 없다라고 한다면 그건 그걸로 제로, 그냥 0 이지만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떤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수십만개의 노래 중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노래 하나를 정확하게 맞출 확률은 1 나누기 무한대이다.
이건 0 에 가까운 확률이지만 결코 0 은 아니다.
0.00000‥‥‥ 무한대의 0 이 존재하겠지만 그 끝에는 1이 존재하는 바로 특별한 제로(0)가 되는것이다.
 
산을 상상해 보렴.
산 정상에서 바라다보는 광경은 놀랄 만큼 멋질 거야. 너는 그 산꼭대기에 올라가고 싶어.
그러나 정상이 너무나 아득해서 그곳에 다다르겠다는 희망을 접고 말아.
넌 포기하면서 이렇게 말하지. ‘난 절대로 정상에 오르지 못할 거야’라고.
그런데 사실, 그 산 꼭대기에 다다른 사람들의 보폭이 네 보폭보다 큰 건 아니야.
그들은 그저 그 작은 발로 한 걸음, 두 걸음 쉼 없이 내디뎌 앞으로 나아간 것뿐이지.
불가능한 일을 이루어내는 힘은 결단코 기적이 아니란다. 참고 견디는 불굴의 정신이 성취해내는 거야. 바닷물이 바위를 닳게 하고, 이십일 세기를 사는 사람들이 장미의 노랫소리를 듣는 것은 모두 이런 이치란다.
우리가 장미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머잖아 그 소리를 듣게 될 거야.
제로의 맨 끝에는 언제나 1이 숨겨져 있으니까.
그리고 무한대를 향해 아무것도 없는 무의 길을 끝없이 따라가다 보면, 분명히 하나에 다다르게 된단다. - p.159

 
이 특별한 제로에 대한 공식은 나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그저 '모든 문제에는 해결방법이 있어' 라는 형식적인 말보다는
무한대로 뻗어진 긴 길이 있지만 그래도 끝이 있기에 갈 수 있다는 좀 더 믿음을주는 해답을 주기때문이다.
나는 이 특별한 제로에 대한 법칙이 너무나도 맘에 들어버려서 바로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먼 곳에 있는 그녀가 힘이 들때 나처럼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래서였다.
 
일단 어떤 것을 겪으면 그건 겪지 않은 것과는 결코 같을 수가 없어.
그리고 '이미 살아본 그것' 이 네게 그동안 찾아다닌 해답을 조만간 안겨줄꺼야
 
네 목표를 위해 이 정원에서 우리가 하게 될 일들의 이면에 깃든 이유까지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단다
네가 여기서의 경험을 잊지 않는다면 조만간 네가 품은 의문들도 다 풀릴 꺼야 - p.169
 
그건 하나의 상징일 뿐이야. 순간의 침묵.
하지만 네가 그걸 무시하지 않으면 어느 날 그 상징이 네게 말을 건단다. 
네 가슴에 하나의 흔적이 새겨지는 거야.
지금은 또렷이 보이지 않을지도 몰라.그러나 적당한 때가 오면 그 흔적은 또렷해질 거야. - p.170

 
위 말들처럼 그때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조금 감명을 받았을 뿐이었지만
집에 돌아간 다이애나는 그 모든 의문점들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소중한 보물을 여는 열쇠를 찾게 된다.
바로 메리를 찾는 열쇠를...
 
네가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는데 필요한 건 오로지 너 자신뿐이란다. - p.32
 
네 안에 이미 모든 답이 있으니까. - p.169
 
다이애나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경탄의 대상이 되고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게 된 것은
이사벨이나 안드레아같은 친구를 통해서라는 사실을.
이들의 칭잔과 찬탄을 받아야만 그녀는 비로소 그 '다이애나'가 되었다. - p.40
 
오랜세월 그들과 친구로 지내왔다. 웃고 떠들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수많은 일을 함께 나누었는데.... 그런데 그들이 자신에 대해, 그리고 그녀의 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p.44
 
'다이애나,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소중한 꿈을 쫓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이 대체 무엇이니? - p.45
 
장미는 그저 오롯이 그 향을 가진 장미면 된다는 말.
나도 그저 오롯이 나이면 된다.
누군가에게 떠받들여지기 위해 꾸며질 내가 될 필요는 없다.
그건 내가 아니니까.
요즘 들어 누군가를 만나는게 더 힘들어졌었다. 계속 누군가에 맞춰 나를 만들어가는데 지쳤기 때문이었다.
다이애나처럼 나를 죽이고 완전한 나로 태어나기엔 나도 아직 머릿속의 짐이 무겁지만
조바심 내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겐 그 길로 들어설 수 있는 특별한 제로가 있고
내가 이 경험들을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 적당한 때에 모든 의문이 풀리고 이해하게 될테니까...
현재 불행하거나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특별한 제로를 이해하고 소중한 장미를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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