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역사 e 4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4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mpact라는 말을 생각하게 해 주었던 그 짧은 순간의 이미지들을 기억한다. 군더더기 없는 편집으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었던...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책을 펼쳐보고서야 알았다. 이 책이 바로 그 짧은 순간의 기록이었다는 것을. 그 강함은 책속에서도 여전하다. 짧은 시간안에 어떻게 그렇게 강한 메세지를 전달 할 수 있는지 놀라웠었는데 그게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전해져오는 느낌이 좋았다. 잡다한 사설을 늘어놓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하는데도 전혀 진부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역사를 모르고서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말할 수 있겠느냐고 서문을 여는 첫느낌에 왠지 숙연해지고 말았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역사속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1부에서는 이전에는 우리 것이었으나 지금의 우리에게는 잊혀진 것들을 찾아 주었고, 2부에서는 官과 民이 어떻게 어우러져 우리의 정신을 지켜왔는지 알려주고 있으며, 3부에서는 선조들이 살아냈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기록유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보고 들었을 기시감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새로움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은 토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알 수 없는 경이감마져 느끼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새로운 것을 배워 알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고려시대에는 단지 '가면'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광대'가 조선시대에 들어 '가면을 쓰고 놀이를 하는 배우'를 의미하게 되고 '재인'이란 말과 같이 사용되었다는 그 변천과정이 흥미로웠다.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광대,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했다는 연산군대의 공길이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에 등장하는 '달문'이 실제 인물이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일전에 TV에서 보여주었던 <경복궁의 눈물>은 지금도 자주 보고 있는데 이 책속에서 또다른 <경복궁의 눈물>을 보게 되어 가슴 한 켠이 아렸다. 임진왜란 당시 왕이 피난을 떠나고 텅 비어버린 궁궐을 백성들이 약탈하고 불태웠다고 적었던 류성룡의 <서애집>과, 다섯발자국마다 樓가 있고 열발자국마다 閣이 있으며 천장 사방벽에는 오색팔채로 그린 그림들이 용의 세계인지 신선의 세계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던 倭僧의 <조선일기> 기록 중 어느 것을 믿어야 하는 것인지.... 390여칸으로 시작된 궁궐이 고종代에는 7200여칸으로 복원되었다는데 지금의 우리가 볼 수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선의 청백리를 다루는 부분에서 새롭게 알게 된 염근리. 살아있는 사람은 염근리, 죽은 사람은 청백리로 구분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책속에서도 거론되어지는 박수량의 白碑를 보러 답사를 떠났던 기억이 있다. 碑文 몇 줄 써 넣는 것조차 그의 이름을 더럽히는 일이 될까 두려워 墓碑에 단 한글자도 적을 수 없었다는 말을 보면서 昨今의 관료들을 생각하게 된다. 결국 많은 허점을 보이긴 했어도 그런 정신을 가진 관료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건 시대의 아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9년 진관사에서 발견되었다는 낡은 보자기 하나의 정체가 놀라웠다. 독립을 향한 울분과 의지를 담아 일장기 위에 우리의 태극기를 덧그린 것이라는 말 한마디에 울컥하고 말았다. 비록 한 귀퉁이는 불에 탔어도 그 안에 서린 역사의 울림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것처럼 비장함마져 느껴졌다. 조선의 초상화라는 제목으로 다루었던 지도제작과정 또한 놀랍다. 일제강점기때 도쿄를 기준으로 하는 지도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2015년까지 우리가 사용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지만 지금이라도 세계측지계로 지표를 변환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굳은 의지와 지조로써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에게 효를 다했던 여인들, 일찌감치 태교의 중요성을 깨달아 어머니에서 가족의 범위로 확대시켰던 조선 여인들의 강함이 어쩌면 우리의 근본적인 배경을 이루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나라의 노력과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우리 것이면서 우리것이 아닌 채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유물들이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우리가 잃어버린 땅 녹둔도,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밟아버린 채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버린 하시마섬, 하룻밤을 꼬박 새도 다 읽을 수 없을만큼의 길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만인소, 정말 다양한 주제들을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로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한마디로 흥미진진했다. 나의 同志들에게도 추천해줘야지.... 이 책을 왜 이제야 만나게 되었을까? 책날개를 살펴보니 앞선 3권의 책이 보인다. 앞 선 책들과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에게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 괴로운 과거를 잊고 나를 지키는 법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정혜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나에게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정말이지 끝내주게 매혹적인 제목이다. 그래서 눈길이 갔다. 나에게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어서. '괴로운 과거를 잊고 나를 지키는 법' 이란 부제를 보면서 누군들 맘이 흔들리지 않을까? 요즈음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자신의 과거를 지우주는 직업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남기고 싶은 기억보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 더 많은 것일까? 어떤 과거는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은데, 어떤 과거는 하루라도 빨리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어진 것일까? 어찌되었든 자신이 살아왔던 시간일텐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늘 기쁘거나 즐겁기만 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기억속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은 항상 존재한다. 항상 좋은 일만 있다면, 언제나 좋은 기억만 남기며 살아갈 수 있다면 행복할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이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의 존재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나쁜 기억이 있기에 좋은 기억이 더 아름답게 채색되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인한 고통이나 슬픔은 오래가는 것 같다. 나에게도 정말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책장을 펼치면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왜일까? 어쩌면 기대감이 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괴로운 과거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을 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이내 한숨이 나왔다. 결국 그 얘기였군!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안에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다고 하지? 그 아이와 마주설 수 있다면 왠만한 것쯤은 이겨낼 수 있다고 하지? 그 아이가 바로 내 안에 숨겨둔 '또 다른 나'이기 때문이라는데... 수도없이 들어왔던 이야기를 여기서 또 듣게 된다. 역시 나는 아직까지도 내 안의 나와 타협하지 못했음을 직시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내 기억속에서 내가 정말 지우고 싶은 과거는 많다. 그러나 그 많은 과거속에서 나를 아프게 했고, 어쩌면 앞으로도 아프게 할 기억은 그저 손에 꼽을 정도뿐인데... 내게는 너무나도 아픈 상처를 주었던 말 한마디를 지우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던 시간들이 스쳐간다.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나로부터 비롯되었으니 누가 대신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늘 이렇게 문제를 바깥에서 해결하려 드니 그게 문제다.

 

'타인위주'로 살지말고 '자신위주'로 살라는 말이 눈에 띈다. 항상 상대방의 기분만 생각하면서 자신의 감정 땨위는 무시해버리는 그런 삶을 살지 말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는 것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닌 듯 하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맞는 말이다. 상처를 주는 말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냥 넘겨버리면 그만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다시 느낀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비롯되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공감하게 된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도. 중요한 것은 '나'지 '남'이 아니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2 - 논어 속 네 글자의 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2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論語... 귀에 익고 눈에 익어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는 . 그러나 귀나 눈에 익은만큼 입에 담는만큼 가까이 가기에는 너무 멀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라는 공자의 말처럼 배우고 익힌다는 게 분명 즐거운 일일터인데 漢字에 막혀 다가갈 수 없는 현실이 마뜩잖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만큼 漢字를 어려워하는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漢字를 배워야 한다는 게 또하나의 귀찮음으로 작용했을수도 있다. 漢字를 알고 싶다는 이유로 처음 論語를 만나게 되었던 때를 기억한다. 공자를 알기 위해서도 아니고 공자가 했던 말들을 공부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쉽지 않았던 論語...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라는 제목에 공연히 가슴 한켠이 뜨끔거렸다. 집에 있는 論語도 힐끔거리기만 하면서 또다시 論語를 손에 잡게 된 것은 헤이해진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는데 역시 어렵다.

 

주체, 배움, 도전, 말, 관계.... 이 책은 우선적으로 크게 주제를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곁에 두면 좋을 말들을 골라낸 걸 보면 일종의 자기계발서쯤으로 여겨지는데 論語를 자기계발서로 대한다는 게 녹녹치않을 터다. 그럼에도 시선을 끄는 대목은 많았다. 늘 보아왔던 듯한 기시감때문인지 자꾸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기가 쉽진 않았지만 말이다.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昨今의 세상에서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종종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 '사람다움'에 대한 공자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공자 사상의 중심이기도 하며 '사람다움'을 표현했다는 '仁'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답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濟衆이란 말이 보인다.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한다는 뜻인데 여기에 달아놓은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실천방안이다. 다시 말해 나와 어떤 사람이 똑같은 자리에 서고 싶거나, 똑같은 것을 갖고 싶을 때 내가 갖고 싶다는 욕망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다른 사람의 욕망을 인정하고 양보하라는 말이다. 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외쳐대는 昨今의 시대에 딱 맞는 말인듯 싶기도 한데 항상 말로만 떠다닐 뿐인 주제이기도 하여 뒷맛은 조금은 씁쓸하다.

 

책을 읽으면서 이 말만큼은 꼭 실천하자 싶어 메모를 해 두었던 말이 있다. 三愆... 세 가지 말실수를 피하자. : " 躁, 隱, , " 첫째, 말할 차례가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말하는 것을 조급하다고 한다. 둘째, 말할 차례가 돌아왔는데도 말하지 않는 것을 숨긴다고 한다. 셋째, 안색을 살피지도 않은 채로 말하는 것을 눈치 없다고 한다... 라는 뜻이다. 말하기처럼 쉬운 것도 없지만 말만큼 쉽게 상처를 주는 것도 없으니 말함에 있어서 조심하고 또 경계하여 자신을 지키라는 말일터다. 지금까지 내 말로 인해 상처받았을 모든 이들을 생각하며 2016년 한 해의 話頭로 삼을만 하다. 어찌되었든 論語를 한번 더 읽는다는 게 좋으면 좋았지 나쁘진 않았다. 아무래도 눈에 익은 글보다는 눈에 익지않은 글에 더 시선을 빼앗긴다. 책꽂이에 꽂아둔 論語를 다시한번 꺼내봐야겠다. 多聞闕疑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용헌의 휴휴명당 - 도시인이 꼭 가봐야 할 기운 솟는 명당 22곳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한권으로 어찌 깨달음까지 도달할 수 있겠는가마는... 그러나 책 한권으로 얻을 수 있는 잠시의 마음쉼은 생각보다 크고 깊다. 사찰의 모든 것에 담긴 의미들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은 멀리 있을까? 아니다. 삶처럼 우리 곁에 머문다.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문장들이 죽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어떻게 다가오는가보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일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