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신의 제2차 세계대전 총기 도감
우에다 신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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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의 구조부터 위력, 정밀도, 탄속, 탄도까지 해설.. 책의 부제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책은 온갖 총기에 관한 설명과 함께 총의 역사나 탄약등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영화속에 흔히 등장했던 총기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눈에 익은 이름들이 보여 살짝 흥분되기도 했다. 들어가는 글이 흥미로웠다. 총포의 발달은 사회 구조도 바꾸었다. 더 나은 채굴 및 야금 기술의 필요가 공업 기술의 진보를 만들었고, 더 똑똑한 병사의 필요가 일반 국민에게도 교육 환경을 주었다. 기사나 무사가 아닌, 일반 국민 전체가 국가의 군사력을 담당하게 되면서 더 이상 어떤 국민도 가축처럼 지배하거나 착취할 수 없게 되었고, 여기에서 민주주의 사회가 생겨났다. 즉, 총은 근대 문명의 어머니이자 민주주의 근원이다! … 총이란 단어는 대체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불러온다. 저격 혹은 전쟁과 같이. 그런데 총으로 인해 민주주의 사회가 생겨났다는 말이 느닷없이 들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반전이 아닐 수가 없다.

’라이플(rifle)‘이라는 것은 원래 총 종류의 호칭이 아니라, 총신 내부에 설치된 총신의 길이에 맞춰 겨우 1회전 할까 말까 할 정도의 완만하게 나선을 그리고 있는 여러 줄의 홈을 말합니다. 한자로는 이를 ’강선(腔線/腔?)이라고 합니다.(-20쪽) 무기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라이플이라는 것이 총의 이름인 줄 알았었다. 라이플이 없는 총신에서 발사된 탄환은 회전하지 않고 날아가지만 라이플이 있는 총신에서 발사된 탄환은 회전력을 받아 머리 부분이 진행 방향을 향한 채로 날아간다. 그래서 더 치명적이라는 말일 것이다. 총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군대가 사용하는 총, 사냥을 위한 총, 스포츠용 총 등을 말하지만 산업용으로 쓰이는 총도 있다. 고래를 잡는 포경포나 도축용 총이 따로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게다가 우리에게 갓쇼즈쿠리라 불리는 전통 주택이 있는 마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시라카와고나 고카야마 마을이 중세의 군수공장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총상을 다루는 제9장에서 총상은 원래 맞춤 제작이어야 한다는 말에서 올림픽의 사격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도 아마 저마다의 체격이나 체형에 맞춘 총을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몸에 맞는 총은 정확하게 표적을 향해 날아가지만 몸에 맞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다는 말이 보이는 까닭이다. 제12장, 걸작 총기를 논하다 편에서 보이는 총의 이름들이 지금까지 봤었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콜트, 루커, 발터, 글록, 데저트 이글, AK, M16, 윈체스터, 레밍턴... 영화속에서 많이 들었던 이름들이다. 銃이라는 한자의 뜻은 원래 망치 자루를 꽂는 구멍을 말한다. 즉, 쇠에 뚫린 구멍이다. 일본인들은 처음에 뎃포(鉄炮)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에서 사용되던 총銃이라는 말이 에도시대에 이르러 일본에 보급된 것 같다는 말이 흥미롭다.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책이었지만 생각보다 몰입도가 높았다. 마치 한 권의 도록을 본 느낌이랄까? 총에 관한 설명과 더불어 많은 사진과 이미지들은 이해를 돕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게임 마니아라거나 무기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층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울러 영화에 등장하는 총에 더 많은 시선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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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떻게 돈을 움직이나
김진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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昨今의 세상은 온통 전쟁 중이다. 관세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더니 이제는 또 미국이 이란을 침공한 일로 세상이 시끄럽다. 뉴스에서 전쟁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도대체 왜 저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문득 조선이 겪었던 임진왜란을 떠올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국내의 불만을 억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전쟁을 벌였다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어느 날인가 칼럼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보았던 기억이 났다. 이란을 침공한 것은 급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고. 사람 하나 때문에 온 세상이 들먹거리는 걸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미 하나의 지구를 표방해 왔던 나라들이 다시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결과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공포 속에서 가장 큰 투자 기회가 만들어진다! 책 띠에서 보이는 말이다. 이 책은 전쟁을 통해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싶어한다. 처음에는 공포가 시장을 움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제와 산업의 변화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다시 말해 전쟁이 어떤 자원 수요를 늘릴지, 어떤 산업이 영향을 받을지, 어떤 국가의 경제가 더 크게 흔들릴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고. (-31쪽)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걸프전에서도 지금과 같이 석유 가격이 상승했다. 따라서 석유와 관련된 산업들이 크게 흔들렸다. 동시에 운송과 물류 비용도 함께 상승했다.(-99쪽)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다. 이미 그런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까닭이다. 저자의 말처럼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본의 흐름에는 분명 변화가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전쟁 또한 투자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까닭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돈을 보는 사람은 모든 것에게서 오로지 돈만 생각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투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전쟁을 겪으면서도 투자를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경제나 투자에는 문외한이지만 책의 말미에 덧붙인 부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부록 1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면 돈이 이동하는 10가지 자산 지도를, 부록 2에서는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전쟁 경제 용어 40가지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시리아 내전도 그렇고, 전쟁은 우리의 삶과 마음을 척박하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도 투자를 생각해야만 하다니. 책을 읽으면서도 왠지 씁쓸한 맛을 지울 수 없었지만 책의 내용이 모두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 하여 마음이 서걱거렸다. /아이비생각

역사를 보면 전쟁 이후에는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적 변화는 경제 구조에도 영향을 주었고, 세계 무역과 자본 흐름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였다. 국제 갈등이 심해질수록 국가 간 경제 협력 관계는 점점 더 정치적 요소와 연결되고 있다. 결국 세계 경제는 과거처럼 하나의 시장으로만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러 경제 블록이 형성되면서 무역과 투자 흐름도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특징이 되고 있다. 전쟁과 국제 갈등은 단순히 군사적 사건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협력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되었다.(-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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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도시 - 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인문 기행
김지윤.전은환 지음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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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예술, 문화, 미식을 넘나드는 8개 도시 인문 교양. 책표지에서 볼 수 있는 말이다. 피렌체, 교토, 워싱턴 D.C., 에든버러, 암스테르담, 상하이, 파리, 런던. 도시의 이름을 보면 여행사마다 경쟁적으로 찾아가는 곳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사람과 마주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목마름은 참 대단한 듯 하다. 해외여행 좀 했다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저 8곳의 도시 쯤은 모두 다녀왔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 무리일까? 여행은 참 고되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다. 그리고 여행은 참 흥미롭다. 가는 곳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니. 보는 즐거움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취하려는 것이 요즘 여행의 트렌드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또한 여행은 떠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이는 역사를, 어떤 이는 문화를, 어떤 이는 미술을, 어떤 이는 음악을.... 이렇게 모두 다른 주제를 안고 떠나지만 우리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건축물로 압축이 된다. 상징성이 주는 의미다. 같은 곳이지만 찾아간 사람마다 저마다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우스개 소리로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게 여행이라는 말도 있지만 가끔은 삶이 힘들어서 여행을 떠나는 이도 있다. 여행이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하지만 昨今의 시대는 여행 과잉 시대다. 세계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수많은 사람 속을 헤치고 다닌다. 그 와중에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보고 싶고, 남들 먹은 것도 다 먹어봐야 하고, 남들이 봤다는 건 나도 봐야 한다. 그러니 가는 곳마다 사람의 물결에 휩쓸린다. 그런 중에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여행을 떠났는지. 그런 까닭으로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날 때는 소도시나 한적한 곳을 찾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시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글이 시선을 끈다. "세상을 보는 행위는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이고, 동시에 세상에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런 즐거움을 언어로 묘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보편적인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저장고에 들어가듯 군중 속으로 들어간다."(-196쪽)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걸 느끼는 것 만으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나에게 있어서는 국내 여행이었든 해외 여행이었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길'이었다. 줄지어 선 나무들과 함께 걸었던 길, 계절마다 바뀌는 꽃들과 함께 걸었던 길, 텅 빈 들판에서 오직 하늘만 바라보며 걸었던 길, 담장과 함께 걸었던 길, 물 따라 걸었던 길... 도시 속에 살면서 또 다른 도시 속에 묻히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강했던 탓일 게다. 그 길이라고 역사가 없었을까? 그 길이라고 문화가 없었을까? 떠나기 전에 가고자 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면 그만큼 보이는 게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다. 개인적으로는 동유럽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그래도 아직은 옛사람들의 손길이 남아 있을 것 같아서.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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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나이트
니시오 테츠오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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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엔 아라비안나이트가 원제인 줄 알았었다. 나중에야 '千一夜話’라는 제목이 따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작품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1001일 밤 동안의 夜話가 수록되어 있다. 몰래 아내가 노예와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목격한 왕은 이를 응징했으며, 여성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여, 처녀와 하룻밤을 잔 후에 다음날 처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런 왕의 학살을 보며 고민하던 대신의 자녀인 셰에라자드라는 젊은 여인이 왕과 결혼하여 밤마다 이야기를 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아내의 이야기 솜씨에 감탄한 왕은 낮에는 나라일을 보고 난 후, 밤에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려 1천 일하고도 하루 동안 이야기를 듣던 왕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누그러져서 학살을 중단하였고, 자신의 아들을 3명이나 낳아준 아내와 행복하게 살다가 죽었다고 한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영국의 외교관이었던 리처드 버턴에 의해 영문으로 번역되어 서구 문학계에 소개되었다. 셰에라자드가 한 이야기들은 그녀가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서아시아지역에서 구전되던 이야기들과 그리스의 일리아드의 영향을 받은 이야기라고 한다. 구전문학인 셈이다. 이채로웠던 것은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일러스트였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곁들여져 있는 일러스트에 시선을 빼앗긴다. 시작하기 전에, 라는 책의 첫 장에서 아라비안나이트의 세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 대해 너무 얄팍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살짝 부끄럽기도 했다. 중세 이슬람 문화권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아라비안나이트의 주 무대는 바그다드와 카이로와 같은 도시지만 지금의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일상을 상상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알라딘과 요술램프, 램프의 요정 지니, 신밧드의 모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등이 아마도 가장 흔히 알려진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제537夜~제566夜 '신드바드 항해기'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딧세이>를 떠올리게 하고, 제779夜~제831夜 '바스라의 하산 날개옷을 입은 처녀'는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인 <나뭇꾼과 선녀>를 떠올리게 한다. 알고 보면 매우 에로틱한 이야기라고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은 다루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각색되었다는 동화의 원전이 매우 잔혹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부분 부분 Column이라고 하여 그 시대의 역사와 사회상을 알려주고 있는데 은근 흥미로웠다. 시대를 앞섰던 이슬람의 기술과 의학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던 부분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조금 의아했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구전동화를 주제로 했다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충분히 시선을 끌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몇 이나 될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던 까닭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웠고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도가 좋았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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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뇌과학 - 복잡한 세상이 단숨에 읽히는 필수 지식 27
양은우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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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인간의 시고와 행동을 설명해 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언어라고 믿는 사람. 책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글의 첫머리다. 저자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인간의 다양한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고자 그 기초가 되는 뇌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뇌를 효율적이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고, 사춘기 청소년들의 뇌에 담긴 비밀을 파헤쳤다고도 한다. 게다가 중학교 교과서에도 저자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는 말도 보인다. 2013년에 <관찰의 기술>로 저술 활동을 시작한 후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주식회사 고구려>, <당신의 뇌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등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성장과 변화의 씨앗을 심어주고 선한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책을 읽으면서 심리학과 어느 정도는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마음은 뇌에 있을까, 가슴에 있을까. 마음은 감정 상태를 말하니 가슴에 있다고 했던 어떤 이의 글을 떠올리게 된다. 그럼 가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뇌활동과 전혀 관계가 없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우리의 모든 경험은 뇌에 저장된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모든 것이 다 저장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것은 소멸되고 어떤 것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다. 그야말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문제처럼 愚問인 듯.

자신의 기억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뇌가 컴퓨터처럼 빈틈없이 움직인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효율을 추구하는 뇌에는 허술한 면이 있다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자신하는 기억도 틀릴 수 있음을 이해하고 기억에 대해서는 늘 겸손한 편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일지도 모른다.(-27쪽) 기억이 왜곡된다는 것은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알고 있는 것을 수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 하다. 일단 시선을 끄는 소제목부터 살펴본다. 뇌는 경험한 만큼 똑똑해진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람들이 '핫플'이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은 일종의 소속감이나 사회적인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서라는 말에도 공감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만 사회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갖고 싶지 않은. 흥미로웠던 주제는 뇌는 경험한 그 순간 바로 기억의 서랍속에 저장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몸은 잠들었지만 뇌는 그때부터 경험했던 것들을 분류하여 중요하게 느껴졌던 것들부터 정리한다고 한다. 잠 잘 것 다 자고 SKY에 합격했다는 수험생들의 말과 일맥상통(一脈相通). 또한 뇌를 깨우고 싶다면 껌을 씹어야 한다는 말도 재미있다. 다시 말해 자작운동이 뇌를 깨운다는 것인데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라는 어른들의 말이 생각난다. 독서 역시 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 독서가 평생의 뇌를 만든다는 말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 장에서 다룬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요즘 사람들의 모습이 투영되는 까닭이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의 경우도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스마트폰의 역습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이 될 것인지, 그저 남이 찾아주는 답을 찾아 헤맬 것인지. /아이비생각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팝콘 브레인‘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뜨거운 열을 지속적으로 받은 옥수수 알갱이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튀어 오르며 만들어지는 팝콘처럼 스마트폰에만 익숙해지면 뇌가 자극적인 반응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게 된다. 강한 자극에는 반응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주어지는 작은 즐거움 등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일상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시큰둥해질 수밖에 없다.(-274쪽)

뇌는 자신의 사고 활동을 대체해 줄 수 있는 수단이 있으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려고 한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사람들은 자칫 그것들이 자신의 사고를 대신 해 줄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로 인해 스스로 사고하려는 노력을 줄이면 사고 역량이 저하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인공지능이 발달한 시대에 많은 사람이 하는 고민 중 하나이다. 인지과학적으로도 충분한 답을 얻을 방법이 있다면 에너지를 아끼고 싶은 뇌는 사고 과정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이것이 습관이 되면 뇌의 신경 활동도 그에 맞추어 최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문제를 제시하고 다른 누군가가 찾아낸 답을 수용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결국 깊이 있는 사고는 멈출 수 밖에 없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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