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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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面敎師' 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두 노인의 희극' 이란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은 일본의 지나간 40년을 훑어보며 그것을 거울 삼아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해야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란 말은 우리 귀에 익숙한 말이기도 하고, 그것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 그저 자신만의 안위를 생각하는 위정자들 탓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은 당장 표를 얻을 수 있는 일만 찾아서 한다고. 멀리 내다보고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 이면을 돌아보면 씁쓸한 현실이 보인다. 이 책의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의식이 먼저 깨어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일본의 40년을 분석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 길을 따라가지 않을 수 있는지 해법을 찾고자 한다. 정치인들이 표를 잃을까봐 말하지 못한 9가지의 금기된 제안은 이채롭다. 그리고 시선을 끈다. 우리가 모르는 척 외면하고 싶었던 질문들이 이 책속에 있다. 그리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이렇게 하면 불행을 최소화하는 사회가 될 것 같다고. 일본의 실패를 대한민국은 反面敎師로 삼고 있을까? 일개 촌부가 보더라도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걸 주저하게 된다.

45쪽, 온실 속 화초를 다룬 부분은 참 씁쓸했다. 昨今의 아이들 모습이 떠올라서. 그러나 그건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늘 하는 말이 있다. 부모학교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우리의 아이들은 가정이 포기했고, 학교가 포기했고, 사회가 포기했다. 아니라고?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이쯤 되면 또다시 공교육이 사라진 오늘날의 교육현장을 이야기 해야 하지만 입만 아프니 그만 두자. 책을 읽으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힐링, 원조교제, 오픈런, 플렉스, 소확행, 욜로, 요노, 웰빙, 웰-다잉, 베란다에서 작은 정원 가꾸기, 프라모델 조립, 혼밥, 혼술등과 같이 익히 들어왔던 현상들이 모두 일본을 거쳐 왔다는 사실이다. 결국 대한민국은 일본의 사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말일 터다. 은퇴 후 설 곳을 잃은 남편을 '큰 쓰레기'나 '젖은 낙엽'이라고 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고 있는 지금의 현상 역시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대출을 막아버린 작금의 현실은 그야말로 우왕좌왕이고, 흥청망청 소비를 하더니 카드빚만 늘었다. 게다가 위정자들의 부패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기업에서는 명예퇴직을 권하고, 그것조차 안되면 책상 빼기를 한다. 일본 여행을 갔을 때 호기심에 들러 보았던 동키호테가 생각났다. 온통 싸구려처럼 보이는 상품들을 사려고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던 기억이 난다.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와버렸지만(사실 살 만한 것도 없었다!) '가심비'를 이야기하는 지금의 소비 패턴과 맞물려 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부분 부분 보이는 저자노트는 꽤나 설득력이 있다. 본인이 겪은 일이니 오죽할까. 저자는 10년 동안 일본을 71번이나 다녀왔다고 한다. 물론 이런 저런 이유로 다녀온 것이겠지만 그만큼 보고 느낀 것도 많았을 것이다.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이 있었을까.

2부에서 다루고 있는 '거울 속 한국: 이미 시작된 파국' 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된다. 부제들만 봐도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이렇구나 생각하게 되는 까닭이다. 금융위기와 각자도생 시대의 서막, 인간이 문제다, 분노한 자연의 역습, 위기의 주범은 누구인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 불황 속에 표류하는 민주주의, 방 안에 갇힌 100만 명의 청년들, 중산층의 몰락, 모두가 추락하는 하류사회, 희망마저 불평등한 사회, 국가에 대한 배신감만 키우고 있다는 연금, 내 아이만 귀한 부모들의 갑질, 육아지원금.... 거기다 돌봄 대파국까지. 문득 고향사랑기부제라는 말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이 제도는 지금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를 묻고 있던 어떤 기사가 떠올라서. 아무도 모르게 홀로 죽어가는 고독사 문제도 그렇고, 가벼운 병으로 큰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그렇다. 아무래도 생존배낭 하나 쯤은 챙겨 놔야 할 것 같다.

처음 시작했던 두 노인의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돈 많은 노인도 돈 없이 홀로 사는 노인도 결국 시스템의 부재앞에서는 똑같은 결과와 마주할 것이라는. 돈이 많아도 돌봄시스템이 무너지면 아무 소용없다. 돈이 없어 홀로 죽어가는 노인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혼자 살아남으려 할수록, 함께 무너진다”는 책 속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다. 가짜 뉴스, 독박육아, 근로 시간 단축, 초솔로사회, 면허 반납의 딜레마, 코로나19로 드러난 시스템의 민낯, 노인이 노인을 돌보고 아이가 어른을 돌보는 문제, 폐교, 결혼은 안했지만 함께 사는 사실혼 부부등 우리 앞에 산재되어 있는 문제는 많다. 그 문제들 뒤에 저자가 제시하는 9가지의 금기된 해법은 정말 꼼꼼하게 읽혔다.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해법이기도 하지만 나이 든 채로 반평생을 살아야 할 기성세대를 위해서도 필요한 해법으로 느껴진다.

해법 1 폐교를 활용한 ‘시니어 대학 타운’ 설립 - 대학의 폐교시설을 예로 들었다. 쾌적한 환경을 가진 장소도 그렇지만 기숙사를 이용해 시니어층에게 제공할 수 있는 부대시설들을 이용하자는 말이다. 해법 2 가격 심리전: VAT 별도 표기 - VAT 별도 표기는 실제 소비자가와 소비자가 내고 있는 세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해법 3 ‘단절 세대’ 간 의무 멘토링 프로그램 법제화 - 세대 간에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성세대가 얻은 삶의 지혜를 젊은 세대에게 전해줄 수 있다. 라떼는 말야~ 하고 말하기보다는 서로의 공감과 이해를 불러 올 수 있고,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해법 4 익명 마약에 중독된 대한민국: 인터넷 실명제 - 한번 실패했던 제도지만 인터넷 실명제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 가짜 뉴스와 사이버 범죄가 자꾸 늘어나는 현시점에서만 보더라도. 해법 5 최저임금 차등제 도입 - 최저임금제는 지금도 노동계와 기업 사이에 설왕설래하는 문제다. 획일적이고 동일한 적용은 아니라고 본다. 해법 6 돌봄 파산을 막는 연대 비용: 보험료 즉각 인상 - 세금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투명성은 꼭 필요하다.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다면 세금 인상에 대한 저항은 적어질 것이다. 해법 7 수도권 ‘메가시티세’ 신설 - 지방 소멸을 걱정한다면 이 제도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모든 기능이 서울로만 치중 되어져 있는 대한민국의 기능은 정말 심각해 보이기 때문이다. 해법 8 노후 자산가에게 연대 비용 징수:고령화 기금 신설 - "....." . 해법 9 선거 투표권 면허제 도입 - 이 해법은 저자도 말했지만 오해의 소지가 많아 보인다. 그러나 어떤 조건으로든 투표를 제한하자는 말은 아니다. 시민 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투표에 대한 시민 의식이 높아진다면 거기에 따라 위정자들의 공수표 남발도 사라질 것이다. 다 읽고 나니 오랜만에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책의 표지에 희망은 온기가 아니라, 계산된 안전망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보인다. 책을 내려놓으며 이 문장을 다시 보니 왠지 새롭게 다가온다. 온기로 희망을 나누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과연 대한민국에게 미래는 있을까? 만만찮은 책의 두께지만 술술 읽혔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아이비생각

"일본이 10년간 겪은 지옥을 한국은 압축해서 겪을 것이다. 대비하지 않으면, 더 참혹할 것이다."(-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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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 삶과 죽음을 고뇌한 어느 철학자 황제의 가장 사적인 기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그레고리 헤이스 해제, 정미화 옮김 / 오아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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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가 쓴가? 그렇다면 오이를 버려라. 길에 가시덤불이 있는가? 그렇다면 비켜서 가라. 네가 알아야 하는 것은 그것이 전부다. 그 이상은 없다.(-267쪽) 이렇게 명쾌할 수가 없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이건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째서 명상록이라는 제목이었는지 조금은 공감하게 된다. 삶과 죽음을 고뇌한 어느 철학자 황제의 가장 사적인 기록이라는 부제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눈에 익었고 익히 들었던 책이었지만 지금까지 읽지 않았다. 너무 편협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TV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전쟁으로 영토를 넓혀갔던 로마 황제. 그가 그토록이나 성공적인 군주로써의 면모를 보여준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컸다는 말도 있었다. 아폴로니우스와 루스티쿠스와 막시무스라는 이름이 이 책에서도 거론된다. 사람이 잘 따른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적재적소에 인재를 다룰 줄 알았다는 것이고, 그가 그만큼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도 알았다는 말일 터다. 일종의 메모 형식처럼 보이는 이 기록은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그가 고뇌 했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다른 모든 것은 잊어버려라. 이것만 놓치지 말고 기억하라. 우리 각자는 오직 지금 이 짧은 순간만 살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이미 살았거나 볼 수 없는 시간이다. 우리가 사는 기간은 짧다. 그 기간을 살고 있는 땅의 한구석만큼 보잘것없다. 엄청난 명성조차 짧게 지속될 뿐이고, 오래전에 죽은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 짧은 삶 속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할 뿐이다. (-133쪽) 마음이 힘든 시기에 이 책을 만난 것은 또 하나의 위로가 되었다. 한 줄, 한 줄의 문장들이 짧지만 강한 여운으로 다가왔다. 무엇 때문에 이리 힘겨워하고 있는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수많은 책을 읽었으면서도 그 때에 딱 맞는 책을 만난다는 것도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이 어떻게 내 뜻대로만 되겠는가. 삶의 모든 여정을 어떻게 내가 원하는대로만 걸어갈 수 있는가. 황제였지만 철학자로써도 인정을 받는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선택은 모두 자신의 몫이라는 말을 되뇌인다.

악이란 늘 똑같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일은 세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늘 똑같다는 것을 명심하라. 고대와 현대의 역사책들도, 도시들과 가정들도 그런 똑같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것은 없다. 모두 익숙하고 무상한 것들이다. (-213쪽) 황제라면 궁정에서의 안락한 삶 만을 좇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랬다면 이런 귀한 기록도 없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무엇인가가 일어나 주기를 바라면서 살고 있는 듯 하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 매일 반복되는 하루, 그 일상들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도. 나이가 들면서 무탈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책을 내려놓으면서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자고. /아이비생각

배우는 자는 검투사가 아니라 격투기 선수가 되어야 한다. 검투사는 무기를 집어 올려 사용하고 다시 내려놓는다. 격투기 선수는 육신의 일부가 무기여서 자신의 주먹을 꽉 쥐면 그만이다.(-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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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사랑했네 마음시 시인선 18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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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좋아한다. 그래서 책장에 詩集 몇 권은 늘 꽃혀 있다. 하지만 너무 난해한 詩는 좋아하지 않는다. 미사여구를 잔뜩 늘어놓은 詩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편하게 마음으로 다가오는 글귀가 좋고, 그저 한 사람의 아픔을 다독일 줄 아는 글귀가 좋다. 젊은 시절에는 정말 몽글몽글한 사랑 표현이 참 많았다. 아마도 그 시절의 사랑이 그랬을 것이다. 떠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던 옛사랑은 이제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 시선이 갈 곳을 몰라 헤매일 때, 펼쳐볼 수 있는 글귀들이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이성복 시인과 김재진 시인을 꽤나 좋아했었다. 故조병화 시인의 시집은 책가방 속에 항상 지니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학창시절 광화문 네거리에는 표구된 詩畵를 파는 곳도 참 많았었다. 그 시절에 인기 많았던 사람이 <홀로서기>로 유명했던 서정윤 시인과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했던 도종환 시인이었을 것이다. 이정하 시인을 검색하면 많은 작품이 쏟아져나온다.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을 사랑했네>,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다시 사랑이 온다, <우리 사는 동안에>,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우느라 길을 잃지 말고> 등. 그 많은 작품 중에 겨우 네다섯 권을 읽어봤을 뿐이지만 사랑을 향한 시인의 표현은 정말 아름다웠다.

사랑에 대해 쓴 시는 많지만 사람에 대해 끝까지 생각한 시는 흔하지 않다고 책의 소개글은 말하고 있다. 읽어보지 않았던 시집이었기에 선택했다. 다 읽고나니 저 소개글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詩集에서도 예외없이 외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그토록 절절한 사랑의 글귀들이 오직 한사람의 가슴속에서만 머무는 것 같아서.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그 아픔마저도 오직 내 탓이라는 듯 그리움속에 갇혀 버리는 모습이 애절하기까지 하다. 이정하의 테마를 두고 사랑에 대한 감수성 또한 천부적이라고 말했다던 동료작가의 표현이 어쩌면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세월이 이토록 흐른 후에도 다시 읽혀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감성시인이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시인이다. /아이비생각

창가에서

- 이정하

비 갠 오후,

햇살이 참 맑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세상이 왜 그처럼 낯설게만 보이는지

그대는 어째서

그토록 순식간에 왔다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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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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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철학이란 단어에 그다지 많은 관심이 없었는데 일상언어철학이라는 말이 시선을 끌었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비트겐슈타인은 "매일 사용되는 언어를 바탕으로 철학을 성찰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비트겐슈타인이 1930년에 기록하였으나 발표하지 않은 글에는 "일상 언어에는 잘못된 점이 없으며, 오히려 대다수의 전통적인 철학적 문제가 언어와 관련 주제를 오해한 환상에 지나지 않다"고 적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사상은 이러한 사상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초기의 분석 철학에 의한 접근을 철회하고, 일상 언어를 바탕으로 철학 문제에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게 아니라 분해하여야 한다고 제안하였다.언어의 의미는 그들의 사용에 있다고 보았고, 이 때문에 철학자들이 추상화하는 과정에서 덫에 빠진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부터 철학은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문맥에서 벗어난 단어를 사용하려 함으로써 문제를 일으켰다는 주장이 나왔다.(-글의 출처 : 위키백과) 책을 읽으면서도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이건 뭐지? 마치 말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선 주인공이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찾아보았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에서 하는 말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문득 언어의 유희라는 말이 떠올랐다. 언어의 유희를 아주 쉽게 말한다면 말장난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과 같은. 솔직히 말한다면 단언컨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매일 사용되는 언어를 바탕으로 철학을 성찰하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우리가 철학이라는 것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다지 객관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착시 현상을 나타내는 그림의 예로 자주 보여지는 이 그림이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라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된다. 심리학에서 자주 쓰인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 먼저 보이는 형태는 다를 것이다. 그림을 맨 처음 보았을 때 개인적으로는 토끼가 먼저 보였고, 그 다음에 오리가 보였다. 어느 것이 먼저 보인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아마 말도 그럴 것이다. 똑같은 단어를 써도 그 말을 쓰는 사람의 상황과 받아 들이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말의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조심해야 될 것 중의 으뜸이 '말조심'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말은 한 사람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 힘을 가졌다. 그런 이유로 책의 제목에 공감하는 바가 크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오죽하면 아무 생각없이 함부로 말을 하여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보면서 입속에 칼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할까. 작금의 세상은 말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말을 줄이는 건 고사하고 이해할 수 없는 말들도 많이 떠다닌다. 바른 말을 사용해야 할 언론에서조차 그런 말을 자랑스럽게(?) 사용한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은 그림자와 같아서, 순간순간 꾸며낼 수는 있어도 방심한 틈에는 본래의 형태가 비쳐 나온다. 그래서 누군가의 인성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말버릇, 말의 표현, 말의 진실성을 유심히 보면 된다. 그리고 이 원리는 나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92쪽) 자신의 언어가 진실을 드러내는 데 쓰이는지, 아니면 자신을 은폐하는 데 쓰이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지식의 진정한 힘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보다, 그 지식이 나를 얼마나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가에 달려 있다. (-116쪽)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문장들이다. 나이를 더해가면 갈수록 말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말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부린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그런 말보다 위안이 되어줄 수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자 소망한다. 이 책은 살짝 아쉬움이 느껴진다. 말에 대한 주제가 아니라 마치 심리학에 대한 책을 읽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아이비생각

멍청한 사람은 단어에 집착하고 똑똑한 사람은 의미에 집착한다. (-149쪽) - 중략 - 의미를 찾아 헤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지말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워라. 단어의 의미는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의미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그 말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가도 중요하다. (-150쪽)

"말은 생각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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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세계척학전집 1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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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철학자들의 이론을 앞서 설명하기보다 그 이론이 어떻게해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점이 이채로웠다. 예를 들면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말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가,이다. 니체가 살았던 시대는 격변의 시대였다. 중세 이후 유럽을 지배했던 기독교적 가치 체계가 힘을 잃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교회에 갔지만, 많은 지식인들은 이미 신을 믿지 않았다. 그런 위선을 견딜 수 없었던 니체가 했던 말이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은 채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살인자들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어떻게 위인을 얻을 것인가?" 아무런 맥락없이 그저 "신은 죽었다!"라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플라톤이 육체를 멸시하고 이데아의 세계를 찬양했던 것 또한 그가 병약했기 때문이었으며,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를 설파한 것은 그가 평생 우울증을 앓았기 때문이었다.

한 아이가 태어나 자란다. 걷기 시작하고 자신과 엄마외의 존재들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색다른 병이 생긴다. 왜? 모든 것에 대해 묻는다. 왜?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자신이 지금까지 배워온 것과 사회의 통념들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돌아오는 단 하나의 답은 안돼! 왜 안될까? 끝없는 호기심을 대하는데는 끝없는 인내심이 필요한 까닭이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말고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그래서 아이는 알게 된다. 음, 이쯤에서 나의 호기심을 접어야겠군. 대체적으로 우리의 삶은 그렇게 시작되고 호기심을 접기 시작할 무렵 공통된 것들을 배우게 된다. 공통된 것들이라 함은 모두가 똑같은 것을 배운다는 말이다. 그런 삶의 형태 속에서 간혹은 철학에 대해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철학은 어렵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철학은 학문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이 보인다. 그리고 모든 것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플라톤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동굴에 살고 있다. 각자의 동굴 속에서 빛에 따라 만들어지는 그림자를 실제라고 믿으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동굴 밖으로 나가길 꺼린다. 자신의 믿음에 오류가 날까 두려워서. 슈레딩거의 고양이를 떠올린다.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게임을 떠올린다. 어떤 환경에 처하게 될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처한 환경에 따라 모든 것은 달라진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한 것일까? 그렇다 해도 철학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이라는 책표지의 문구가 시선을 끈다. 그런데 읽고 나니 알고 있어도 척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알았던 왜? 병은 어른이 되어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왜? 라고 묻는 순간 사고의 개념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철학의 첫걸음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비생각

가장 큰 오해는 "무위 = 아무것도 안 하기"다. 노자가 게으름을 찬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오독이다. 무위는 억지로 하지 않음이지, 아무것도 안 함이 아니다. 자연의 흐름에 맞춰 행동하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물은 흐른다. 하지만 바위를 정면으로 밀지 않는다. (-222쪽. 노자의 무위자연편)

제자 자공이 물었다. "평생 동안 실천할 수 있는 한 글자가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서(恕)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 서(恕)라는 글자를 뜯어보자. 마음 심(心)과 같을 여(如). 마음을 같게 한다는 뜻이다. (-228쪽. 공자의 仁편) 서(恕)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남도 원한다는 뜻이다.

당신은 살아 있다. 당신은 떠날 수 있다. 관계를 끊을 수 있다. 사과할 수 있다. 다시 시작할 수있다. 타인이 당신을 "이런 사람"이라고 규정해도, 당신은 행동으로 그것을 뒤집을 수 있다. 선택의 자유가 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과 그것에 지배 당하는 것은 다르다. 시선을 의식하되, 그 시선이 당신의 선택을 결정하게 두지 마라. 살아 있는 한, 당신에게는 출구가 있다. 그 선택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출구 없는 방에 갇히는 것이다.(-291쪽.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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