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들은 어떻게 정치를 농락하는가?
김영수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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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의 개정판이라는 말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말이  도둑질도 아는 놈이 한다는 말이었다.  잡고보면 아는 얼굴이었다거나 가까이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말이 되겠지만 크나큰 전쟁에서도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그만큼 나에 대해 혹은 우리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까닭이다. 알고 있으니 허점을 찾아낼 수 있고 약점을 건드려 이길 수 있다는 말일 게다. 어느곳을 뒤져도 부정부패나 비리가 없는 사회는 없다. 오죽했으면 이상적인 관료상으로 청백리를 들었겠는가 말이다.  이 책은 말한다. 개인적인 욕심, 사리사욕에 물들었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권력을 쥔 사람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그 권력을 지키고자 할 때  틈새를 파고드는 것이 간신이라고.  일전에 배우기를 부정부패와 비리가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딱히 틀리는 말도 아닌 것 같아 썩 기분이 좋지않았던 기억이 있다.

 

간신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진화할까? 도대체 어떤 사람에게 기생하며 자신의 욕심을 채워나가는지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책장을 덮으면서 나의 간신지수가 궁금해졌다. 책의 말미에 재미로 보는 나의 간신 지수 테스트가 있어서 하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안녕과 부를 기원한다. 솔직히 남보다 잘살면 좋고, 남보다 더 좋은 것을 갖고 싶은게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싶어서다. 다행인지 나의 간신지수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런데 재미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내가 저렇게 융통성이 없다는 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왜일까?  맑고 깨끗하게 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세상속에서 허우적거리다보니 저런 생각도 하는가보다 싶어 조금은 서늘해지기도 한다.

 

간신... 간신도 종류가 참 많았다. 단지 그 사람들의 언행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만큼의 피해를 입었는가에 따라 그 강약을 달리 해석할 뿐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간신들은 정말 대단하다. 한 나라의 역사와 그 나라로부터 비롯되어지는 많은 이야기가 그들로 인해 달라졌다. 그들의 말로가 하나같이 추한 모습이었다는 사실이 그만큼 사람은 욕심을 버리며 살아가기에 너무도 연약한 존재라는 걸 대변해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죽은 후에도 부관참시를 당하는 건 물론이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대에까지 그 죄를 용서받지 못해 자신이 죽인 사람앞에 무릎꿇고 있는 동상으로 만들어져 영혼마져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 간신들의 모습은 과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자신의 어린 자식까지 삶아 바쳤다는 역아, 진시황의 명재상이었다는 이사까지도 마음을 바꾸게 만들었다는 조고와 같이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이름도 보여지지만 패거리를 만들어 함께 움직였다는 패거리 간신들의 이야기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간신은 간군을 만들고, 간군은 간군을 낳는다는 책 속의 말이 왠지 무섭다. 정치라는 게 어느 한사람의 탐욕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 까닭이다. 나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런 책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안타까운 현실이 우리 앞에 있다는 말일 것이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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