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뒤흔든 20가지 전쟁 1 - 고조선 시대부터 통일 신라 시대까지 생각을 담는 역사 3
이광희 지음, 곽재연 그림 / 생각을담는어린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솔직히 전쟁 이야기는 재미있다. 전쟁이 참혹하고 잔인한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해도 말이다. 전쟁의 속성이 결국 경제적인 것에 있다고 누군가는 말했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다 이해타산적인 면에서 비롯되는 건 맞다고 본다. 내게 이득이 되니 전쟁이라도 일으켜 빼앗아야 하고, 빼앗기면 잃는 게 많기 때문에 죽으라고 그 전쟁을 치루어낸다. 어쩌면 인간사가 그렇게 좀 더 나은 삶을 지키기 위하여 앞세우는 필요악이 전쟁일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전쟁이야기를 발판으로 펼쳐나가는 우리의 역사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 시대에 머물지 않고 역사의 고비를 넘어가는 그 순간마다 있었을 전쟁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럽게 역사의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속내가 엿보인다. 요즘의 아이들에게서 엉뚱하게도 배우의 이름을 들먹거려야만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사의 엇박자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와 곁들여 제대로 된 역사의 배경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일이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이미 드라마로도, 영화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전쟁이야기가 펼쳐진다. 나 어릴적에는 연도와 왕의 이름을 외우는 게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은 변화를 거쳐 그때와는 다르게 접근한다. 황산벌 전투에서 비장한 각오로 가족을 죽였던 계백. 그가 했던 행동은 과연 옳았을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라는 논제를 펼쳐놓고 아이들끼리 서로 토론도 한다고 하니 좋은 일이다. 잠깐이나마 그 당시의 계백이 되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건 멋진 일일게다. 너무 무겁고 복잡하게만 다가오던 역사를 이제는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는 손길이 많이 보여 개인적으로는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전쟁이야기는 1권과 2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1권에서는 고조선부터 통일 신라까지, 2권에서는 후삼국부터 한국전쟁까지를 다룬다. 이름만 대면 아하, 하고 반색할 전쟁이 총망라되어 있다.  지나가는 말로 신라가 아니라 고구려가 통일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에서도 토론 형식을 통해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것 저것 살펴보면 요즘의 한국사는 나 어릴적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많이 변하기도 했겠지만 어느 정도의 여유로움속에서 바라보는 역사에 대한 시각에도 많은 변화가 왔을거라 생각한다. 요즘들어 가장 안타까운 것이 중국의 동북공정인데 우리도 너무 늦지 않게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를 설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곁들여진 만화가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지만 아이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리 나쁘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 같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통일신라 시대냐 남북국 시대냐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대목이었다. 7세기 말에서 10세기 전반까지 남으로는 신라가 북으로는 발해가 있었지만 조선의 유학자들은 우리의 역사속에 발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조선 후기에 와서 실학자 유득공이 <발해고>라는 책을 통해 발해를 우리의 역사로 주장했다는데... 발해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제각각 자신들의 역사라고 한마디씩 한다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우리는 발해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우리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자신이 있는지. 주먹구구식으로는 되지 않는게 지금의 현실이니 역사에 관해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