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뿔났다
모리스 글라이츠만 지음, 이정아 옮김 / 키움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두꺼비가 뿔났단다. 왜 뿔났을까? 도대체 그 작은 두꺼비를 뿔나게 한 것은 누구일까?  책표지를 장식한 두꺼비의 표정을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그 두꺼비 정말 뿔났다!

납작 떡이 되어 자신의 곁을 떠나는 수많은 친척들을 위해 눈물 흘릴 줄 알았던 림피가 과감하게 인간세상을 향해 떠나던 날, 아자! 나는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通 하였느냐? 고 묻는다면 아니올시다! 이다. 결코 통하지 못했다.  인간과 두꺼비 림피에게는 소통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랬다고 실망한다면 큰 코 다친다. 두꺼비 림피의 그 간절함이 결국은 해냈으니까!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으며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웠으니 말이다. 그 두꺼비 림피가 뿔났던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다.  우리가 인간들을 못살게 군 것도 아닌데 왜 우리를 납작 떡이 되게 하느냐였다.  그래서 두꺼비 림피는 묻고 싶었다. 왜 우리를 미워하느냐고. 왜 우리에게 돌을 던지느냐고. 화해를 청할 작정이었지만 메스껍고 구역질 나게 생겼다는 외모는 림피에게 절망만을 안겨줄 뿐이었다. 인간이 자신들의 이익과 편리성을 위해 자신들 맘대로 두꺼비들의 고향에서 엉뚱한 곳으로 옮겨다놓았으면서도 그런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미안함 조차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니 뿔날 수 밖에!

두꺼비 림피의 위험한 여행속에는 많은 곤충들과의 만남이 있다. 하나같이 인간이 싫어하는 곤충들이다. 모기, 바퀴벌레, 초파리, 민달팽이... 뭔가 오해가 있을거라고 그 오해를 풀기 위해 인간세상을 향해 떠났던 림피가 하나 둘씩 알아가는 삶의 진실은 참으로 아프다. 견뎌내야 하는 것들,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 그리고 가끔씩은 모르는 척, 아닌 척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한 소녀가 자신의 진심과 통한다고 느끼던 그 순간조차도 두꺼비 림피에게는 아픔이었다. 이쯤에서 나는 묻고 싶었다. 정말 인간은 자연과 화해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자연을 화나게 해놓고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그렇게 아닌 척, 모르는 척 언제까지 그렇게 할 것인지..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오해가 있다면 그것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두꺼비 림피처럼.

《폼포코 너구리 작전》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도시개발로 인하여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인 숲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너구리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들이 숲을 파괴할 수 없도록 작전을 세우기 위해 원로 너구리를 중심으로 모여 회의를 했었다. 변신할 수 있는 그들의 속성을 살려내 변신 연습을 하면서도 그들이 염려했던 것은  변신해야만 하는 일이 생겼다는 것은 결코 그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촌 두꺼비 골리앗처럼 인간에게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는 과격파가 있었고 림피처럼 유화책을 쓰자는 온건파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했던 것은 한결같이 똑같았다. 인간은 자신들의 편리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그들 스스로가 인간의 그런 점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는 것이다.  너구리들은 변신의 속성을 이용하여 인간의 생활속으로 뛰어들었다. 인간으로 변신한 너구리들이 살아남기 위해 여러가지 자구책도 만들어내면서..  너구리와는 달리 두꺼비들은 인간과 부딪히지 않는 쪽을 선택했던 것 같다. 장대높이 뛰기를 배워 그 커다란 트럭을 피할 수 있는 그들만의 자구책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 인간들은 우리들이 못생겼기 때문에 미워한다더구나. 하지만 내 판단으로는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아. 인간들은 아주 복잡한 종족이야. 그래서 인간들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단다"  못생겼기 때문에 서러웠던 두꺼비들과 하나의 토템이즘으로 자리잡아 어찌되었든 신격화 되었던 너구리들.. 하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는 똑같이 너무나 긴박했다. 

원래 사탕수수 농장에서 골치 아픈 딱정벌레를 없앨 목적으로 남미에서 들여왔다는 사탕수수두꺼비는 우리의 황소개구리처럼 천적이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그러니 애물단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현실일 뿐이다. 이 책속에서 만날 수 있는 두꺼비 림피의 감정표현을 보면 진심으로 느껴지는 그 무언가가 있다. 가족간의 사랑과 믿음에 대한 배려도 읽을 수가 있다.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놔둔다면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필요성에 의해 그것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놓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발생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자리를 떠난 그들이 변해진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그런 점들이 인간에게는 해를 끼친다는 말로 바뀌는 것이리라. 자신의 가족과 종족을 위하여 그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작지만 현명한 해답을 찾아 돌아오는 림피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애니메이션이 주는 감동과 이 책속에서 느낄 수 있는 림피의 아름다움이 만난다면 멋진 작품이 탄생할 것 같다.  인간의 이기심앞에 납작 떡이 되어버리는 것이 어디 두꺼비뿐일까?  가끔 도로를 달리다보면 동물이 가는 길을 따로 만들어놓은 것을 볼 수가 있다. 인간도 아닌 동물들이 과연 그길을 잘 찾아낼 수 있을지 그것조차도 나는 의심스러웠었다. 멋진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그 날이 기다려진다. 림피 화이팅 *^^*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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