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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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에세이도 아니고 잡문집이라니... 하지만 부피가 꽤 두툼해 거의 500페이지 가량되어 거의 100페이지 조금 넘는 '빵가게 재습격' 같은 것에 비하면 본전 생각은 덜할 듯 싶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잡문집이라는 것이 내가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떤 소설 보다 잘 읽히고 흥미 진진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중 못 읽은 소설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읽었던 소설은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매력을 가진 글들의 모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하여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잡문집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들의 (일종의) 거푸집(mold)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거푸집에 주물을 부으면 그대로 상이 나온다. 얼핏 보면 거푸집 자체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그 거푸집에 적당한 재질을 부어 넣으면 거기서 바로 얻고자 하는 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청동상이든 석고상이든 말이다. 소설을 소설로 이해하고 감동받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부족함, 덜 준비됨 등으로 인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적지 않다. 특히 외국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소화해내기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소설 작품을 몇번이고 읽고 또 읽어 완전히 소화될 때까지 재독 삼독하기가 쉽지 않은 노릇이니 소화가 덜 된채 책을 다 읽어놓고 재미 없다고 얘기하는게 나(혹은 우리들)의 일반적인 독서 습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을 읽으면 그가 평소 어떤 삶을 살았고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사물과 세상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고 이게 어떤 식으로 어떻게 소설로 연결될지 자연스럽게 상상된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가로서 소설에 집중하는 이면에 음악에 대한 깊이와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그는 하루 종일 재즈가 듣고 싶어서 20대 후반에 7년동안 재즈바를 운영한 적이 있으며 작가가 되어서는 손으로 원고를 집필하면서 오른 쪽 손이 혹사되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 바흐의 2 part invention을 연습 삼아 칠 수 있는 종류의 인간이다.) 그리고 레이먼드 카버나 챈들러, 스캇 핏제랄드, 그리고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샐린저등 미국 작가들의 수 많은 작품을 소설을 쓰는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과외로 번역하는 전문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설을 왜 쓰는지, 그에게 있어 음악이란 무엇인지, 미국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지 하는 것들에 대해 소소히 알고 나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다 읽어보고 싶어지는 욕심이 생기는 것을 주체할 수 가 없어졌으니 이 '잡문집'은 참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세계라는 원더랜드로 들어가는 토끼굴 같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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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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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이고, 다소 예술적 기질이 강한 서른 살 즈음의 한 청년이 잘 다니던 방송국에서 그만 나오라는 말을 듣는다. 그는 크게 주저하지 않고 얼마 되지 않는 전 재산을 털어 여행경비를 마련하고 미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도착하자 마자 미국을 몇 달 간 횡단할 중고자동차를 구입하여 자기의 생일선물로 자신에게 바치고 저 유명한 잭 케루악의 ‘On the Road’에 나온 여행 여정을 밟아 Route 66를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230일을 미국의 길바닥을 헤맨다. 헤매는 도중 사진도 찍고, 일기도 쓰며 낯선 환경에 자신을 무방비로 노출한 채, 고행도 수도도 아닌 젊은 날의 영롱한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청춘 예찬이다 뭐다 해서 젊음을 미화하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청춘에 대한 생각은 도올 선생이 인용한 화이트헤드의 정의와 부합한다. 화이트헤드는 자신의 저서 <관념의 모험>에서청춘의 가장 심오한 정의는 아직 비극에 노출되지 않은 생명이다.(The deepest definition of youth is, life as yet untouched by tragedy.)’라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청춘이 아름답다기 보다는 청춘의 추억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한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삶의 도전이 찾아왔을 때 수동적으로 응대하거나 아니면 한사코 문제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젊은이가 근본적인 차원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이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자신이 가장 동경하는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기 위해서 무작정 길을 떠나 아는 이 아무도 없는 낯선 곳, 아무도 자신의 어리광을 받아줄 곳 없는 곳에서 몇 일이고 몇 달이고 몇 년이고 부대껴 볼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값진 성년식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끊임없이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의 글은 생각보다 절제되어 있다. 이런 내면의 치열한 엉클어짐을 다 보여준다기 보다는 조금은 담담하게 자신이 여행하면서 겪었던 미국에 대해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낮은 목소리로 들려 준다. 몇 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 이야기까지도

하지만 우리는 알 수 있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서 그리고 그가 존경하는 작가 잭 캐루악을 통해서 그의 내면세계와 젊은 날의 불안과 고통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앞을 모르는 불안과 번민이야말로 청춘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불꽃을 태울 수 있는 연료인 것을

(p.s.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그의 사진은 이 책이 사진작가의 사진집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예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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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보컬에서 비밥으로 다시 쿨 재즈로...나의 재즈 편력을 담아 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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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고 창조적인 또 하나의 장르인 재즈, 내가 좋아하는 재즈 보컬 음반을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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