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불안정한 경로를 굳이 선택한 걸까, 선택하면서도 명확하지 않았던 동기를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나의 최대 가능성을 원해." 최대 가능성이라는 압축적인 다섯 글자로 머릿속이 정리되었다. 이 불완전하고 가혹한 세계에서,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성장해보고 싶다고 스스로의 욕망에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지구의 삶은 어떤 모습을 취하고 어느 위치에 있어도 결국 고통과 공포와 필연적인 죽음으로 연결되었다. 잠시의 기쁨은 이를 감추기 위한 기만이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존재를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