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은 새삼스러운 기분에 휩싸였다. 선영에겐 뚜렷하고 선명한 감각이 자신에겐 없었다. 경험과 취향이 뒤엉킨 애호의 감정이, 기술력과 품질과는 명백히 다른 마음의 자리가. 마음이라니.
지금의 결말이 최선이었을까, 가끔 후회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어제 쓴 글을 두고 오늘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작가노트-전지영) - P329
내가 준만큼 돌려받지 못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거리를 두고 그 사람과 관련되고 싶다거나, 위성이란 건 그런 느낌이야. 궤도를 이탈해도 원망 안 해.
난 아직 이 ‘어째서‘의 해답을 구할 수가 없어요. 아니면 ‘어째서‘란 질문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