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출판사] 얼론 투게더 - 혼다 다카요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도 하고 다시 타인이 되어 남이 되기도 하고 그렇게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 사는 한 사람이다 보니 이 책을 읽고난 후 이런저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건 저역시 그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인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쉬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요. 저는 참 솔직한 사람이라고 마음속에 진심을 숨기고 살았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말이죠. 어쩐지 제 자신에게마저 솔직하지 못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비겁한 사실에 맞닥뜨린 기분입니다. 창피한 느낌이랄까요. 마음이 무척이나 씁쓸해지는 기분을 맛보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그런가봅니다. 보고싶지 않은 것을 외면하고 살아감으로서 지금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새어나오기도 하는 그 마음이나 감정들은 누구에게나 있겠죠.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곪아터질지 모르는 아물지 않은 상처처럼 그렇게 조마조마하게.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만은 애써 괜찮은 듯 그렇게 마음을 포장하고 살아가잖아요. 들키고 싶지 않은 본심을 들켜버린다면 혹은 그 마음을 볼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어땠을까요. 사람들은 자기 자신도 가족도 아닌 타인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믿음을 가질까요.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제 주변의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믿음을 주었을까요. 과연 저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제 진심을 내보였을까요. 너무도 각박한 세상이라며 입버릇처럼 툭툭 내뱉지만 그런 세상을 향해 저는 손을 내밀어보기나 한건지 문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상처입은 자신만 아프다며 그저 내 상처만 상처라며 아우성치는 이기적인 모습도 보이고 진심은 한구석에 숨겨놓고 자신마저 속여가며 가식적인 모습으로 타인을 대하는 모습도 보이고 이래저래 참 -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마 작가는 이런 무거움을 안겨주려 이 책을 쓰신 건 아닐테지요. 저에게도 많이 무거웠지만 무거웠지만 다시 서서히 가벼워지는 이 느낌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네요. 이 책을 읽기 전 '미싱'이라는 다른 작품을 궁금해했더랍니다. 그랬는데 이 책을 읽기 시작함과 동시에 그 책도 바로 구입해버렸습니다 하하하 '얼론 투게더' 그저 가볍고 쉬운 책만은 아님이 자명합니다. 그렇다고 몇 장 읽다가 집어던질만큼 어려운 책 또한 아닙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그리고 시간이 좀 흐른 뒤 한번쯤은 다시 읽어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 나중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의 저는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려나 괜스레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