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카토 라디오
정현주 지음 / 소모(SOMO)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하루가 가고 한달이 가고 이렇게 일년이 지나갔죠

시간은 한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지만

힘든 일은 또 다시 찾아올지 몰라요

모든걸 내려놓고 싶은 순간에도 올거구요

그래도 새로운 날들을 생각하면서 같이 힘내보면 안될까요

오늘보단 내일이 조금 더 나을거란 그런 희망을 갖고 말이죠

 

_ 어느 라디오의 오프닝멘트

 



 

 

야행성 생활패턴을 가지게 된 제일 첫번째 이유를 꼽으라면

아마 내 대답은 단박에 라디오

이 책을 한장한장 넘길수록 역시 라디오작가님의 글이구나 하는 느낌이 물씬 들더라

왜이리 조금이던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뭉글뭉글

 

새카만 밤부터 시작해 별이 지는 새벽녘까지

틈만 나면 밤을 새워가며 듣던 라디오였는데

정말이지 티비도 책도 좋지만 라디오의 매력은 또다른 별개라며

열혈애청자를 외치며 열심히 듣던 내 모습이 떠올라 괜히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참 별일아닌 일상 이야기인데 어째 이렇게 느낌이 감성이 툭툭 묻어나는걸까

어떻게 하루도 안 빼놓고 이렇게 매일매일매일 꼬박꼬박 글을 쓸 수 있는거지

이거 정말 아무나 못하는 일이다

근데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매일 쓰는 글이 진짜야

 


 

스쳐가버릴 뻔하였으나 내 안에 머물러  

중한 기억이 될 시간을 만난다

한 줄 한 줄 손으로 짚어가며 책을 읽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만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살피는 눈길로      P.165

 



 

 

. . . 역시 감탄스럽다

 

나도 저렇게 글을 쓰고 싶다

문장이 그저 글자가 아니라 물흐르듯 리듬을 타는 느낌이랄까

보이지 않는 곳에 라디오 애청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라디오에서 나오는 남일같지 않은 조곤조곤한 이야기들과

소름끼칠만큼 멋드러진 음악들이 귓가를 울릴때면 으 -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는데 아마 그건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희열

 

하하하 세상 참 좁다고

책 속에 등장해주시는 홍대 카페들이 참 반갑더라

나도 여기 갔었는데 나도 이 커피 마셔봤는데 하며 신기해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타자기라던가 필름카메라라던가 핸드폰을 꺼놓는다던가

나도 모르는 어느새 공감하고 있는 이야기들

읽을수록 부러웠고 읽을수록 멋지다 싶었다

요새 한참 빠져있는 여행에세이와는 다른 마음으로 애정이 가는 책이었다 나에겐 -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런 설레는 기분은 느낄 수 없었을테지

참 잘 -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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