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누나는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엄마를 찍었다. LCD 화면에 비친 엄마는 입는 옷에 따라서 삼십대였다가 오십대였다가 또 사십대가 되었다. 엄마에게는 당연했겠지만, 큰누나에게도 그 옷들 하나하나에는 추억들이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그날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큰누나 역시 여중생이었다가, 지방 종합병원에 실습을 나간 간호대 학생이었다가, 여고생이었다가……… 아무튼 두 사람은 그 겨우내 인생의 시간을 종횡무진 가로질렀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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