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이 천천히 지나고 찾아온 봄. 내게는 길고 긴 시간이었다. 지은에게는 아닐 것이다. 알면서도 바라고 있다. 그만 잊어버리기를. 틈만 나면 베란다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 눈으로 보는 십일층 아래 저 아득히 먼 땅이 문득 가깝게 느껴지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나에게도 몇 번이고 그런 순간이 있었다. 뛰어내리면 안아줄 것처럼 저 땅이 나를 반기는 순간이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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