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을 보내는 짧은 의식이 끝나고 경 앞에 남은 건 민을 이해해야 하는 기나긴 시간이었다. 가까운 사람이 한 그 엄청난 선택을 되짚어가는 것은, 그가 혼자 그 결정을 하고 그걸 정말로 실행하기까지의 마음 상태를 따라가는 것은, 두려웠을 것이 분명한 그 순간을 반복해 떠올리는 것은, 남은 사람에겐 익숙해지지 않는 고통이었다. 경은 지난 일 년간 그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했다. 삼십 년이고 사십 년이고 죽을 때까지 그 과정을 반복하리라는 것도 알았다. 자다가 일어나면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숨이 턱까지 막혀왔다. 그때마다 마지막에 남는 감정은 민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보고 싶다는 것 말고 다른 감정은 다 가짜였다. 경은 민이 보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