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9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9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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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적고 나니 좀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구나. 데헷.

《트렌드 코리아》시리즈가 이토록 인기있으며 이제 권위있는 스테디셀러 시리즈인데 처음 읽어본다니 좀 멋적다. 그만큼 세상만사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도 하고, 그 이유로 세상은 어쩔 수 없이 버텨내어야 하는 것이라는 염세적인 세계관을 30년 넘게 가져왔기에 세상을 증오하면 증오했지 별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이 돌아가는 추세를 살펴보고 관심을 갖게 만든 것은 모두 페미니즘 덕분이다. 나를 사랑하고, 세계를 조금 더 긍정하게 도와주었으니까. 내 리뷰는 어째 항상 책 주제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는 개인적인 고백으로 시작하는 것 같네. 하하.


작년도 예측에 대한 보고서로 시작하고, 2019년의 트렌드를 PIGGY DREAM이라는 mnemonic code로 정리하였는데, Play the concept, Invite to the ‘cell market’, Going new-tro, Green survival, You are my proxy emotion, Data intelligence, Rebirth of space, Emerging ‘millennial familiy’, As being myself, Manners maketh consumers 이하 10가지 주제로 트렌드 분석이 이루어져 있다. 세포마켓, 뉴트로 스타일의 유행, 환경보호가 이제 필수가 되어버린 필환경시대, 데이터 인텔리전스, 밀레니얼 가족과 같은 주제들은 딱히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나 조차도 올 한 해 서서히 대두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던 주제들이다. 다 읽자마자 까먹지 않기 위해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주제들에 대해서 리뷰해 본다.


세포마켓의 대두는 인스타그램의 소위 ‘팔이피플’ 주도하에 선주문 후판매라는 형식을 통해 유행하는 방식을 흔히 보았는데, 탈세와 법망을 피해간다는 역기능에 대한 훈계어린 지적만 뉴스 기사에서 흔히 접했었다. 이러한 세포마켓들의 대두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가치의 분석은 잘 볼 수 없었는데, 이 책에서 읽고 난 후 깨달은 바를 덧붙이자면, 이러한 방식의 마켓은 환경 의식이 이제는 필수가 된 시대에도 분명 큰 장점이 된다는 것이다. 산업혁명 이래 기존 대기업들이 주도해왔던 대량생산 후 수요와 공급 사이의 간극을 읽지 못해서 새로운 상품들이 대량 폐기처분되는 자원의 낭비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인스타그램의 개인 판매자들이나 텀블벅에서 진행되는 여러 프로젝트를 보면 더 많은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기획이 채택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가 생산을 주도하는 변혁을 이루어 내는 인식의 전환이기도 하고 세포마켓을 통해 같은 가치나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간의 연대 의식이 강화되는 선순환도 이루어낼 수 있다. 물론 유명세를 이용해 저질의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들을 걸러낼 수 있는 사회적 장치의 마련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뉴트로는 기존의 ‘레트로’와 차별화를 위해 네이밍된 개념이다. 유행이 돌고 돈다는 거야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저자들에 따르면 아주 어린 시절 혹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계가 익숙한 세대들이 이를 주도한다는 점에 있어 기존의 개념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대들은 동시대의 고도로 세련되고 정제된 컨텐츠들에 대한 피로감에 적극적으로 새롭게 가치를 창조하여 아날로그 시절의 컨텐츠들을 발굴해낸다는 개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뉴트로 또한 분야가 다양하여 한도 끝도 없으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 분야만 예로 들어 보겠다. 멜론과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펄 시스터즈’처럼 1980년대 옛날 가수들의 음원에 달린 댓글들을 간혹 보면 “뭐야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데 개힙해… 개쩔어”와 같은 귀여운 댓글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거의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신드롬급 이슈가 된 《보헤미안 랩소디》의 폭발적인 인기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퀸의 전성기때 팬이었던 4050세대들이 주 관객층이었다면, 후의 신드롬을 몰고 온 세대는 현재의 20대인 90년대생들이다. CGV와 같은 영화 연령층을 보면 20대 여성들이 거의 신드롬을 주도했는데, 역시 멜론과 같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나 유투브의 퀸 음악 관련 컨텐츠의 댓글창을 보면 ‘퀸을 듣고 나서 요즘 팝이나 가요들을 다시 들으니 세련되긴 했는데 소울이 없고 노래같지도 않아 그 좋아했던 최애 가수들의 음악조차 못 듣겠다’는 열렬한 신앙고백(?)으로 가득하다. 이들은 영화관을 콘서트장으로 만드는 새로운 문화적 현상마저 창조해냈다. 뉴트로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은 문화의 공유가 이루어졌다는 제보가 이어지는 아름다운 사례들을 접하면 뭉클하기까지 하다. 아, 참고로 이 책에 위의 음악 분야가 자세히 소개된 것은 아니고 본인이 이 책에 제시된 뉴트로 개념을 내가 접한 음악에 응용해서 리뷰하는 것임을 밝힌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4차혁명전문가 및 미래학자들의 저서를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는 이미 우리의 아이덴티티의 확장이라고 지적한다. 방대한 데이터들이 생성되고 수집되며 이러한 데이터들은 정보가 되고 정보가 지식이 되며 이를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느냐, 이용 방식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지혜가 된다. 저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data+decision의 합성어로 데시전dacision이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지금은 데이터가 무궁무진할 정도로 방대한 시대이나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을 적확하게 제시하는 주체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며 이를 잘 활용하는 자가 승자가 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는 항상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미치게끔 악용된 유명한 데이터 스캔들의 전례(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 개인정보 유용)도 있었고 말이다. 과거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같은 사건들은 이제 그냥 애교로 보인다. 나의 아이덴티티의 확장인 모바일 기기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악용된다면 내 사상까지 검열받는 섬뜩한 사회를 상상하긴 어렵지 않다. 물론 인류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러한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한 해답을 찾아내리라 믿는다. 이처럼 대량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맺음을 주제로 한 소설을 정확히 10년 전인 2008년에 써서 국내 주요 문학상 공모전 몇 군데에 출품한 적이 있었는데 근처도 못 가보고 죄다 낙방했었던 기억이(하하^^;) 떠오른다. 다시 글을 써볼까 하는 욕구가 솟아오르는고나.



필환경시대.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운동권이거나 여자거나 재미없는 고루한 범생이들과 같은 이미지였고 2000년대 후반 들어 점차 ‘에코백’과 같은 상품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환경 문제는 유행을 떠나 필수적인 문제로 전세대의 공감을 얻고 있다. 올 한해만 보더라도 비닐봉지 등 일부 재활용 품목이 수거되지 않았다거나, 이상기온현상, 초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계란 파동과 같은 이슈들이 굵직굵직하게 터져 왔고 제아무리 환경보호에 대한 감수성이 둔감한 사람이라도 이제는 나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스웨덴이었나,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북유럽의 한 국가에서 한 청소년이 현재의 환경 정책에 불만을 갖고 거의 1년 가까이 학교를 가지 않으며 시위를 하여 기성세대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그녀의 슬로건 중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나는 이런 지구를 물려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는 뉘앙스(정확한 내용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의 피켓이었다. 기성세대들의 비겁함을 정확히 찌른 문구였으며 이어서 그들의 죄책감을 통해 행동까지 이끌어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지구를 소유한 것이 아니고 잠깐 빌려 쓰는 것이기에 후손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줘야한다는 이야기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닳고 닳도록 들었는데 지금의 새로운 세대에게는 이것이 정말 생존권과 직결된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환경 감수성이 섬세한 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고무적이라 생각되며 반갑다.



밀레니얼 가족. 가족의 해체, 1인 가족의 대두와 같은 추세는 나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말을 다시 하기에도 입이 아플 정도이다. 기존의 낡은 가부장제의 유지로는 절대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을 이루어낼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정책 입안자분들은 제발 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헛다리좀 그만 짚으시고 말이다. 근데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 이건 뭐냐. 가사 노동의 시간을 줄이고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새로운 어머니상을 소개하면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드라마 제목을 패러디한 것 같긴 한데 이게 웬 시대에 역행하는 여성혐오적 네이밍 센스인가. 언뜻 보면 밥은 안 하고 외모만 가꾸는 젊은 엄마 이야기로 보이는데, 여성의 자기 계발은 외모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지양해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어 굉장히 불편하네.



나나랜드. 한국 사회는 튀지 않는 걸 강박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이며 공동체 내에서의 압력에 따라 개성을 말살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제는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 남이 뭐라고 하든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대두되고 있다는 주제였는데, 엇 이게 뭐지? 여기에 ‘탈코르셋’을 가져온 것이 화가 난다.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의 신체에 대해 주체로서의 여성을 소외시키는 인식론적 무단 점유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운동이며, 여성 해방을 위해 여성이 주체가 되어 발생시킨 적극적인 담론이다. 그런데 이를 ‘타인이 지적하는 외모 지상주의로부터의 해방이자 여남을 떠나 모두에게 자존감 문제’로 대두된다는 식으로 ‘쓰까’먹으려는 시도를 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트렌드 코리아 팀은 탈코르셋 주제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든지 아니면 2020판에서 무리한 시도였다고 인정하는 피드백을 주기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감정대리인. 이 책에서 다뤄진 트렌드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지점이다. 내 가치관과 맞지 않는 트렌드였고 따라서 예측조차 힘들었던 트렌드였기 때문이다. 나는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살면서 어디에서든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편이었으며 미움을 많이 받았었다. “여자가 뭐 저렇게 단호박으로 말하느냐”라고 말이다. 서열과 위계 문화가 만연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표출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특성상 감정을 대신 표출해주는 컨텐츠가 인기라는 것이다. 살면서 직접적으로 대인 관계와 역경을 통해 겪을 수 있는 힘든 감정과 그를 통해 문제 대응 능력과 인격의 성숙이 이루어지는 과정들은 회피하고, 맥모닝처럼 일회적으로 감정을 소비하는 트렌드에 대한 우려도 지적한다. 디즈니 픽사의 명작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주인공 어린이는 기쁨보다는 슬픔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하지 않았던가. 이 책에서 다뤄진 내용은 아니지만 요즘 우려스러운 것은 컨텐츠 들에서 내 감정을 대신 속시원하게 해소해주면 ‘사이다’, 그 반대면 ‘고구마’라는 식이 유행인데, 사건과 갈등의 복잡한 맥락은 읽지 못하고 무조건 ‘사이다’ ‘고구마’ 거리는 것을 보면 착잡하기 그지없다. 예를 들면 화제가 되었던 웹툰 《며느라기》 댓글창에 좋은 의견도 많았지만 결말을 두고 작가님 사이다 안 주냐 광광거리는 댓글들 보면 한숨이 나왔다. 가부장제 하에서 가사노동이 여성들에게만 지워지는 이 부조리한 현실을 각자가 실천적으로 바꿔나가자는 제안을 암시하는 좋은 결말을 두고 무구영 죽이는 ‘사이다’ 결말 어딨냐 댓글들을 보자니 하아…. 할많하않.



할 말이 많은데 너무 길어지니 이만 마무리해야지. 불편한 지점들이 몇 군데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트렌드를 훑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올해 첫 스타트를 떼었으니 매년 꼭 챙겨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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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엠제이 드마코 지음, 신소영 옮김 / 토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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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The Millionaire Fastlane’, 제목 한번 정말 잘 지었다. 제목이 확 눈에 띄어 잡게 되는 책은 대개는 독자들에게 어그로를 끄려고 다소 무리하게 가져다 붙인 책들이 많은데 다 읽어보니 어그로를 제대로 잘 끌면서 책의 핵심 내용을 그대로 요약한 제목이었다. 말 그대로 남들보다 빠르게 부자가 되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2013년에 나온 책인데 아직도 대형 서점 매대에 꽤나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자리잡고 있길래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소장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어서 중고 시장을 뒤져보았으나 당췌 매물이 나오지도 않고, 도서관에서도 예약이 밀려 예약불가인 곳이 많아 힘들게 찾아 한참 기다려서 읽었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주문 고고씽!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나는 다소 꽃밭에서 사는 유형의 인간인지라 딱히 기를 쓰고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은 부자가 되려는 사람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자아 실현을 위해 노력하려는 사람들 또한 교훈으로 삼을 만한 이야기가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 있는 이야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론이므로 기본적으로 불편하더라도 승자독식 체계를 인정한 다음 읽어 나가야 한다. 부를 여럿이 나누는 분배의 정의는 이 책의 목표가 아니니까. 저자는 젊은 나이에 람보르기니를 소유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달려왔으며 웹서비스 회사의 성공으로 돈방석에 앉았으며 37세에 은퇴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 가치관과는 좀 맞지는 않아서 불편한 점은 우선 제쳐두고, 구체적 목표의 실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체계적으로 분석, 접근하여 노력한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 참 대단한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말했듯 승자독식이므로 당연히 나의 베팅이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는 철저한 목적 아래 확률론적인 접근을 사용하고 있으며, 다 읽고 나서 결론을 내리자면 역시나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 점이 적잖은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지점인 것 같다. 모두에게(나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저자의 관점으로 이 책의 성공을 해석해 보자. 저자에 따르면 ‘돈이 열리는 나무’의 씨앗 다섯 가지는 임대 시스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 콘텐츠 시스템, 유통 시스템, 그리고 인적 자원 시스템이다. 저자는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 카테고리 중 하나인 웹서비스 사업으로 부자가 된 후 은퇴하고 이 책을 썼다. 그는 부자가 되는 정보를 이 책에 정리하여 판매하였고, 베스트셀러로서 성공했다. 정보란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복제가 쉽고 이윤을 남기기 좋은 아이템이다. 다만 저자가 말한 ‘진입의 계명’에 의하면 ‘진입 장벽이 낮을수록 그 길의 유효성은 감소하는 반면 경쟁은 치열’해지며 낮은 진입장벽을 넘어서려면 남다른 탁월함이 요구된다. 재테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책은 시중에 널리고 널렸다. 그러나 이 책은 소위 대박을 쳤으며 ‘진입의 계명’을 위반했으나 유효한 이유는 ‘탁월’한 방식으로 책을 구성하였기 때문인데, ‘다량의 욕구를 해결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해 가치를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순이익 = 판매 개수(규모) * 단위당 이익(중요도) 공식을 기억해야 한다. 이 공식에 적용했을 때 이 책은 ‘빨리 부자가 되는 법’이라는 다량의 강력한 욕구를 제시하는 컨텐츠이고 복제가 쉬운 아이템이다. 그러나 읽고 나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왜 불편한 사람들이 생기는가? 


흥미와 헌신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흥미 있는 사람은 책을 읽지만, 헌신하는 사람은 그 책을 50번 응용한다. (중략) 흥미는 세 번째 실패 후 단념하게 하지만, 헌신은 백 번의 실패 이후에도 지속하게 한다. p.251.


불안정성 속에서 남들과 다른 전략을 일관적으로 뚝심있게 밀고 나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위의 인용구처럼 나도 흥미가 있어 책을 읽었지만 부의 추월차선을 타기 위해 딱히 50번 응용하며 책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그냥 범인이니까.



다만 내 삶의 가치와 맞는 부분들을 교훈으로서 주워 담아 삶의 교훈 노트에 메모한다. 정리하자면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인간이 아니라 가치를 생산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며, 단순한 자기 만족을 위한 개인적 관심사가 아니라 타인의 니즈를 읽을 줄 아는 통찰력이 필요하고, 부의 증식을 위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의 사업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흔들리지 않는 주관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실현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며, 그리고 철저하게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최적의 확률을 찾기 위한 프로세스대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가장 중요한 교훈은 시간이라는 변수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를 잊으면 시간을 허비하는 노예가 되어 살아가기 쉽다는 것이다.


방법론 중에서 인상깊었던 것 밑줄. 살면서 소소하게 이것저것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도 잘 사용하고 있던 방법이었다.

첫 번째 의사 결정 도구는 최악의 결과 분석법(WCCA)이다. 이 전략은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과 잠재적 결과를 분석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 분석법에 따르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봐야 한다. 

1) 이 선택에 따른 최악의 결과는 무엇인가?

2) 그 결과가 나올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3) 그 정도 리스크는 받아들일 수 있는가? pp. 217-218



+ 앞서 여러 번 밝혔듯이 더불어 잘 사는 삶에 대한 고민을 중점적으로 독서를 하는 분들에게는 불편한 지점이 적지 않은 책이다. 솔직히 나 또한 읽으면서 감탄하는 한편 불편했던 부분들도 있었음을 인정한다. 다음을 보자. 


다음 중 무엇이라도 100만 명에게 제공해 보라.


1) 기분을 좋게 해 주어라. 

2) 문제를 해결해 주어라. 

3) 교육해 주어라. 

4) 외모를 발전시켜라. (건강, 영약, 옷, 화장) 

5) 안전을 제공하라. (주거지, 안전예방책, 건강) 

6)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라. (사랑, 행복, 웃음, 자신감) 

7) 기본적인 욕구(음식)부터 외설적인 욕구(성욕)까지 충족시켜라. 

8) 삶을 편하게 해 주어라. 

9) 꿈과 희망을 고취하라. p.268.


위의 전략을 잘 따라서 돈방석에 앉은 이들의 많은 전례가 떠오르는데, 한줄한줄 읽으면서 섬짓한 느낌이 들었다. 목표가 부의 증식이고 가치판단이 배제되니 사회적으로 강력하게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증식하는 냉혹한 자본의 실체와 생생하게 목도한 느낌 때문이다. 돈 나무가 되는 어떤 컨텐츠들은 사회적 불의에 해당하는 강력한 통념과 차별, 혐오를 강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음이 떠오른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 카르텔에서 불법 촬영물을 달랑 100원에 팔았지만 ‘규모’가 큰 시장(수많은 남성들)의 ‘외설적인 욕구’를 해결해 주었기 때문에 불티나게 팔렸고, 돈을 벌기 위해 여성의 기본권 침해와 인격살인이라는 윤리적 문제 의식 따위는 전혀 필요 없었다. 저자는 ‘다음을 100만명에게 제공해 보라’고 하였는데 양진호 일당은 이 법칙을 아주 잘 알았던 것이 틀림없다. 별다른 자본 없이도, 심지어 적지 않은 여성들이 목숨을 끊었는데도 ‘유작’ 마케팅으로 더욱더 떼돈을 벌 수 있었으니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부의 추월차선은 많은 이를 이롭게 하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길도 포함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무조건적 증식이라는 부의 본질적인 속성에 대해 목도하고 나서, 부자가 되고자 하는 개개인의 욕망이 많은 이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무조건적인 부의 추월차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성숙한 사회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더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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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력의 재발견 - 자기 절제와 인내심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
로이 F. 바우마이스터 & 존 티어니 지음, 이덕임 옮김 / 에코리브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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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이 강림하여 절제력도 없이 신나서 책 쇼핑만 해 놓고 읽지 못할 때마다 자괴감에 휩싸이곤 했었는데, 요즘은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면서 초조해지는 강박관념을 버렸다. 비록 잠시 찬 밥 신세가 되어 잊히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놓지 않은 주제이면서 필요하면 언젠가는 다시 찾아 읽게 된다는 것을 다년간의 독서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2018년 재발견한 책. 의지력이 너무 나약해서 자극 좀 받으려고 5-6년 쯤 전에 사 놓고 읽지 않아 책장 한 구석에 얌전히 숨 죽이고 있던 책이었는데 요즘 다시 의지 박약 상태가 되어버린 나를 도우시려는 신의 계시인지, 최근 번뜩 눈에 띄어 단숨에 읽어내렸다. 다만 읽고 바로 감상을 남겼어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두 달이 넘어 리뷰를 적으려고 하니 감동만 남고 막상 체계적으로 언어화된 감상은 거의 남지 않아버렸네. 나의 언어로 재정의가 확고히 되지 않은 채 많은 부분이 증발해버렸다. 하아. 크게 자극을 받고 도움이 된 책이었는데, 역시나 짧게라도 감상문을 적지 않으면 금세 휘발되어 버린다. 주의하자. 


사설이 길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니 적절한 때에 효율적으로 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이다. 저자들은 “생각, 느낌,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이 소진된 상태”를 ‘자아 고갈’ 상태라고 정의하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역설한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회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자아 고갈 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은 인간 본성임을 보여주고, 생리학적인 연구 결과로 이를 뒷받침한다. 의지력 발휘를 위해 뇌는 상당한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포도당 고갈상태가 되고 결과적으로 더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따라서 기초적 욕구를 지향하는 원시뇌의 지배하에 떨어지게 된다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가설을 제시한다. 위로가 된 것은, 의지력이 강하다고 널리 알려진 사람들조차도 당연히 자아 고갈 상태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저자들은 어떤 요인들이 자아 고갈 상태를 가속화시키며 따라서 어떤 전략이 유효한지, 특별히 의지력이 강한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하며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지 보여준다. 


굉장히 재미있는 사례가 많았는데 읽은 지 두 달 정도 지나서 다 기억은 안 나서 아쉽지만 몇 가지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던 예를 들면 다이어트 산업이 흥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히 실패율이 거의 100퍼센트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본과 3학년 때 한 외과 교수님께서 위장관의 생리학과 호르몬 조절에 대한 강의 도중 비만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 몇 가지를 소개하시며 다이어트 산업은 사기꾼 산업이라고 일갈하셨는데 (일종의 불편한 진실) 맞는 말이다. 단기간으로 보면 급격히 감량한 것이 가능해 보이지만 10년 내에는 거의 100퍼센트의 확률로 본래 체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분명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이 정신적 지주가 되어 강한 정신력으로 많은 다이어터들의 귀감이 되며 그들을 이끌어 주고 있는 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 책에 따르면 사회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사회적 선언’효과인 것인데, 유명인이고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위치라는 사회적인 강력한 체면이 그들에게 놀라운 의지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들도 요요가 찾아오지만 대중 앞에 서기 위해 다시 뼈를 깎는 절제력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몇 년 후에 또 체중이 불었다가 다시 감량하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들에게 음주나 금연 교육을 할 때 중요한 전략 중 하나가 금연일이나 금주일을 정하고 되도록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언하라는 것이 이를 응용한 것이다.

내가 배운 또 좋은 전략은 많은 일들을 습관화시키라는 전략이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 아침에 침대에서 빠져나오는 데에 의지력을 낭비하게 되고, 앞서 기술했듯이 의지력은 한정된 자원이므로 결국 그날은 망쳐버리고 ‘나레기’라면서 자기비하를 하게 되는 것인데(아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상의 많은 부분들을 의지력을 사용하지 않게 습관화를 하라는 것이다. 가장 흔한 예로 매일 아침 영어 학원을 등록한다든지 말이다.

종교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종교인들이 비종교인들에 비해 자기 절제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재미있었다. 종교인들은 그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신이 도와주셔서’라고 믿겠지만, 좀더 보편적인 사회과학적 시각으로 해석을 해 보자면 종교 집단마다 특유의 공동체 규범이 확고히 자리잡아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공동체 속에서 같은 교인들과의 친교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절제력을 더욱더 내면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한경쟁시대에서 감수성이 섬세하며 의지력이 나약한 사람들은 낙오자라는 딱지가 붙거나 결핍이 있는 모자란 사람으로 취급받기 십상이고 나 또한 스스로의 의지력 부족을 나약한 정신력 문제라며 생각하고 자책하곤 했었는데, 큰 위안이 되었다(하하). 기타 재미있는 사례가 넘쳐나서 정말 즐겁게 읽었다. 이과계통 전공이고 문알못이라 인지심리학 실험은 항상 볼 때마다 그 재치와 기발함에 무릎을 치거나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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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계미래보고서 2018 -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18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4차 혁명 시대를 앞두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의 진보가 점점 더 가속화되는 것이 이 분야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게도 체감이 되며,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4월에 구입해놓고 다른 과업들 때문에 치여서 읽지 못하다가, 제목이 《세계미래보고서 2018》인데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지 못하면 엄청난 자괴감으로 남을 것 같아서 뭔가 숙제같은 느낌으로 허겁지겁 다 읽고 나서 리뷰를 남기려고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이미 절판된 책이라고 뜬다. 미래학자들은 역시 참 부지런하시구나. 하하.


사실 좀 더 어렸을 때는 인간 본성에 대해 시니컬하고 회의주의적, 패배주의적 시각이 커서 미래학에 대해 냉담했었고 여전히 인간 본성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읽으면서 가끔은 미래예측서 특유의 낙관적이고 희망찬 서술이 뭔가 오글거리고 거부감이 드는 요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미래 예측에 대해 개괄하기 좋았고, 기술의 진보가 인류의 발전과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 저자들의 인간 본성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이나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빠지지 않고 점검하면서 대비책 또한 제시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아무리 인간이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끼며 막고 싶어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인류는 호기심 많은 창조적인 종족이고 그간 불가능해보였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해 왔던 무수한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았던가. (특이점이 오면 기술이 기술을 진보시킨다고는 하지만)

마인드 업로딩Mind uploading,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일상화. 영화에나 등장하는 상상으로 생각했는데 기어이 이 기술을 현실화시킬 단초가 보인다니 참 대단하다. 2031-2035년 사이에 알츠하이머가 정복된다는 이 책의 예측이 맞는지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서 지켜봐야겠다.


흥미있었던 주제들을 정리한다.



2018년에 주목해야 할 10대 신생 기술


1. 액체 생체검사liquid biopsy - 사실 나의 의학적 지식으로는 어떻게 target organ의 조직과 세포의 분석이 아닌 혈액검사로 이상이 있는 조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인지 상상이 잘 되지 않으며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의심스럽기도 하여 시간이 있다면 이 주제에 대해 더 자세히 찾아 읽어봐야겠다.

2. 공기 집수 기술 - 다공성 결정체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을 추출하는 방법.

3. 딥 러닝 - 몇 주 전 아이폰의 ios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 저장된 사진을 뒤적이다가, 아이폰 사용 이래 6-7년간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해온 수만 장의 사진 중에서 자동적으로 고양이 이미지만 골라서 카테고리에 넣어준 것을 보고 경악했었던 기억이.

4. 태양광을 통한 액체 연료 - 나뭇잎을 모방, 인공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술. 연소로 매출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연료로 변환되는 폐쇄계를 만든다는 이야기인데 역시 나의 아주 짧은 물리학적 지식으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궁금하고, 가능하다면 굉장히 흥분되는 일일 것이다.

5. 인간 세포 지도 - 모든 조직의 모든 세포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목표. 인류의 지적 욕구과 호기심은 역시 대단하다.

6. 정밀 농업 - 작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맞춤형으로 만들어 수확량과 작물의 품질을 높이며 물과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는 기술.

7.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적정 가격의 촉매- 희귀금속이며 값비싼 백금 촉매의 대체제 개발.

8. 게놈 백신

9.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디자인 - 친환경적인 건물의 설계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혁신적으로 줄인다.

10. 퀀텀 컴퓨팅


인공지능의 진화에 대한 예측을 살펴보면, 2024년에 번역 능력, 2026년에 고등학교 수준의 에세이 쓰기 능력, 2027년에 트럭 운전 능력, 2031년에 매장에서 일하는 능력, 2049년에 베스트셀러를 집필하는 능력, 2053년에는 외과 전문의의 능력에서 인간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정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가상현실을 비롯한 새로운 도구들이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뉴스는 좋은 소식이다. 미국의 마약 중독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마약중독 문제는 한국인들이 믿는 것처럼 쾌락을 위해 마약을 사용한다기 보다는 제약회사의 로비에 그 뿌리가 있다고 하는데, 암성 통증 치료에 쓰이는 아편계 진통제를 쉽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하였고, 처음에는 관절통이나 근육통 같은 가벼운 증세로 이용하다가 중독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으며 심각한 사회문제와 비용적 손실을 초래하는데 가상현실을 통한 통증 치료가 개발된다면 분명 이러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데스크포그래피Desktopography라고 불리는 증강현실 기술도 기대된다. 작은 프로젝터와 심도 센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모든 표면 위에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를 투사하는데 이 기기는 전구 소켓에 끼워 넣을 수 있다고 하며 아이언맨처럼 모든 표면을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로 바꿀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3D 프린터 기술


3D 프린터 기술은 계속 진보하고 있으며 2017년에 글로벌 타이어 제조업계의 선두주자인 미슐랭에서 개발한 클린 타이어 '비전Vision'은 타이어와 휠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가볍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으며 재충전이 가능하고 유기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져 친환경적이다. 건설업에서는 도시를 프린팅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아디다스와 리복에서는 이미 3D 프린터로 신발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인공장기 생산 분야로 과연 3D 프린터로 인공 장기를 생산해내는 기술의 여러 가지 한계는 언제쯤 극복할 것인지이다. 




생체인식기술


생체인식기술의 발달은 모두가 크게 실감하는 분야일 것이다. 이미 공항 출국 심사에서 활용도가 높아졌으며, 특히 나는 아이폰X 유저인데 10개월째 사용하면서 학습을 통해 얼굴인식 속도와 정확성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얼굴인식카메라를 통해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을 식별하여 스크린에 경고하는 의미로 즉각 공개하는 범국민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고 한다. 고객의 얼굴을 스캔하여 감정에 대응하도록 상용화되었다니 혀가 내둘러진다. 그렇지만 이 기술은 프라이버시 침해, 생체인식정보 악용과 같은 문제로 대두될 여지가 크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경제의 도래


비트코인 하면 막연히 투기성이라는 인식만 있었는데 저자들이 블록체인의 의의에 대해 큰 장을 할애하여 설명하였기에 문외한인지라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 놓는다. 사실 아직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출범 자체가 자유주의적이며 반정부주의적이었으며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일반인에게 권력을 골고루 나누어 주는 스마트 계약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이 강력한 근본적인 이유는 사용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확인되는 분산형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이란다. 기존에 공인 받은 제 3자만 검증, 기록, 보관할 수 있었던 금융회사의 중앙 집중형 장부 서버를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하는 기술이며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고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솔깃했는데, 세계 인구 중 20억 명은 아직도 은행이 없는 곳에서 살고 있는데 이들에게 인터넷 접근성이 높아지고 가상화폐가 연결되면 국가와 상관없이 단일통화를 사용하게 되고,국가는 이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서 힘을 잃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 부분이다. 코인과 토큰은 모두 흔적이 남기 때문에 절대로 부정부패에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가 없어지는 짐바브웨에서는 이미 비트코인만 통용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이다. 2017년 5월 31일 요르단의 아즈라크 캠프에 있던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원조를 받았는데 이더리움을 통한 전자 바우처 형태로 유엔세계식량계획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그 밖에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여러 가상화폐들이 있는데 스위치토큰은 신 재생에너지인 태양열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가치로 reward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환경혁명이며 인류 최대 과제인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AI 블록체인 기술을 융합하여 화석연료를 태양광으로 바꾸고자 하는 거대한 시민운동이라고 의의를 설명한다. 싱귤래리티넷 토큰은 선의를 가진 인공일반지능과 특이점의 가속화를 추구하는 가상화폐이다. 참 공부해야 할 분야가 많다.



자율주행차가 만드는 새로운 세계


중국은 자동차산업은 후발주자지만 전기자동차 산업에서는 선발주자에 해당되며 이미 재생에너지 자동차 의무생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18년부터는 전체 자동차 생산량 중 8퍼센트를 전기자동차로 생산해야 하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대도시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아직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일 것이며 가장 큰 전기자동차 시장의 공략을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자동차 기술을 진화시킬 수밖에 없고 기존의 석유를 이용한 자동차는 점점 사장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자율주행차가 바꾸게 될 미래의 모습들로,

1.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간의 기술, 조정력, 반응 능력보다 뛰어난 정확도로 진보할 것이며 '최소한 자율주행차는 집에 돌아오기 전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2.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의 25퍼센트는 자동차 때문이다. 

3. 집값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도로와 주차장이 상당히 많은 도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가 자동차를 대체하게 되면 많은 주차공간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남는 토지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직장에서 멀더라도 주거비가 싸고 환경이 쾌적한 곳에 거주할 수도 있다.

4. 모든 것이 배달된다.

5. 자동차 브랜드의 가치 변화. 자동차 브랜드에 부여하는 가치가 감소된다. 

자동차를 팔아야 이익이 생기는 자동차 제조업은 소멸하고 '서비스로서의 운송Transport as a Service, TaaS' 개념으로 대체된다.



배양육과 인공지능 레시피


육류 소비를 줄여야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유명하다. 중국의 경우 중국 국민의 고기 소비를 50퍼센트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니 참 놀라운데, 이는 지구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해서 기후변화 운동가들에게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기술의 진보를 통한 배양육이 개발되었으며 상용화가 시급하다. 또한 사진만으로 음식에 들어간 재료와 요리 방법, 칼로리를 파악할 수 있는 독창적인 인공지능 신경망이 개발중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이용자들이 업로드한 음식 사진 데이터베이스가 방대한데 이런 데이터들이 기초 자료로 이용되는 것이다. 집단적인 이용자들의 발자취들이 기술의 진보를 이룬다는 것이 이러한 것인가 싶으며 한편 생각없이 인터넷 공간에 올린 사진들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들을 상상해 보았을 때 그 끝을 알 수가 없기에 섬짓하기도 하다.




혁신적인 농업 자동화 시스템


저자는 농업 분야에서 사용될 로봇은 자연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자동차 공장의 로봇보다 훨씬 더 유연하며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하퍼아담스 대학교에서 세계 최초로 로봇에 보리농사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여 첫 수확을 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니 경이롭다. 현재 기술로서 위성 시스템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날씨 데이터 및 기타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하여 작물 수확량을 99퍼센트의 정확성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정확한 작황 분석은 식량 문제가 기근과 정치 불안과 같은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같은 예측이 힘든 문제도 있으며 따라서 통제환경농업에 대한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프라이버시의 종말과 개인 정보의 새로운 정의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는 지금과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두뇌-기계 인터페이스가 이루어지면 뇌 해킹이 이루어지게 될 위험성이 크다니 오싹해진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는 이미 기술과 인터페이스되어 있는 사이보그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 기기는 우리의 정체성이 확장된 것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기억을 저장하고 정보를 검색하며 서로 통신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디지털 세계는 이미 물리적 세계의 확장이라는 관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 세계에 알게 모르게 많은 발자국을 남기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신원과 관심사와 견해와 성격을 공유하는 개방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면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는 생각은 낡은 견해이며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정부와 기업이 정보를 사용하는 방법을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의 개인적 정보를 엿보는 경우 어떻게 엿보는지를 감시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이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는 생각되나, 소위 '개방사회'에서 분명 소수자들은 정체성을 공격당할 소지가 큰데 이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짚지 않은 점이 많이 아쉽고 다소 나이브한 인식이 아닌가 싶다.


기타 생명공학과 헬스케어의 기술에 대해 크게 할애한 장도 있었으나 전공 분야라 크게 새로운 이야기들은 아니라 스킵한다.


'먼 미래 기술에 투자하기는 물론 힘들다. 그러나 먼 미래 기술에 투자를 해야 그것이 가까운 미래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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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영어로 된 컨텐츠를 몇 달간 공부하다 답보 상태에 빠져서 잠시 쉬고 요 며칠동안 자기계발서와 실용서만 잔뜩 읽었다. 20대때는 독서 취향이 고상(?)하셔서 감히(?)’ 실용서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으셨는데 세월이 흐르니 사람이 이렇게 변하는구나재미있다.


신효상·이수영,《스피드리딩》,롱테일북스,2007. (절판된 책)



도서 바자회 중고 장터를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책이다. 평을 보니 새로울 것이 없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보이지만 나는 그동안 실용서들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어 영어 학습법에 대한 이론적 베이스가 참 약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목표로 하는 스피드 리딩은 분당 150단어로 정의되는데 책을 읽고 나서 측정해보니 150-170 단어 정도가 나왔다. 하지만 본인은 훨씬 빠른 속도의 리딩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훨씬 혹독한 연습이 필요하다. 아무튼 이 책에서는 공부 방식보다는 영어 공부의 효율적인 방식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건졌던 내용들 몇 가지 정리.





영어 원서 읽기를 방해하는 세 가지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모국어 수준 어휘력의 부족(단어 자체의 이해 불능)

2. 한글과 영어의 생각을 조립하는 방식 차이(단어의 조립 불능)

3. 관습적 영상의 부족(조립된 단어의 이해 불능)


"언어학에는 언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라는 이론이 있다. 그 내용은 '두뇌가 생리적으로 언어를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는 특정 시기가 있으며, 이 시기를 넘기면 언어 습득이 힘들어지고 어린아이처럼 제2언어를 쉽게 배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략) 레니버그에 따르면, 소리에 노출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사춘기를 전환점으로 사라지며, 다라서 원어민과 동일한 발음을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사춘기 이후 좌뇌와 우뇌가 완전히 분화되고 두뇌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언어습득장치(LAD:language acquisition devise)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어 사용자는 영어를 배우기에 악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언어는 VO계열(SVO, VSO, VOS) 56%이고 OV(SOV)계열은 4%에 불과하며 대표적인 언어로 한국어와 일본어가 있고 한국과 일본은 영어 못하기로 대표적인 나라들이라고 한다미국 외교연구원은 세계의 언어들을 자국민이 배우기 힘들어하는 정도에 따라 네 종류로 나눴는데한국어는 가장 어려운 네 번째 부류에 속하며 우리가 영어 어순에 익숙해지기 힘들듯원어민도 한글 조사와 어순에 익숙해지기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VO계열 언어권의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3-4개 국어를 마스터하는 것에 비해 우리는 영어 하나만으로도 벅차다.


따라서 성인의 공부 방식은 외국어를 그냥 많이 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많이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인에게도 장점이 있는데, 관습적 영상이 풍부하다는 것이며 따라서 젊은 사람들에 비해 더 통찰력 있고 이해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관습적 영상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외국어의 용례를 풍부하게 익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고를 때도 자신이 잘 아는, 즉 관습적 영상이 풍부한 책부터 도전하여 실력을 키워 나간다. 관습적 영상 없이 수준에 안 맞는 리딩을 하는 것은 자기학대일 뿐이며 난독증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궁합이 안 맞는 책과는 과감히 헤어지고 관습적 영상이 쌓이면 다시 도전하면 된다고 한다.


영어를 배우면서 목표 실력을 예측하자면, 모국어인 한글로 읽는 속도가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잠재적인 최대치 속도가 되는데, 우리 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평균 한글 독서 속도는 분당 150-200단어 정도이고 스피드 리딩 훈련을 통해 영어를 분당 150단어 정도로 독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최적의 학습모드를 만들어내면 능률이 빨라진다. A.L.State Accelerated learning State의 약어로 보다 가속화된 학습 상태를 뜻한다. 이 상태에 들어가면 두뇌의 학습 기능이 최고조로 움직이며 물흐르듯이 정보를 빨아들이게 된다. 학습을 담당하는 두뇌조직이 각성되면서 두뇌 활용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좋아한다/중요하다라는 감정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가속화된 학습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감정에는 육체와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독특한 힘이 있다. 각각의 감정에 따라서 두뇌의 활성화되는 부분도 각기 달라진다.

공포, 두려움, 분노, 질투, 시기심, 불안, 초조와 같은 감정은 ‘Fight or flee?’를 결정하는데 사용하는 감정으로 진화적으로 가장 오래되었으며 파충류뇌라고도 불리는 원시뇌인 구피질을 자극하므로 학습과는 전혀 상관없는 두뇌와 근육들이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호기심, 관심, 즐거움은 학습을 담당하는 편도, 해마와 신피질을 자극한다. 이 상태에 들어가면 뇌세포가 왕성히 활동할 최적의 조건이 되어 엔도르핀이 해마에서 다량 분비, 아세틸콜린 분비가 촉진되고 이 물질은 뉴런의 외부절연체인 수초를 형성시키는데 기여하며 수초가 형성된 신경은 정보전달속도가 수십 수백 배 빨라지고, 뇌파가 안정화되면서 시냅스의 정보전달이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노이즈가 줄어든다.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흔히 느끼는 지루함과 무기력은, 생존을 위해 자신에게 불필요하고 의미 없는 것에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으려는 두뇌의 자연스러운 방어 메커니즘이다. 그래서 가치 없고 무의미한 일엔 지루함과 망각으로 대응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고, 이 상태에 장기간 빠져 있으면 학습 능력이 극도로 저하되는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 상태에 들어가게 되며 이 상태에 빠져 있는 대표적인 예가 노예이다. 감정이나 자기 의사 없이 시키는 대로 일만 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무관심과 무기력으로 대응하는데 강요에 따라 강제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도 노예 상태에 비슷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공부의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일이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하거나 살아있음을 느끼게 할 만큼 즐겁다는 감정을 느낀다면 생존을 가장 큰 원칙으로 삼는 두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제공한다.

오늘날 영어 리딩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학습자가 글을 읽으면서 가속화된 학습상태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채 별 관심도 없고 재미도 못 느끼는 내용을 시험이나 성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리딩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잘 알고,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집중적이고 반복적으로 원서를 읽는 것이 두뇌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리딩 방식이다.


정리하자면,

단어, 문장, 개념의 반복으로 리딩 속도를 향상시키고

잘 발달된 모국어 회로와 관습적 영상을 활용해 이해가 빠르며

가속화된 학습상태에 들어가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앞으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이 이론을 적용시켜 가면서 공부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고수민,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은행나무, 2009.


고수민 선생님의 블로그는 검색하다 알게 됐으며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중고서점에서 발견하고 구입.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감히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노력으로 영어를 잘 하려고 했다니 통렬하게 반성했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영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지만 위의 책처럼 수많은 데이터베이스의 축적을 통해 90퍼센트 수준까지는 구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고수민 선생님의 공부 방식을 보면 실제로 우직하고 성실하게 영어 공부를 해오셨으며 영어를 잘하려면 어휘력, 문법, 리딩, 듣기 모든 분야를 다 열심히 해서 잘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실제로 효과적인 많은 방법들을 제시해주는데, 내가 건진 몇 가지 내용만 간단히 정리한다. 

-듣기 실력이 딸리는 이유는 독해 실력이 딸리기 때문이다. 독해 실력을 키워야 듣기도 잘 할 수 있다. 나도 실제로 원서를 통독할 수 있을 정도로 독해 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듣기가 자연스레 향상된 경험이 있다.

-읽기는 두뇌와 입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원서를 소리내어 읽는 방법을 권한다(생각도 못한 방법이었다).

-영화로 영어공부를 할 때는 처음부터 영화를 딕테이션해 볼 것. 대사 이외의 잡음이 많은 액션 영화류는 가급적 피할 것. 한글 자막부터 함께 보면 내 듣기 실력으로 다 듣고 있다는 착각 때문에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영어 일기를 쓰면 자신이 표현하려는 내용을 실제로 찾아보고 적용하면서 오래 기억에 남으므로 짧더라도 매일 영어 일기를 쓰기를 권한다. 이건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던 방식이다. 매일은 못해도 일주일에 2-3번, 바쁠 때는 일주일에 1회 정도는 영어 일기를 써오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이걸로는 택도 없겠다고 반성함. 고수민 선생님처럼 매일 써야겠다고 다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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