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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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사람들이 이 작품집을 왜 그리도 극찬하는지 정말 잘 모르겠다. 윤대녕의 작품은 〈은어낚시통신〉 외에 읽어 본 적이 없는데 (그것도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아 독서 후 느낀 기억을 억지로 쥐어짜내 보자면) 뭔가 초현실적인 몽롱한 분위기에 취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독서하며 분출되는 (현실에 기초한) 몽환적 감정의 소비를 왠지 기대하고 구입해서 읽었는데, 확실히 이 작품집을 〈은어낚시통신〉과 같은 분위기로 기대했다가는 낭패이다. 작품은 때로는 비루하고 건조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내게는 재미도 없고 별 감동도 없는 작품이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라고들 하는데 그 정도의 서정성은 다른 작가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등장인물들 중에서 여성 캐릭터들도 죄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핍에 상처가 있어 위로받아야 하는 존재(대개 내연녀) vs 그런 이들을 도덕적으로 단죄할 수 있고 결핍이란 찾아볼 수 없는 현실적 존재 (아내) 구도도 불편하고 찜찜하다. 아내란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내연녀와의 관계를 심정적으로 정당화 시킨다는 기분? 뭐 여튼 죄다 이런 식으로 작가의 개인적 연애 판타지 코드가 묻어나는 신파적인 불륜 이야기 정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신파성이 예술성으로 승화하는 지점을 읽어내는데 실패한 것인지 내 감수성이 보편적 감수성과 거리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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