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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의 : 스포일러 있음)
올해 처음으로 구입해 읽은 소설인데, 진심 돈이 아깝다. 얼마나 돈이 아깝냐면, 혹시라도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사서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서 일 년에 서재에 로그인하는 일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인 내가 이 책을 읽으려는 여러분들을 도시락 싸들고 말리려고 와서 리뷰를 적고 있다.
세상의 주류들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꿈을 이루고 싶어서 도미했는데 종내는 루저로서의 절망감과 직면하게 된 29세의 프랑스 여인 줄리에트라는 캐릭터는 초반부 감동적으로 다가올 듯하다 도.대.체. 어디로 실종된거니?? 우연히 첫눈에 반한 남자 만나 사랑에 빠져 임신하고 좋아라 하는 후반의 줄리에트와의 이 괴리감이란! 레알 동일인물?! 구전동화나 전래동화 뺨칠 수준의 절대악을 자랑하는 대머리 독수리란 뜬금없는 캐릭터는 또 뭐냐! 이 유치찬란함이란!!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다.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죽은 뒤에야 뒤늦게 사랑을 이룬 연인 마크와 죽는다는 결말도 그다지 반전도 아니었고(충분히 예상가능했음). 비리얼리즘 설정이라면 충분한 개연성이라도 있든가, 그레이스 코스텔로라는 캐릭터의 설정 자체도 황당하고-죽은 자가 이승에 보내진 목적 이외에 이승인들에게 필요 이상 노출되면 세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이라고 해놓고 완전 교란시키고 있다.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냈다고는 하지만 설정 자체가 납득하기엔 완전 불편했다.
솔직히 재미는 있다. 말초성 재미가 있어 뒷 얘기가 궁금해 손을 뗄 수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 허무함이란. 내가 이런 책을 읽으려고 퇴근 후 소중한 나의 시간을 두 시간이나 허비하다니, 잠이나 잘 걸. 이게 도대체 왜 85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차지한 작품인지 이해도 안 가고. 말초성 재미는 있지만 남는 것도 없고 진부한 전래동화의 교훈적 드라마 외의 메시지도 없는 작품. 뭐가 재미와 예술성이 동시에 성공했다는 건지? '재미'만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듯~
아, 글고 보니 이 작품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딱 어울립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