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고전 명작 한권에 겨우 2980원?나도 모르는 사이 착한책 프로젝트 고전 시리즈를 요즘 한 권씩 모으고 있다. 고전을 특히 많이 읽던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처음이다 이삼십 여년만!! 데미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수레바퀴 아래서 등을 중학교때 읽었었는데 별로 재미있었다는 기억은 없다. 성장소설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가 뭔가 너무 촌스럽게 빤히 보여서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우화같으면서도 작위적이게만 느껴지던 도식적 구도가 맘에 들지 않아 어린 맘에 헤르만헤세는 내타입 아냐 하고 그 뒤로 다른 작품들은 손도 대지 않음. 누군가의 영향을 받아 빨간 약을 먹고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 파멸에 이르는 서사가 내겐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아 맘에 들지 않았고. 크눌프도 비슷하다. 우화의 주인공 같은 인물의 생애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다, 뭐 이런 느낌. 근데 어른이 되어 읽은 헤르만 헤세의 느낌은 좀 다르네. 크눌프, 미워할 수가 없다. 그 순수함과 디오니소스적 면모가 왜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시스템으로부터의 자유란 어디까지 허용되고 그 댓가로 잃는 것은 또 무엇인지, 뻔한 스토리인데 작가의 인간에 대한 시선이 뭔가 사랑스럽고 뭉클하다. 변한 것은 헤세의 작품이 아니라 나일 진저. 중학교 때 읽었던 위의 다른 작품들도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한번 펼쳐봐야겠다. 데미안은 그 옛날과 달리 또 어떻게 다가올까 궁금하다. 결론: 크눌프 퇴근길에 착한 가격으로 집어와 자기 전까지 너무 재미있게 잘 끝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