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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여우 꼬리 1 - 으스스 미션 캠프 ㅣ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창비의 가제본 사전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아서 재미있게 읽고, 아주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사건은 초여름, 어느 깊은 밤에 일어났다. 곤히 잠들었던 나는 누가 깨우기라도 한 것처럼 잠에서 깼다. 정신은 아주 맑고 또렷했지만 속이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불길한 느낌은 정확히 꼬리뼈와 연결된 등 아래에서 시작했다. 등이 아픈 건 아니었지만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아니,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중략)
그건, 꼬리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우리 집 2번이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다. 1번은 작년에 그 시간을 지나왔다.
작년 초부터 나의 딸들에게는 약간의 심리적 변화가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5가 된 1번에게서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 작년에 돋기 시작한 꼬리가 올해 2-3개 더 나온 게 아닐까?
<위풍당당 여우꼬리 (1) 으스스 미션 캠프>의 손단미는 엄마 쪽의 구미호 유전자를 받았다. 이제 때가 되어 꼬리가 하나씩 돋아난다는 것!
사춘기가 막 된 여자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다. 변화하고 있는 몸도 어색하고, 자꾸 짜증 나고 우울해지는 마음도 그렇고. 낯선 나를 마주하기. 이 시리즈의 시작이다. 우리 집 딸들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센 척하려 하고 무표정해지는 시간들이 늘면서 말수도 줄고 있다. 어른이 되어가는 몸을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지키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이맘때 아이들에게는 <나>에 대한 고민이 많다. 나의 달라진 모습, 나의 꿈, 내가 어떤 존재인지 등등......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은 첫 어린이 동화에서 손원평답게 자연스럽게 어린이의 성장이 변화에 가까운 극에 달하는 <사춘기의 시작>에서 시작했다. 이미 꼬리가 1-2개 난 우리 딸들은 이야기에 빠져들어 완전히 공감하면서 다음 꼬리를 궁금해했다.
"이 책은 그럼 9편까지 나오는거야?"
나도 궁금하다. 꼬리가 하나씩 돋을 때마다 어떤 성장을 할지!
나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사춘기의 시작에 돋아난 첫 번째 <방향을 알려주는 꼬리>는 나에 대해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77앙케트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나와 꼬리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생각하게 하고, 결국 선택을 한다.
나는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벗어나고 싶은, 기분 나쁜 꼬리라는 생각을 버리자 아이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내 앞에 서 있는 건 나와 똑 닮았지만 나와 다른, 내 안에 숨어있는 작은 존재인지도 몰랐다. 나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친구하자. 널 받아들일게."
p133
앞으로 단마에게는 어떤 꼬리들이 나타나고 어떤 구미호가 될까?
우리 집 딸들에게는 어떤 방향성이 있는 꼬리가 돋아있고, 앞으로는 어떤 꼬리들이 돋아날까? 아마도 두 딸에게 돋아난 꼬리는 각각의 방향성이 있는 꼬리겠지. 나와는 또 다른 방향.
오래간만에 가제본을 보면서 시리즈의 다음 편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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