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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걸
코리 닥터로 지음, 젠 왕 그림, 노은정 옮김 / 다산기획 / 2019년 8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 입니다. *
전 게임도 좋아하고 만화책도 좋아하지요. 우리땐 그냥 만화책이라고 불렸고 숨어서 봐야했지만 이젠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지요. 저같은 마블빠에게는 정말 그래픽 노블은 너무너무 흥미롭지요. 요즘 그래픽 노블은 커다란 세계관도 가지고있는 이야기들도 많고,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려놓은 <바늘땀>같은 명작들도 있지요.
<게이머 걸>은 게임 + 그래픽 노플 + <왕자와 드레스 메이커>, 이 세가지 키워드 때문에 선택했어요.
부산 여행을 갔을 때 호텔 내의 서점에서 울 집 2번이 고른 책이 <왕자와 드레스 메이커>였어요. 이걸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아이들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의식도 있고.
이 책이 처음에 집에 도착했을 때 1번은
"어머 <게이머 걸>이다. 나 이거 봤는데 완전 재밌어."
<왕자와 드레스 메이커>를 골랐던 둘째는
"와~! 젠 왕 만화책이다"
그래서 전 다음날이 되어야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게이머 걸>의 여주인공 앤다는 평범하고 약간은 통통하고 조용하고 내성적인 튀지 않은 아이지요. 그리고 외부 강사로 온 선생님으로 부터 MMORPG게임의 길드를 소개 받고 가입하게 됩니다. 여자들만 가입하는 이 길드는 조직적으로 금을 캐서 현금화시키는 골드 파머들을 해치우러 다니는데요. 그러다 레이먼드라는 중국 소년을 만나고 레이먼드가 일하는 배경과 환경에 대해 듣고는 분노하게 됩니다. 그럼 앤다는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요즘 많이 언급되는 것이 메타버스(metaverse) 입니다. 자주 언급되고 낯설지만 사실 우리 깊숙이 들어와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게이머 걸>에서도 앤다는 메타버스 안에서 자신의 아바타인 Kali destroyer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소심한 앤다와는 달리 아바타는 강하고 적극적이고 활발합니다. 그렇지만 주위를 살피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데로, 원하는 모습으로 만든 아바타지만 나를 잃지 않은 한 나의 속성에서 벗어 날 수는 없지요.
앤다의 시선에서는 계속 게임 속 모순들이 보입니다. 불법을 자행하는 골드 파머들을 해치우는 것을 정의라고 말하는 길드지만 앤다의 교관도 금을 주워서 현금화하는 미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골드 파머들을 해치우고 금을 차지합니다. 말도 안되는 노동 환경 속에서 중국의 레이먼드는 병을 얻어가면서 좋아하는 일이지만 즐기지도 못하고 노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레이먼드의 환경을 깊이 생각하지 못한 앤다는 어설픈 충고를 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사실 게임속의 평등이란 없습니다. 내가 현실에서 약자인 내가 게임속에서 강자가 되어서 평등하다는것 자체가 모순이지요. 이런 롤플레잉게임은 요새 말그대로 템빨이에요. 얼마나 시간 투자를 해서 얼마나 아이템과 경험치를 많이 얻느냐 이런것이 나의 레벨업을 좌지우지 하는데요. 그럴려면 결국은 돈을 들이는거지요. 현실세계보다는 그렇게 돈을 벌어서 나의 신분을 높이는 사다리가 허용되어 있는것이 평등이라면 평등이고, 가난하고 약한 내가 군주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평등이라면 평등이겠지요.
하지만 결국은 게임속의 세계, 즉 메타버스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한 사회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기업들도 메타버스 속의 사회에서 상권을 먼저 선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메타버스 안에서 명품매장을 열고 패션쇼를 하고 콘서트를 합니다. 이미 게임 속 세상도 하나의 사회가 되어 있고 더 많이 아이템을 확보하고 화폐를 차지한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미 경제적 불평등도 사회적 불평등도 부조리한 모습도 있는 것이죠.
이 책은 친절하게 그런 불평등이 현실 세계가 아닌 메타버스속에도 존재한다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말해주고 있어요.
게임속도 문제가 있어, 무조건 평등하지만은 않아. 가진 자들이 더 가지기도 해.
현실 세계도 마찬가지야.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많고, 그런 아이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어.
그러지만 너희들처럼 자신을 잃지 않고 같이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바뀔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