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랑켄슈타인 인생그림책 11
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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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표지의 붉은 눈이 인상적이다. 사람이든지 동물이든지 눈을 볼 때 감정이 가장 잘 보이는 것 같다. 드라마 <Friends>의 피비는 채식을 설명하면서 식탁 위의 물고기의 눈과 마주쳤는데 어떻게 그걸 먹을 수 있냐고 질문했었다. 얼마 뒤 횟집에 나온 물고기 머리의 눈을 마주치고는 나는 그날 회를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그렇게 눈을 봤을 때 상대의 존재가 더욱 각인되나 보다. 사람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마스크만 쓰고 눈만 꺼내고 다녀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겠고 기분이 보인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보면 남자 주인공 역을 하는 배우는 모두 세 명인데 셋 다 한 사람이 커가면서 연기한 것처럼 느껴진다. 감독은 그 세명에게 똑같은 눈빛으로 엄마를 노려보라고 요구했었단다.

이 책은 그렇게 눈빛으로 시작한다. 붉은 눈. 그리고 프랑켄슈타인. 제목과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끌어당기고 있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지만 어느새인가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 같다. 찾아보니 작가도 뭐가 괴물인지 모호해진 상태라 북토크에서 얘기했다고 한다. 괴물로 변해버린 버려진 존재가 프랑켄슈타인인지, 살아있는 존재를 입맛에 맞게 재단하다 버린 존재가 프랑켄슈타인일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어려운 그림 없는 그림책도 많은데 이 그림책은 쉽게 읽힌다. 글이 없어서 오히려 이야기는 많아졌다. 아이들과는 동물보호, 생명존중을 이야기하고, 좀 더 세상을 살면서 괴물을 만들어본 나 같은 사람은 마음속에 넣어두었던 괴물 하나가 이야기가 되어 붉은 눈을 하고는 마주 보고 있다. 특히 어릴 적 내 발자국 소리에 놀다던 강아지를 결국에 놀라서 도망가게 만들었는데 그 강아지에게 책 속 아저씨처럼 말해주고 싶다.

"그때 너한텐 내가 거인이고 무서운 존재였을 텐데 네가 집 나가도록 계속 겁주고 내버려 둬서 미안해. "

메 작가님의 다음 책도 궁금해진다.


* 제이포럼과 길벗어린이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책만 제공 받아서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가여운 나의 프랑켄슈타인,
너를 떠올리면 아직도 나는 이런 생각을 해.
어쩌면 나는 너에게 괴물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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