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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다이어리 -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클레어 풀리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블라인드 서평단으로 책만 제공받아서 재미있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새해를 며칠 앞두고 복복서가에서 책을 받았다. 블라인드서평단으로 신청한 책이어서 책에 대한 정보는 전무했다. 마치 아무 것도 모르고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별 생각없이 선택한 영화 같은 느낌. 결론부터 말하자만 아무 정보없이 선택한 이 영화는 성공적이었다.
배송되어 온 책에는 <어느 애주가의 맨정신 체험기>, 금주 다이어리라고 씌여있었다.부제부터 유쾌하다. 맨정신체험기라니.
내용은 금주를 결심하고 일년간의 금주의 기록이고 각 월별로 목차가 짜여져 있었다. 최연소 이사, 그것도 여성 이사의 자리에 올랐던 캐리어우먼 클레어풀리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지만 힘든 육아와 단순한 일상의 지루함을 와인의 도움을 빌어 해결하다 중독의 지경에 이르렀다.
무언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어서 바꿔야한다고 깨닫는 0일째 날, 작가는 잘못을 깨닫는 순간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본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블로그를 시작했다.
술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순간 클레어 풀리는 유머와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로 사고하고 이겨내었다. 매일 매일 미션처럼 유혹을 이겨내고 기록해낸 하루는 그녀의 말대로 맨정신 체험기였다.
이 책은 술만 다른 것으로 바꾸면 바로 내 얘기가 된다. 휴대전화 중독, 게임중독, 커피 중독, 밀가루 중독, 소파 중독 .. 등등등. 클레어 풀리의 일상도 나라만 다르지 우리나라의 엄마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에피소드가 익숙하고 공감이 된다.
치열했던 회사생활을 마무리 하고 전업주부가 되었을 때는 누구보다도 멋지게 아이들을 돌보고, 우아하게 집을 꾸미고, 여유있게 티타임을 가지는 시간을 꿈꿨지만 현실은 아이들과 반복되고 끝나지 않은 집안일에 지쳤을 때, 평안을 줄 무언가에 기대게 된다. 나도 그랬다. 작가는 무언가 잘못되었다, 나를 바꾸어야한다고 깨달았고 블로그를 통해서 기록을 하며 평안을 줄 무언가를 술이 아닌 얼굴을 모르는 다른이들과의 소통과 응원으로 대신하였다. 매일의 기록은 그녀의 다짐을 잊지 않게 해주었고 항상 안테나가 금주를 향하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클레어 풀리는 술에 묻혀서 잊어버렸던 나, 맨정신으로 살 수 있는 나를 되찾았다.
벌써 새해가 시작되고 보름이 지났다. 난 여전히 올해는 이런걸 해야지만 생각하고 현실의 문제를 절실하게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해야할 텐데. 휴대전화부터 손에서 내려놔야할 텐데 .... 벨소리모드로 바꿔서 멀리두었다. 나도 오늘부터 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