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닉맨 - 인간을 공학하다
임창환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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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에서 히어로물을 보고 나면, 늘 가지게 되는 간절한 희망이다. 

뭐라도 좋으니 저들의 능력일부가 나에게도 생기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헛된 희망이다. 

오랫만에 나선 산책에서 무릎이 삐걱이거나 흰머리가 부쩍 늘어가는 것을 확인했을 때도, 

상담을 하면서 일정한 용어가 얼른 떠오르지 않거나 기억력이 확실히 좋지 않음을 고작 스마트폰에게 의뢰해야만 할때도 말이다. 


 당연히 늙어가는 이도 이런 희망을 가지는 마당에 사고를 겪어서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희망이야 말해 무엇하랴. 나는 그런 의미에서 황우석사태에 격분했었다. 선천적으로 신체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엄마들이 여전히 황우석만을 믿고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면 늘 고민이다. 어쩌면 희망고문으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해주기가 힘들다. 


 이 책은 이런 곤란에게 나름의 정답을 건네 주었다. 물론 당장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으나 인간의 기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과거와 미래를 보여준다. 임창환 선생은 단정한 문체와 꼼꼼한 인문학적 소양을 지니고 있다. 나의 성향상 과학, 과학을 외치는 식의 책이었다면 독서는 성실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 부족하거나 빈 몸을 어떻게 채우며 살아왔느냐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역사야말로 미래를 이루어가는 핵심요건이라는 사실에 대한 논거가 되어준다. 


 인간의 몸에게 어떤 식으로든 가능성을 품을 수 있게 해주는 이 책, 함께 뭔가를 바랄 수 있는 그 논리적 가능성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정도의 성찰을 가지고 있는 이과학도라면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미래라면 그런 발전이라면 철학도 윤리도 걱정할 필요 없지 않을까. 


인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완전한 존재다....나는 왜 이 평범한 문장을 자꾸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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