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29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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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모모를 읽으면서 (나는 로멩가리의 '자기앞의 생'의 모모와 착각했었다) 나는 이 작가가 이야기를 하는 데에 있어서 타고난 감각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사람은 아주 쉽게 아주 흥미롭게 많은 사물들과 생명들을 이야기하면서 거대한 상징을 역시 이야기거미줄 안에 촘촘하게 섞어 놓고 있다. 두꺼운 합본호를 사놓고 한동안은 차마 열지 못하고 그냥 쳐다만 보았다. 뿌듯해서...책장을 열지 못하고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그냥 아령처럼 들어보는 재미도 가끔.. 좋다.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다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거부할 수 있는 순간이 올까. 그러한 가정은 역시 또 하나의 SF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닐까.

나는 문득 브레히트였던가...반기를 들어버렸다. 이야기에게 빠져드는 아주 일차적인 독서, 감상적인 독서에 과감하게 투신하며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버렸다.

그래서 소설을 쓰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를 만들어서 누구 이야기였나...함께 분노하고 기뻐하고 즐겁게 책장을 닫고, 이야기는 이야기다워야, 그래야...

독서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든 과감하게 집어들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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