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야기가 밀려들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일본 소설들을 읽어왔고, 물론 나를 감동시킨 책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영화나 한국드라마에 일본원작의 작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현실은 그다지 반갑지 않다. 이야기는 강력한 무기다. 이야기에 매료되는 것은 그들의 정신에 박수를 보내는 일과 다름아니다.

일본은 한국과 정말 진부한 이야기지만, '멀고도 가까운 나라'다. 우리의 문화 전반의 모습들이 그들의 15년 전 모습을 그대로 쫓아간다는 말도 있고 그네들에게서 먹히면 반드시 우리에게도 먹힌다는 국제 경영적인 속설도 있을 정도다.

히키코모리, 원조교제, 왕따...등의 말. 이제는 낯설지 않다. 청소년들은 일본 만화가 역시 재밌다고 경탄하고, 일본소설 코너에 가면 어른들보다는 청소년들이 득실거린다. 그들 나름은 마니아다. 가네즈로 카즈키나 바나나 등 하루키나 류를 뒤이은 젊은 작가군의 짧고 쉽고 간단한 소설들에 아이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그들의 후속작품을 기대한다. 한국에 그렇게 작가가 없나?

그렇지 않다. 한국에도 좋은 작가 많다.

우리 문학은 혹은 우리 문화는 왜 젊은 세대들에게 우호적인 시선을 받지 못하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차라리 진지하고도 진지한 바닥까지 내려가서 숨어버리라고 기함을 하고 싶은 날도 있다. 그래서 정말 귀한 작품들이 되서 오래도록 묵었다가 내내 전해 내려갈 수 있도록...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것인지에 대해 묻는 것은 이제 전근대적인 시도일지도 모른다. 그냥 어떻게 우리가 함께 살아나갈 수 있을지애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향이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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