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나는 특이한 병리적 현상을 물고 늘어지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 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기우에서이다.

그러나, 소설가들 혹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끔씩 그러한 것들을 즐겨서 사용한다. 물론, 매스미디어의 힘이 의학적인 발전을 위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글쎄...로렌조의 오일,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외하고 감동을 주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은 우뇌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의 뇌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그러나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나,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뇌를 언급하면서 선생님들은 늘 그런 말씀을 하신다. 뇌에 문제가 있는 질병의 경우, 뇌를 들어내고 그 부분에 뭔가 처치를 할 수 있다면 간단하다. 언어를 공부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그 언어에 대한 데이터를 컴퓨터에 집어 넣듯이 뇌에 인식만 시킬 수 있다면...

초고속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정보는 모든 이들이 누릴 수 있을 만큼 풍부해졌다. 이는 질과 양에 있어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그래서 책을 왜 보고 왜 암기를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인터넷만 치면 바로 알 수 있는 따끈따끈한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뇌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라고 대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뇌에 대하여...참...풀리지가 않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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