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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 벌거벗은 영혼 ㅣ 다빈치 art 11
구로이 센지 지음, 김은주 옮김 / 다빈치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사내의 얼굴을 보고 있다. 한편에 두려움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증오를 담은 눈빛을 가지고 있다. 사내 안에는 그렇게 두개의 얼굴이 있다. 괴상하게도 이 그림을 다른 데서 보고는 두 그림이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
책의 표지에 나오는 그림은 그렇다.
쉴레는 너무 일찍 죽었나. 만약에 살아 남았다면 그의 쭈글쭈글한 인간들이 조금은 활짝 개었으려나. 그림책의 좋은 점은 역시 도판의 힘이다. 이 책은 도판이 좋다. 제목이고 글이고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편한 마음으로 쉴레를 본다.
억지로 허덕이는 시늉을 하지도 않고, 다행히 솔직하고 있는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자신을 드러낸 그림들이 책 곳곳에 자연스럽게 깔려 있다.
그리고 나는 자기 자신에게 애정을 마음껏 과시하는 쉴레가 좋다. 다시 두 사내의 얼굴을 본다. 어쩌면 자기 안에 숨은 남성성과 여성성일지도 모른다. 예술가들은 기질적으로 중성성이 강하다는 느낌이 자꾸만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심약한 사람...감기로 세상을 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