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박성웅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일단, 나의 사적인 옹호를 밝힌다. 

나는 서민교수가 좋다. 

나는 EBS에서 만들어내는 다큐들이 좋다. 


이 두가지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의미가 생겼다. 

우연치 않게 그 다큐를 봤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서민교수가 뭔가 했겠다, 였고

두번째 들었던 생각은 서민교수가 아니라도 좋은 다큐이구나, 였다. 

물론 세번째는 서민교수가 빠질리가 없다로 끝났지만...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단조롭고 시시한가하는 문제를

늘 목도하게 된다. 

동물을 보거나 식물을 보거나 내가 속한 종이 아닌 다른 것들을 보면서

우리가 우리라고 주장할 만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묻게 된다. 


기생, 

처음에는 그야말로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들

미지의 세계이기에 다큐를 볼 때는 메모를 하면서 보았는데

역시 문자로 읽으니까 훨씬 더 잘 이해가 된다. 

문과학생이 이과의 세계를 탐한다는 것은 어쩌면 욕심이다. 

그러나 흥미진진하다. 


기생을 위한 그들의 방편이나

기생으로 이어가는 생물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게 기생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그래서 나에게 이 책은 사회학이다.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그 장면에서 

기생이란, 

그리 불편한 동침이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당연한 명제를 받아들여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기생을 읽는다. 

우리는 무엇에게 기생하고 있는가. 

기생충의 기생, 이라는 일반명제에서 시작하여

다소 무거운 인문학 혹은 철학적인 개념으로 닿아있는 책, 

외로운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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