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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53
강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누구를 욕할 수는 없는 입장이지만,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프로필을 열심히 읽지 않는 편이다.
글자들을 먼저 대하고 나서 충분히 입 안에 그가 와닿고 나서 프로필을 편다.
참 가슴아프게도
문예창작학과를 나온 작가들은 펴보기 전에 안다.
왜 우리는 이러한 작가들을 양산하고 있을까. 문창과는 과연 작가를 찍어내고 있을까.
그들은 재기발랄하다.
그들은 명랑하고 깜찍하며 특이하다.
그러나 시는 그 정도의 표정과 동작으로는 부족하다.
시는 삶과 사색과 관찰이 필요하다.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혼자만의 생각에 자족하는...
천재 아니라 무엇이라도 부족하다.
가까이 가라. 그것이 반드시 인간이 아니더라도 결국은 인간에 가 닿을 것이다.
문지에 대한 애정으로 이 시집을 샀다.
나는 시는 실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는 돌팔매질이 되어서는 안된다.
희노애락, 그 무엇도 담지 못하는 글자들은 나에게 무감동이다.
그러나 한권의 책을 묶어낸 시인의 의지에 별을 색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