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 창비시선 242
신대철 지음 / 창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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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품이 있는데 그 모든 면면들이 아름다우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그리하면 시인의 길에서 밀려난 낙방자들에게는 얼마나 아플 일인가.

문지에서 시집을 내고 꽤 오랫동안 시인은 침묵했다.

나는 이 시인의 과작이 사랑스럽다.

모든 개인이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는 시공간에 주체는 우뚝 선다.

매번 그랬던 것같다.

먼 기억 속 장면이든 낯설은 땅덩이든 누구든 버려졌을지도 모를 만한 그런 처지다.

희뿌옇게 잡히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손을 내밀면 선명한 그 안으로 쏙, 들어가버릴 수 있을 것같은 착각이 있지만 신대철은 늘 그렇게 불편한 자세로 기우뚱해서 있었나보다.

그렇다면 어찌 되었든 환상속에 그대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환상에는 독한 현실이 잔뜩 묻어나오고 있으니 이것이 이 시인의 힘인가보다. 그래서 오랫동안 웅크릴 수밖에 없고 또 한동안 외도를 하든지 저 멀리 돌아오든지 할 수밖에 없는가보다. 이렇게 힘을 쏟아 시를 쓰는데, 어떻게 불꽃놀이 하듯 팡팡 시를 터뜨리랴.

신대철, 나는 그대를 시로만 뵙고 흠모할 수 있어 행복하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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