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비시선 121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른이한달앞으로다가왔다.

무슨 전쟁을 선고하는 사람처럼 달력은 무섭게 버티고 있다.

한달 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텐데...라고 굳게 믿으면서도 나는 이 시집을 다시 펼쳤다.

제목때문이었나, 이 시집은 그 시절에 세상에 널리 퍼졌었다. 물론 나는 그 때 너무 어렸고 그냥 이 시인이 어딘가에 나와서 인터뷰하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여성시니 뭐니 하는 말 싫어한다.

시면 시지, 무슨 굳이 여성시냐. 남성시는 남성시라고 안하면서...

나는 페미니스트니뭐니 그런것도 아니면서 이런 말만은 퍽이나 싫다.

이상하게 오늘은 문장이 왜 이렇게 착한척하게 써지는 걸까.

자기 자신에게 이 시집을 바치고 싶다는 말이 이상하게 아프게 느껴졌다.

여기저기 상처가 많은 사람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서른살이 아니라 언제 읽어도 그런 쓸쓸한 맛이 날게다.

최영미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이 시인, 마흔에는 어떤 느낌이었을까가 궁금하다.

세상은 거칠고 메마르고 아픈 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가치들, 허무한 계절...아무리 살아봐도 살아봐도 모든 것은 끝나고 만다.

회색화면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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