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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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歌는 이런식이다. '일어나라.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여. 우리의 피와 살로 만리장성을 쌓으세' 중국 오지를 탐험했던 한비야가 이번에는 중국어를 배울 요량으로 중국에가서 1년을 정착했다. 그 중국 유람기이다. 영어, 일어, 스페인어에 이어 중국어에 도전한다. 그녀는 어릴적에 나이 40이 되기 전에 5개국어를 하겠노라고 했다. 그 꿈은 시효가 지났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삶은 언제나 보기 좋다. 저자는 한반도를 세계를 향한 베이스캠프로 생각하는 오지탐험가이다.

서른 다섯에 퇴직한 후 '바람의 딸'이 되어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면 '피가 부르는' 대로 사는 것이다. 지금은 긴급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진료를 한 중의사가 하는 말이 뼛속의 힘까지 다 써 버렸다고 했다. 그래도 그녀는 중국어를 외운다. 다른 사람들도 그 정도로 치열하게 살고 있을까. 여행을 통해 그녀는 간단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삶에는 꼭 필요한 게 그다지 많지 않다. 그녀는 중국어를 공부하며 위로하려던 탈북자 여성에게 거꾸로 배우기도 하고 (목숨이 붙어있는 한 희망이 있는 거 아닙니까) 빈대떡 몇개 사주고 세계5위의 청화대생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실력을 쌓아야 해요. 내 실력이 있어야 어딜가도 떳떳하잖아요) 여행사 직원을 보고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으니'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집에있는 빠꼼이 보다는 돌아다니는 멍청이가 낫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지식과 경험의 연계 중 가중치는 경험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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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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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하기 훨씬 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진기한 책을 하나 발견했다.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었다. 저자가 구본형이길래 난 'LG창업주의 손자뻘쯤 되겠다' 생각하고 대충 읽었는데 책이 재미있게 넘어갔다. 처음은 그랬다. 책의 성공이 그의 기대를 뛰어넘자 급기야 그는 1인 기업이라는 美名을 앞세우고 책을 급조해내기 시작했다. 지적인 노력은 필요없다. 단지 레저하듯이 즐기면 된다. 모자이크는 짜깁기를 하여도 뭔가 큰 그림의 의도가 있다. 그의 의도는 뭔가? 자아경영이다. 그는 경영의 정의를 헝클어 버린다. 훈련, 학습, 절제 등의 개념이 '자아'란 말과 '경영'이란 말에 오버라이트 되었다. 말장난 혹은 선동술로 개인을 바꾸겠다는 의도이다.

책을 읽는 개인은 다섯시간 후에 타성으로 돌아갈 것이고 구본형은 돈을 버는 것이다. 변화를 상상이나 에스프리 한 두개로 풀 것이 아니라 과학과 체계로 접근해야 할 때가 되었다. '단식하고, 결심하고, 사람 만나고, 책 읽으면 된다' 그가 제시하는 변화, 자아경영의 방법론이다. 회의가 든다. 처음은 신선하였으나 그 나중은 처음의 벽을 깨기가 힘들 것이다. 책의 유기성을 찾아내려면 정말 열심히 읽어야 할 것이다. 찾기 어렵게 숨어있다. 후기에서 저자는 시집같은 자아경영책을 썼노라고 했다. 칼럼 9개에 서문과 후기 이게 이 책 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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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표준화이야기
최종완 / 한국표준협회(KSA)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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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측할 수 있는 상태로 질서를 잡기 위해 취해야 할 기본적인 조치가 무엇인가? 답은 표준화이다. 이 답에는 두가지 type이 있다. science적인 면과 social적인 면이다. 전자는 흔히 이야기하는 산업표준, 규격 따위의 것이고 후자는 말, 글, 법 따위의 것이다. 표준말, 표준시간, 표준기압등이 그 예이다. 표준화 standardize 하자는 이야기다. 표준 전문가는 모든 것을 표준이라는 자로 잰다. 말도, 글도, 심지어 인사까지도 다 표준이다. 개념이 확장되는 것 같지만 표준의 정의는 '예측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드는 기초작업'이라고 정의된다. 克己復禮 할때 그 예도 공자 생존 당시에는 법의 의미였다.

이 책은 법을 표준으로 이해하고 서술한다. 그러니 예도 표준이다. 인사 할때 고개를 숙이는 것은 호의를 보이기 위한 동작의 표준화로 본다. 표준화는 경영과 과학의 starting point이다. 경영은 management이다. 이는 '말을 모는 기술'이라는 유래를 가지고 있으며 굳이 번역하면 관리다. 관리의 기본은 measurement 측정이다. 측정을 해야 관리할 수 있다. 측정할 수 없다고 하던 human resource도 측정한다. 요즘 유행하는 인적자산이라는 말에서 보듯 사람도 asset자산이다. BS(대차대조표)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수치화하여야 하니 인간은 임금과 성장성이라는 수치로 표준화된다. 이런 비극적인 현실은 테일러가 쇠 깎는 작업의 time과 motion을 26년간 5만회에 달하는 실험으로 연구한 그 때로 부터 시작이다. 재단사(tailor)는 그걸 과학적 관리라고 이름 붙였다.

내가 이해하는 과학에는 만국공통이라는 함의가 있다. 한국이든 이란이든 그 구조내에서 이해가 용이하면 그건 과학이 된다. 국제적인 객관은 국제적인 주관의 교집합이다. 그게 과학이다. 문화는 international한 교집합이 잘 안 만들어진다. 그래서 과학이라고 보기 어렵다. 과학의 기초는 수학이다.수치화(더 나아가서 표준화)가 과학의 기반인 것이다. 수치화는 주관의 개입을 각고 객관성을 띠게 해 준다. 수치화는 표준화의 다른 이름이다. 미국의 ZD(무결점운동;Zero Defect)운동이 실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오차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그 뒤에 나온 QM(Quality management)이 성공한 이유는 표준대로 작업을 해도 오차가 생긴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허용(tolerance)이 윤활유가 된다. 면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지만 표준화에도 한계가 있다는 슬픈 이야기다.

책은 반복되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미터가 프랑스에서 유래된 이야기는 대 여섯번이 훨씬 넘는다. 한 권의 책으로 유기성을 띠고 있지 못하다. 애초에 이 글들은 제각기 파편화되어 있었는가? 답은 yes이다. '표준화'라는 잡지가 있는데 거기에 만 4년을 연재하고 그대로 합본해서 단행본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책은 정확하게 48(12*4)개의 칼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문계통의 프로저술가라면 반드시 다르게 손을 썼을 것이나 저자의 이런 솔직함은 공대출신의 순진함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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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소프트
박기현 / 새길아카데미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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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통일성을 놓치지 않는 한 빨리 통독하라. 대중소설을 읽는 방법이다. '안 읽힐 때는 과감히 뛰어 넘어가라. 그래야 끝이 보인다' 저자는 맥아더를 예시한다. 일본이 점령한 동남아의 섬을 공략할때 원수는 섬뛰기 전략을 썼다. 옥쇄를 각오하고 강력하게 저항하는 섬은 건너뛰고 만만한 섬을 점령하여 저항하는 섬을 고립시키는 작전이다. 책을 읽을 때도 이해한 내용으로 헷갈리는 내용을 에워싸서 고사시키는 전법을 구사하라는 말이다. 정말 이해하기 힘든 책이라면 이렇게 하라. '인생은 짧다. 그 짧은 인생 가운데 형편없이 씌여진 책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시간을 중시하는 삶의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시를 읽는 법은 이렇다. 첫째 단숨에 계속해서 읽는다. 둘째 되풀이하여 계속 읽고 소리내어 읽는다. 문장을 쓰는 대원칙은 '말하는 것처럼 쓰라'는 것이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문장은 어떻게 쓰며, 서가는 어떻게 꾸밀것인가 등을 이야기한다. 색다른 내용은 없고 이해 가능한 수준에서 이야기한다. 무엇을 읽을것인가? 하는 것은 M 아들러의 How to read a book와 비슷하게 접근하였다. 다독은 '많이 읽기, 닥치는대로 읽기'로 정의한다. 즐거운 정의다. 저자의 정체는 책날개를 봐서는 잘 모르겠으나 홍보나 언론 그리고 출판의 일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야스퍼스가 이런 말을 했다. <철학의 본질은 진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철학이란 도중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철학의 질문은 그 회답보다도 더욱 중요하며 또한 모든 회답은 새로운 질문이 된다> 진리를 책으로 대치하여도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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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불변의 법칙 마케팅 거장 알 리스, 스페셜 에디션 3
알 리스, 잭 트라우트 지음, 박길부 옮김 / 십일월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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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칙은 예외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한 두가지 오차를 가지고 그 방정식을 욕할 수 없다. 약 10%정도는 오차로 용인하도록 하자. 국제수지의 에러 앤 오미션(E&O)도 그 정도 포션이다. 이 책도 그런 관용의 정신이 있어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직책을 가지고 있는 자라면 여러번 통독할 가치가 있다. 좋은 마케팅 책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저작이다. 한가지 흠이라면 예가 너무 올드 패션이라는 거다.

원래 예라고 하는 것이 가공의 결과라 별로 믿을 것은 안 되지만 그래도 개정판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저자들이 멍청한 마케팅이라고 논한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장사를 아주 잘 하여 그들의 성공신화에 대한 책도 여러 권이 된다. 몇 가지 전망이 잘못된 거로 책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피드백의 작업은 여전히 필요할 듯 하다. 마케팅은 제품과 제품의 싸움이 아니다. 그건 인식의 싸움이다. 마케팅은 물리가 아니라 심리라는 말이다. 이 책 전편에 흐르는 메시지다.

나는 마케팅을 '고객의 니즈를 창조'하거나 혹은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등으로 정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불변하는 마케팅의 22가지 법칙 중 몇가지는 동어 반복이다. 선도자의 룰, 영역의 룰 등이 그것이다. 제품이든 시장이든 무엇보다 먼저 뛰어드는게 좋다는 말로 린드버그와 하버드를 예로 든다. (삼성의 제일정신도 비슷한 관념이다.) 먼저 뛰어 드는 것 (즉 새로운 무언가를 마켓화하는 것)은 마케팅의 정의이지 법칙은 아니다. 속도의 시대에 사는 사람으로서 스피드식으로 사고한다. scope(범위)를 확장할 때도 GM이나 Johnson and Johnson처럼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확장해 가야 한다. 일본에서 혼다는 오토바이 브랜드다. 그래서 혼다는 일본에서 차를 못 판다. 사람들의 인식을 깨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혼다가 차를 팔기 전에 그 인식을 타파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존슨 앤 존스는 광고할 때 그들의 회사명을 쓰지 않는다. 그냥 제품명으로만 나간다. '위스퍼' '아이보리' 이렇게만 속삭이고 광고가 끝난다. 이게 영역의 법칙이다. 재벌이 노리는 범위의 경제는 장기적으로는 마케팅 측면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많다. (범위의 경제 economy of scope 는 규모의 경제 economy of scale에서 파생시켜온 개념으로 구색을 갖추면 더 잘 팔린다는 말이다. 문어발식 경영의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한다.) 저자들의 사고의 근간 중 하나는 전사적 마케팅의 개념을 버릴 것을 요구한다.

제품의 능력은 공장의 문제이고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된다. 도대체가 모든 자원이 마케팅에 동원되어야 한다는 전사적 마케팅이나 모든 자원이 품질에 동원돼야 한다는 전사적 품질관리 TQC (total quality control (management)) 등이 현실적인 요소가 있는가? 내포가 이렇게 넓혀서야 외연이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가? 전사적이란 말은 무의미하다. 그건 그냥 기업이라는 의미 말고는 없다. 허황된 개념이므로 폐기되어야 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마케팅의 22가지 법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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