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불변의 법칙 마케팅 거장 알 리스, 스페셜 에디션 3
알 리스, 잭 트라우트 지음, 박길부 옮김 / 십일월출판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법칙은 예외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한 두가지 오차를 가지고 그 방정식을 욕할 수 없다. 약 10%정도는 오차로 용인하도록 하자. 국제수지의 에러 앤 오미션(E&O)도 그 정도 포션이다. 이 책도 그런 관용의 정신이 있어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직책을 가지고 있는 자라면 여러번 통독할 가치가 있다. 좋은 마케팅 책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저작이다. 한가지 흠이라면 예가 너무 올드 패션이라는 거다.

원래 예라고 하는 것이 가공의 결과라 별로 믿을 것은 안 되지만 그래도 개정판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저자들이 멍청한 마케팅이라고 논한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장사를 아주 잘 하여 그들의 성공신화에 대한 책도 여러 권이 된다. 몇 가지 전망이 잘못된 거로 책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피드백의 작업은 여전히 필요할 듯 하다. 마케팅은 제품과 제품의 싸움이 아니다. 그건 인식의 싸움이다. 마케팅은 물리가 아니라 심리라는 말이다. 이 책 전편에 흐르는 메시지다.

나는 마케팅을 '고객의 니즈를 창조'하거나 혹은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등으로 정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불변하는 마케팅의 22가지 법칙 중 몇가지는 동어 반복이다. 선도자의 룰, 영역의 룰 등이 그것이다. 제품이든 시장이든 무엇보다 먼저 뛰어드는게 좋다는 말로 린드버그와 하버드를 예로 든다. (삼성의 제일정신도 비슷한 관념이다.) 먼저 뛰어 드는 것 (즉 새로운 무언가를 마켓화하는 것)은 마케팅의 정의이지 법칙은 아니다. 속도의 시대에 사는 사람으로서 스피드식으로 사고한다. scope(범위)를 확장할 때도 GM이나 Johnson and Johnson처럼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확장해 가야 한다. 일본에서 혼다는 오토바이 브랜드다. 그래서 혼다는 일본에서 차를 못 판다. 사람들의 인식을 깨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혼다가 차를 팔기 전에 그 인식을 타파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존슨 앤 존스는 광고할 때 그들의 회사명을 쓰지 않는다. 그냥 제품명으로만 나간다. '위스퍼' '아이보리' 이렇게만 속삭이고 광고가 끝난다. 이게 영역의 법칙이다. 재벌이 노리는 범위의 경제는 장기적으로는 마케팅 측면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많다. (범위의 경제 economy of scope 는 규모의 경제 economy of scale에서 파생시켜온 개념으로 구색을 갖추면 더 잘 팔린다는 말이다. 문어발식 경영의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한다.) 저자들의 사고의 근간 중 하나는 전사적 마케팅의 개념을 버릴 것을 요구한다.

제품의 능력은 공장의 문제이고 마케팅은 고객의 인식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된다. 도대체가 모든 자원이 마케팅에 동원되어야 한다는 전사적 마케팅이나 모든 자원이 품질에 동원돼야 한다는 전사적 품질관리 TQC (total quality control (management)) 등이 현실적인 요소가 있는가? 내포가 이렇게 넓혀서야 외연이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가? 전사적이란 말은 무의미하다. 그건 그냥 기업이라는 의미 말고는 없다. 허황된 개념이므로 폐기되어야 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마케팅의 22가지 법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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