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돌 하나(1983년), 돌 둘(1985년)을 놓아
내 갈 길을 만든다.
이 길은 어디로 향해 있는가.
이 길은 외로운가.
위험한가.
내 발목을 거는 세찬 물살, 이제 시가 나의 운명이라고
말해야 하나.
내가 던지는 이 고통스러운 돌이 너무 깊은 데 들어가
발 디딜 곳이 없지나 않을지.
1985년 초여름
황지우
황지우의 두 번째 시집,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의 서문.
이제, 봄이다.
이 봄에는, 나도 돌 하나 던질 수 있을까.
오래 멀쩡했다. 다시, 시-치통을 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