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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독서 하브루타 교사 가이드북 ㅣ 말하는 독서 하브루타
양동일.진은혜.이천하 지음 / 생각나무(주) / 2021년 11월
평점 :
몇 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전성수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교수님의 강의와 책을 통해 하브루타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아이들을 홈스쿨로 가르치면서 하브루타를 실생활에 적용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뭔가 운영면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그렇다고 자격증 반에 들어가 전문적인 것을 배우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이 책은 <말하는 독서 하브루타 워크북> 1~5권에 대한 해설서이기도 하다. 주먹구구 식으로 적용하던 차에 이 책을 통해서 몇 가지 팁을 발견했다.
가장 중요하지만 놓치고 있었던 부분은 하브루타의 철학이었다.
친구를 도와 우정을 쌓고 협력을 강화하며 연합을 공고하게 하는 것. ‘친구를 돕는다’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나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도우면서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하브루타 실제 방법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준다. 단순 반복이 아닌 교대로 읽기, 억양을 넣어 읽기, 보지 않고 설명하기, 의미단위 구분하기까지 이 과정이 순탄하게 될 때까지 그 다음을 넘어가지 않고 계속 1달이든 그 이상이든 반복해야함을 배웠다. 하브루타라고 하면 질문하기만 떠올리고 얼른 질문을 하라고 닥달하기 쉬운데, 마음속에 본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질문을 만들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읽기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지 않고 설명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격려할 말이 생겼다. 보지 않고 설명하기의 묘미는 부족함에 있다는 것이다. 내가 설명하고 싶은데 뭔가 기억나지 않고 빠뜨린 부분이 있음을 알아가는 것이다. 설명을 잘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메타인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내가 뭔가를 놓쳤음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는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이 익숙해 질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 만들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질문 만들기 공식을 소개해 준다. 개방형 질문 만들기에서도 본문에 나오는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을 주어로 놓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그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감정, 생각, 해석, 판단, 의도 같은 것을 질문하면 어렵지 않게 훌륭한 개방형 질문을 만들 수 있다. 더 좋은 해석과 이해를 위해 개방형 질문은 훌륭한 도구가 된다.
3장에는 워크북1~5권에 있는 단계별로 사용할 수 있는 본문에 관한 질문과 해석에 대한 예시와 쉬우르가 담겨있다. 쉬우르는 토론이 끝난 후에 교사와 함께 더 높은 수준의 해석을 함께 공유하는 과정을 말한다. 제시된 질문과 해석을 보기 전에 먼저 스스로 질문해보고 답을 만들어본다면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
3장 표지에 폴 리쾨르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본문 해석은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새롭게 이해했거나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독자가 자신을 해석한 결과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없이는 본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자기 나름의 해석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한편, 아주 작지만 어떤 의미를 발견했을 때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니 이 걸음을 계속해 가도록 격려하는 듯하다. 우리가 많은 책을 읽지만 어떤 책은 자신을 읽게 하는 책이 있다. 책을 통해 깊은 의미와 자기 삶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적용하게 될때 자신이 그간 어떠한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줄거리 요약도 어려운 어린아이지만, 하브루타를 하면서 행간의 의미를 발견하고 더 깊은 뜻을 찾아내는 날이 곧 올 것 같다. 엄마와 아이가, 오빠와 동생이, 친구와 친구가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그날을 기대한다.
하브루타의 철학은 ‘친구를 도와‘ 우정을 쌓고, 협력을 강화하며, 연합을 공고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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