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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꽃방귀 책가방 속 그림책
박윤규 지음, 이홍원 그림 / 계수나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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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것이 곧 나다. 'I am what I eat'

라는 서양속담이 있다.


호랭이는 무서운 냄새가 났다.

왜? 무서운 것을 먹었으니까.

어느날 왜 자기는 친구가 없을까 깨달은 호랭이.

드디어 친구를 사귀기 위해 그 무서운 냄새를 없애보려고 한다.

사실 호랭이는 육식동물이라 그렇게 먹었던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나는 지금 무엇을 먹고 있나?

내가 먹고 있는 것은 무서운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닌가?

누군가의 눈물어린 희생을 너무 값싸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봅니다.


호랭이는 꽃방귀를 뀌었다. 

방귀로 증명했다.

자신이 바뀌었음을.

얼굴도 꽃처럼 붉어졌다.

친구도 생겨나고

행복해졌다.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고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놀고

어린이들이 독사굴에 손 넣고 장난치는 

그 나라가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이홍원작가의 그림이 너무 사랑스럽다.

청주에 가면 만나보고 싶다.

자랑스런 우리 그림책이다.

작년 책 축제때 계수나무에서 

이작가님의 사인이 담긴 책을 전시했길래 한권 구했다.



아, 잘 놀았다. 이제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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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수집가
피터 레이놀즈 지음,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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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12세 아이가 있었습니다.

독서수업에서 이 책 [단어수집가]를 읽고 너무 도전을 받는 듯 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무작위로 책을 한 권 고른 뒤 그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단어를 수집해 보았습니다.

따뜻한 단어, 아름답게 느껴지는 단어, 왠지 관심이 가는 단어, 처음 보는 단어 같은 것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나서 단어 카드를 흩어 뿌려보았습니다.

그러면 예상치 않은 낯설은 단어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그 문구들이 아이들의 머리를 반짝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아이의 깨달음 노트에는 '나는 단어보다 문장을 수집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단어수집가가 좋을지 문장수집가가 더 좋을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수집하든지 열심히 모으다보면 아이는 성장하게 되어있으니까요.

작가 피터 레이놀즈는 단어수집을 통해 어휘력을 키우고 그 단어들의 조합으로 창의력 있는 문장을 만들어내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냥 무심코 알고 있는 단어라고 넘어갔던 단어도 그 뜻을 정확히 설명하라고하면 어려워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단어수집은 그런 면에서 단어 하나 하나를 기억하게 만들어주는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활동이라 생각됩니다.

 

유치~초등학생 아이들은 누구나 재미있어하는 책입니다.

그림책은 유아들을 위한 책만은 아닙니다. 이 책을 본 후에 어른인 나도 단어수집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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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방 일곱 동무 (20주년 기념 리커버 스페셜 에디션) 비룡소 전래동화 3
이영경 글.그림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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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 그림책의 선두주자 중 한 명 이영경, 20주년이 되어서 다시 나온 책이다. 사실 사은품인 종이인형에 눈멀어서 얼른 구입했지만 내용도 참 좋다. 글과 그림이 함께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조선후기 한글 수필 규중칠우쟁론기를 이시대의 언어로 풀어놓은 책이다.

아씨가 잠을 자고 있는데 일곱 동무들이 시끄럽게 싸운다. 그 소리에 아씨가 뒤척이고 눈을 뜨고 급기야는 아씨도 한마디를 거들게 된다. 책을 빠르게 넘기면서 그림을 보면 마치 동영상처럼 아씨의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상세하게 그려놓아 박물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인 주제는 공동체다. 공동체는 모두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함을 잘 모른다. 그래서 자기가 맡은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쟤는 없어도 내가 없으면 안 되지! 이런 식의 생각 말이다. 그러다가 누구 하나가 빠지면 다른 지체들이 불편하고 힘들어진다. 옛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듯이 말이다. 어느 누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힘을 합하여 하나의 전체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바느질이라는 소재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낯설기도 하다. 요즘에 집에서 바느질하여 옷을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다리미질을 잘 못한다. 그래서 옷을 살 때 다림질을 안 해도 되는 옷을 고르게 된다. 그러니 인두나 다리미의 차이점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게다가 사극에서 반역죄인을 인두로 지지는 장면만 생각이 나고 도무지 인두의 제 역할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똑같은 용도라고 생각했다. 인두는 옛날에 다리미처럼 사용하던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분명히 역할이 달랐다.

 

이 책을 늘푸른대학의 어르신들과 함께 읽으면서 물어보았다. 인두는 어디에 쓰는 것이고 다리미는 어디에 쓰는 것인지 말이다.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딱 맞았다. 자신들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어서 하실 말씀들이 많으셨다. 어릴 적 화로에 꼽아둔 인두에 데어서 흉진 자국을 보여주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지금도 옷을 잘 만드는 솜씨 좋으신 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미난 시간이었다.

 

인두는 바느질한 자리를 울퉁불퉁하지 않게 눌러주기도 하고 솔기나 모서리 같이 좁고 뾰족한 곳을 날렵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다리미는 넓은 부분을 다려주어 옷맵시를 살려준다고 한다. 옛날 다리미는 둥그스름하게 생겨서 좁고 뾰족한 곳을 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나온 다리미는 끝부분은 뾰족하고 뒷부분은 넓게 되어 있어 이제인 인두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지금은 납땜질할 때 쓰는 것을 인두라고 부른다. 이름은 같지만 그 모양이나 역할이 옛날과 사뭇 달라져 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지만 예전의 물건들에 대해서도 배우고 선조의 지혜도 배우는 것이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되는 문을 열어줄 것이다. 유아들에게는 인형극을 통해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고, 초등학생이라면 역할극을 해도 좋을 것이다. ·고등학생은 토론의 소재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어른에서부터 아이들까지 누가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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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비룡소의 그림동화 4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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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찰스 키핑과 함께 영국의 3대 일러스트레이터인
존 버닝햄의 따뜻한 책!
유명 작가라서 이미 입소문이 난 책이지만, 그다지 교육에 활용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좀 시시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만큼 조부모와의 추억, 혹은 어른의 중요성을 잔잔하게 말하는 책이 또 있을까?
어쩌다 보니 계속 부모들의 눈에 잘 띠지 않는 책을 소개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내 역할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른 눈에 좋아 보이는 그림책만 아이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
아이들은 색이 선명한 책을 좋아해요라고 많이들 말한다.
그것은 부모가 그런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그런 유의 책을 많이 보여준 것이고
아이들은 그런 화풍에 자주 노출되어 익숙하기 때문에 편하게 느껴서
그것을 자기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책을 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자녀가 나와 똑같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더 깊고 폭넓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작가가 경험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듯한 책이다.
소녀의 관점에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조부모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또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지만 소녀의 부모 된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 소녀의 입장에서 보고 싶다.
할아버지는 소녀의 좋은 친구다.
엄마나 아빠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주고 많이 받아주기 때문이다.
 
봄에는 꽃씨를 심고, 여름에는 해변에 같이 가고
가을에는 낚시도 하고, 겨울에는 눈 쌓인 언덕을 같이 내려오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동요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소꿉놀이나 병원놀이할 때는 손님도 되고 보호자도 되고 의사도 된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 할아버지 이야기도 들려주신다.
소녀가 엉뚱한 질문을 해도 웃으며 잘 받아주신다.
 
좋은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말하면 못써!’하고 할아버지에게 야단맞은 것도 생각이 난다.
어느 날은 너무 기운 없어하시면서 오늘은 같이 놀아줄 수 없다고 하신다.
 
이제는 할아버지가 항상 앉으시던 초록 소파에 더 이상 앉아 계시지 않는다.
외로워진 소녀는 할아버지 소파랑 같은 초록색 유모차에 인형을 앉히고 언덕을 달린다.
 
아마도 이 모든 생각들은 언덕을 달리면서 생각났는지도 모른다.
그리움에 눈물이 나도 바람이 닦아주고
속상했던 기억마저도 내가 올바른 사람이 되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말이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은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추억이다.
나를 얼마나 사랑해주셨던가를 기억하면서.
식구 중 누군가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는 것 같다.
그것이 먼저 간 사람에 대한 예의일까?
 
소녀의 엉뚱한 질문들에 할아버지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
작가는 그 답을 써주지 않는다.
독자인 우리에게 쓰라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우리의 상식에 기반을 둔
강에서는 고래가 잡히지 않아.’
‘이 정도 비에 우리 집은 떠내려가지 않아.’
와 같은 아이의 상상력을 중단시키는 대답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1년이 넘도록 계속 엉뚱한 질문을 하진 못했을 테니까 말이다.
분명 어떤 기발하고도 상상력을 더 자극하는 대답,
아이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답을 해 주지 못했을지라도
아이의 말을 잘 들어준 할아버지였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뭐라고 대답할까? 

할아버지, 벌레도 천국에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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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럼피우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0
바버러 쿠니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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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대학 그림책 놀이반에서 70~80대 어르신들과 함께 미스 럼피우스를 보았다.

어르신들이 보기에 책이 좀 작은 편이어서 글씨만 쭉 읽다보면 그림을 놓치실 것 같아 먼저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끝까지 보여드렸다. 이 그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도록 한 다음 스토리를 읽어나갔다.

 

미스 럼피우스는 할아버지 무릎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에게 약속을 한다. 넓은 세계를 다녀보고 싶다고. 그리고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 마을에 와서 살겠다고. 그러자 할아버지는 한 가지를 더 말씀하신다.

‘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하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어린 미스 럼피우스는 알겠다고 대답한다.

할아버지와 한 약속을 평생 간직하고, 그것을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 복된 일인 것 같다.

파파할머니가 된 미스 럼피우스, 이제는 꼬마 앨리스가 고모할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다. 대대로 이어지는 가훈처럼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아이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벽에만 붙여 놓는 가훈이 아니라 삶으로 증거되는 가훈이라면 누가 잊어버릴까?

 

이 책은 멋진 글귀와 수채화의 색이 눈을 사로잡긴 하지만 마음이 열린 다음 읽으면 좋은 책이다. 마음을 열고 참여해주신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루핀 꽃 만들어 붙이기를 하였다. 색종이를 여러번 접은 다음 타원형으로 자르면 루핀 꽃잎이 여러 장 만들어진다. 푸른빛, 보랏빛, 장밋빛의 루핀꽃을 만들었다.

길쭉한 잎사귀도 만들어 둥글게 돌려가며 붙였다. 한 두 송이만 봤을 때는 모양이 가지각색이어서 예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각자의 작품을 큰 도화지에 오려서 붙였더니 무리지은 루핀꽃동산이 완성되었다. 처음엔 자기 작품이 안 예쁘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부끄러워하던 어르신들이 한곳에 모아놓으니 정말 예쁘게 보이셨든지 노래를 부르셨다.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저 솔로몬의 옷보다 더 고운 백합화~~"

 

정말로 아름다웠다. 우리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도 아름다움도 잘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태어난 사람은 없다.

모두에게 각자의 아름다움과 그에 합당한 역할들이 있다.

것을 발견하고 그 역할대로 사명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겠는가.

우리 삶은 그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인지도 모른다.

 

어르신들의 떨리는 손으로 가위질하고 풀칠하여 만든 작품일지라도 모아놓으니 색색이 아름다웠다.

공동작품을 보니 공동체를 생각하게 되었다. 제각기 다른 모양이지만 한 몸에 붙어 있어 손, , 얼굴, 내장 등이 머리의 지시를 받아 일사분란하게 일하기 때문에 몸이 살아 있듯이, 살아있는 공동체라면 누구 하나 소외됨 없이 각자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건강한 공동체,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는 것 같다.

 

1시간짜리 수업인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 책이 스토리도 조금 길었지만 색종이로 붙이는 것을 하시면서 얼마나 집중하고 열심히 하시는지 보는 사람이 감탄할 정도였다. 어르신들이 하나 더 만들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두 개씩 만드신 분도 있고 나름 더 예쁘게 장식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 분도 있었다. 아흔이 넘은 분도 한분 계셨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작품을 완성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하지만 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단다.
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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