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 디베이트 밀키트
고현승.정진우 지음 / 글라이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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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논리 정연하게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해 두해 나이를 더 먹으면 저절로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어휘력은 늘겠지만,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그저 ‘좋았어요.’, ‘싫어요.’, ‘그냥요.’ 같은 단답형이 많다. 그런 표현력으로는 상대방에게 자기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거나 설득하기란 불가능하다.

논리정연한 사람은 대개 가정에서 부모에게 협상기술을 배운다고 한다. 가정에서 아빠나 엄마가 자녀와 대화를 통해 토론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하브루타나 디베이트(하디)를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두 전문가께서 팔을 걷어붙였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을 아주 쉽게 따라할 수 있게 해놓았다. 개인적으로 음식은 밀키트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하디 밀키트는 환영하고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다.

1부에는 밀키트 사용설명서가 나온다. 우리가 제품을 사면 사용설명서를 잘 읽었을 때 제품의 기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하디 밀키트 사용설명서는 하브루타나 디베이트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께 도움이 된다. 꼼꼼히 읽어보면 하디 초보도 충분히 잘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하브루타나 디베이트가 낯선 이들을 위해서 인기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식당에 가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스러울 때 오늘의 추천메뉴를 선택하는 것처럼 고를 수 있다.

방 정리정돈은 꼭 해야 한다.

하디 밀키트 추천메뉴 1번

개인적으로 추천메뉴 1번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우리집만 정리가 안 되는 게 아니구나 싶어 위로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과 정리에 관한 문제 때문에 자주 다투기도 하고 일정부분은 포기하며 살지만, 여전히 불편한 구석이 있어서 언젠가 아이들과 잘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소 관심가는 주제로부터 시작해도 좋고, 무엇으로 이야기할까 주제를 고르기 어렵다면 번호순으로 하거나 뽑기를 해도 좋다. 관심도와 난이도가 별점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렵지 않은 주제 중에서 선택하면 좋을 듯하다.


실제 디베이트를 하다가 어려울 때 부모는 어떻게 마음을 먹으면 좋을까? 하디 아빠 tip에서는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느낌만 얻어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은 모든 과정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한다.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느낌만 얻어도 충분해요.

자녀와 함께하는 하디 시간은

모든 과정 자체가 의미 있기 때문이에요.

하디 아빠 Tip

실제 하디 밀키트를 사용해서 맞벌이 부부가 초등 1학년 자녀와 대화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어린아이라 여겼지만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잘 끄집어 내 줄 수 있다고 하니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꼭 시도해봐야겠다.

2부에는 쟁점 하디 밀키트로서, 엄마나 아빠와 자녀의 쟁점 하디 예시가 17가지가 나와 있어서 같은 주제로 토론할 때 참고할만한 근거자료가 여럿 담겨있다.

3부에는 질문 하디 밀키트가 소개되어 있다. 하브루타나 디베이트를 하기에 앞서 아이의 일상을 나누는 질문부터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나눌 수 있는 질문이나 교과와 관련된 것까지 1000여가지의 질문 목록이 들어있다.

이 책은 잠깐 후루룩 읽고 지나치는 책이 아니라, 매주 일정 시간에 펼쳐보는 대화 참고서다. 자녀와 하브루타나 디베이트를 하는 시간을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독려한다. 자녀의 나이가 몇이든지 논리 정연한 말솜씨를 뽐내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이 책을 잘 사용하면 실력향상도 되겠지만, 그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밥상 하브루타 주제를 뭘로 정할지 매번 고민했는데, 이제는 고민 끝이다. 이 책 한 권이면 1년은 걱정 없을 듯하다.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느낌만 얻어도 충분해요.

자녀와 함께하는 하디 시간은 모든 과정 자체가 의미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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