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다는 것 (양장)
김중미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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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 이후 20년, 이라고 잘 알려진 김중미 작가님

그런데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알았어도 김중미 작가님의 작품인 줄 몰랐다.

 

나는 『종이밥』을 읽으며 김중미 작가를 알았기 때문이다. 아들의 필독서 목록 책이었던 『종이밥』을 반납하러 가는 길에 읽으며 창피한줄도 모르고 눈물을 철철 흘렸던 그런 기억이 있다. 그렇게 어떤 책은 마음에 콕 새겨지기도 하는가보다.

 

가난.

가난도 상품이 된다는 사실,

임대아파트

 

가난이 가진 원심력이 대단하다고, 근데 가난이 진짜 힘이 셀까? 가난은 낮은 데로 고여. 거길 빠져나오기 위한 사다리가 누구에게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사람들은 주변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잖아.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거지. 눈길의 가장자리가 더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우리처럼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보고 더 빛날 수 있잖아.

 

세상은 부가 넘치는데 그 구석구석에서 부를 받쳐주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 피해버리고 싶을 만큼 비참함과 궁핍함으로 넘쳐 흐른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 것이다. 가난이 흘러 넘치는 것.

그러나 김중미 작가는 별이야기를 한다. 별은 밝다. 주변이 어두워야 더 잘 볼 수 있는 별과

 

별들의 이야기

 

역사 속 어떤 시대도 가난한 이들의 편이었던 적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 미래도 가난한 자들의 편이 아닐 거라고 체념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우리는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

 

은강동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타인과의 어깨동무로 살아남았다

 

온유 작가의 말처럼 가난이 사라진 사회는 불가능해도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는 가능하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가난이 아니라 가난에 대한 무지라는 것을 이 놀라운 소설은 이야기한다.

 

가난... 알겠는데, 또 모르겠는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마음부터가 무엇일까? 나 또한 가난을 바라보는 시선이 내가 소설속에서 욕하고 마는 그런 부류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동참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을 거라는 말이다.

그것부터 하고 싶어졌다.

 

어두운 곳에서 더 빛나는 별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를 비추는 연대의 목소리

 

 

꼭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마음하나만도 상처가 되지 않게 마음 갖는 그런 마음부자가 되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의문을 크게 가져보여 이 따듯한 이야기 『곁에 있다는 것』

 

그래서 꼭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 『곁에 있다는 것』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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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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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우리나라 현대사도 잘 모르는 내가 중국의 현대사를 왜 궁금해할까?

중국은 결코 먼 나라가 아니고, 우리나라와 상관없는 나라도 아니다.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 가지 사건》1919, 1949, 1989년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가 무엇일까?

뉴스로 전해 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 천안문 사태. 그것도 자세히는 모른채 텐안먼 정도만 아는 수준인채로 이 책을 읽어본다.

 

1919년 5.4운동,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989년 톈안먼운동

무엇 하나 익숙한 이야기가 없다. 세 가지의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중국 현대 '100년의 변혁'을 재현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씀처럼 그렇게 세세히 나열되고 알게 되었지만, 결코 녹록한 책은 아니었다.

흥미롭다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 사건들은 모두 톈안먼을 중심으로 이뤄져 오늘날 중국사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고 한다. 저자는 이 세 사건을 꿰뚫어 이런 시각에서 1919년을 ‘신청년과 각계민중연합의 시대’로, 1949년을 ‘당과 인민의 시대’로, 1989년을 ‘군중자치의 순간’으로 파악한다.
이 책이 중국현대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독자에게 개설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저자의 뜻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개설서라고 하기에는 문외한이어서 그런지 매우 양이 방대하다. 그 세월이 방대하므로 어찌 짧은 마디글로 다 될 수 있겠는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올해 2021년 결코 중국을 빼고 세계 모든 구석구석을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세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축이 된 중국의 현대사 이야기는 읽기 전부터 흥미진진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정말 중국공산당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인가? 우리는 세계 정세 속에서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할까? 분단 국가인 우리가 중국과 함께 해서 갖게 될 성공적인 교류로는 무엇이 있을까? 이런 면의 기대를 안고 읽게 된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 가지 사건》이었다.


100년의 변혁’을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약칭 ‘이중과제’)이라는 사유의 틀에 바탕해 서술한다. 근대에 성취함직한 특성뿐 아니라 부정해야 할 특성도 있으므로 근대적응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근대극복을 겸하지 않을 수 없고, 근대극복 또한 근대적응을 겸해야 온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근대적응와 근대극복을 있을지의 문제도 이런 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그것의 근본을 먼저 파헤쳐 알게 되었을 때 우리와의 관계도 이롭게 우리에게 득이 되게 이루워질 것을 알 수 있었다.


1919년 5월 4일 일요일 오후 2시, 베이징의 톈안먼에서는 정부의 외교정책을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열렸다. 저자는 이를 전후하여 시작된 5.4운동기가 자각된 지식청년, 곧 ‘신청년’이 이중과제 수행의 주체로 부상한 시기라고 파악한다. 그들이 톈안먼에서 형성한 저항의 의례는 중앙정부의 정당성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의를 대변하는 관행 혹은 운동으로서 정당성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1차대전으로 노출된 유럽문명과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에 더해 신해혁명의 굴절, 곧 공화(혁명)의 위기도 중첩해서 경험했기에 낡은 정치, 심지어 국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신문화를 통한 발본적 변혁을 추구했고, 그 추동력을 자각된 개인들의 자발적 결합체인 소단체에서 구하려 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개인과 국가의 이분법을 넘어 민주적 집단주체가 사회를 발견하고 개조하는 길이자, ‘세계적 공리’를 실천하는 길이기도 했다.

 

국민회의 구상에는 직능집단 외에 국민당과 공산당 같은 정당도 포함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국민회의 구상을 제도화할 능력, 가장 중요하게는 군사력을 갖지 못하는 한 외부 세력 특히 혁명정당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국.공 양당이 국민국가 건설을 추구한 과정에서 드러낸 ‘해방과 억압의 양면성’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1949년 10월 1일 톈안먼은 다시 축제의 장이 되었다. 10월 1일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로, 매년 톈안먼에서 경축의례가 거행되고 있다. 이날 선포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이 신민주주의사회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바, 그 주체는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 ‘인민’, 곧 노동자.농민.소부르주아지.민족부르주아지의 계급연합체이다. 그들은 연합정부와 혼합경제를 신민주주의사회의 핵심으로 추진했다.


사회주의로의 전환을 앞당기려는 마오쩌둥 노선이 신민주주의사회 단계를 좀더 유지해야 한다는 류사오치 노선과의 대립에서 승리함으로써, 그 긴장은 지속되지 못한 채 1950년대 중반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단일과제로 해소되고 말았다. 중국이 이처럼 세계체제로부터 배제당한 조건에서 사회주의적 본원축적을 추진함으로써 근대적응의 과제를 수행할 물적 기반이 구조적으로 제약되었으며, 국가와 민의 협치나 자생 능력을 갖춘 민의 결집을 위한 물적 토대가 약해지고 말았다. 여기에 농민이 참여한 것은 5.4운동이나 톈안먼민주운동과 확연히 다른 특성이다.

1989년 봄, 톈안먼은 다시 저항의 장소로 바뀌었다.  근대적응을 위해 성취해야 할 특성들을 어디까지 추구할지, 즉 경제적 차원에 국한할 것인가 아니면 사상과 정치제도 등의 차원까지 확대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청년, 학생과 지식인들 사이에 구미를 모델로 한 근대성의 지표들을 추종하려는 욕구가 급상승했고 여기에 중국혁명과 사회주의적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사회주의적 민주’에 대한 열망이 뒤얽혔는데, 이들이 이 중층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톈안먼에 모여 5.4운동의 기억을 되살리는 저항운동을 벌인 것이 톈안먼운동이었다. 이는 지구적 차원의 신자유주의 확산에 대응한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 국내 차원의 변화가 중첩된 결과였다.


톈안먼운동은 물론 실패했지만, 1989년에 군중연합의 형태로 표출된 ‘민의 자치와 결집의 경험’은 이중과제를 수행할 주체가 잠시 나타난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중국이 민중의 입장에서 자본주의의 대안과 ‘더 좋은’ 민주주의를 모색하려면 1989년에 잠깐 보였던 ‘민의 자치와 결집’의 의의와 한계를 정면으로 대면하는 데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실패했어도 그 의미에 있어서 결코 도약을 하는데 있어서 발판이 된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에 중국현대사와 미래를 위한 안목에서 무시할 수 없는 행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모순이 응결된 핵심현장의 하나인 한반도 남북이 분단된 상태를 점진적이고 단계적이며 평화적으로 극복한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좀더 평화롭고 생태친화적이며 인간다운 체제를 한반도에서 수립한다면, 평화와 공생의 동아시아를 위한 선순환의 촉매가 될 것임은 물론이고 세계체제의 변혁에 일정하게 기여할 것이다. 그럴 경우 중국이 보는 한반도의 비중은 한층 더 커질 것이 확실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물적 기반의 변화에 대응해 인민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나라다스리기’(거버넌스)의 개편에까지 생각이 미쳐봄직하며, 여기에 덧붙여 나라다스리기의 새로운 체계를 구상하고 실천할 때 정치적 효능감을 보장하는 인민 개개인의 자발성도 숙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한국에서 촛불혁명으로 그 모습이 드러나고 팬데믹 시대를 맞아 강조되듯이, 국가의 개입을 촉구하는 동시에 그런 개입 자체에 정치적으로 개입하는 민주주의적 집단주체성의 메커니즘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유가 있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국가의 개입은 있어야 하고, 특히 지금처럼 팬데믹 시대에 더욱 개인보다는 집단, 단체, 국가의 안전을 위한 시점에 더 그러하다고 본다.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 가지 사건의 1919 1948 1989년을 보는 것은 결코 과거에 집착하고 과거에 얽매이라는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잘 알 것이다. 반복되어온 역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들을 꼼꼼히 복기해봄으로써 실수를 줄이고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 가지 사건》을 읽으면서 한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말해주는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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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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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듯 아는 게 없는 중국에 대해서 세가지의 결정적 사건을 통해 알게 된다는 설레임으로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한권으로 알 수 있다는 기대가 큰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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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엔딩 (양장)
김려령 외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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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궁금한 게 있어요.

그날로 다시 돌아간다면 뭔가가 달라졌을까요."

 

『아몬드』『페인트』『유원』『우아한 거짓말』…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작품, 모두가 기다려 온 그 뒷이야기!

 

외전을 읽는 행운이 내게 왔다.

가끔 우리는 소설을 읽고나서, 다른 한편을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두 번째 엔딩』으로 시원하게 외전을 읽어서 좋았다.

사실 저 외전들의 실전은 아직 하나도 읽은 상태가 아니어서 조금 미안한 감도 있었지만, 내가 알던 작가들에 대한 반가움과 『두 번째 엔딩』을 읽고서 꼭 찾아서 읽고 싶은 책들이 생긴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언니의 무게〉

자신에게 닥치지 않은 아픔은 없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는 듯.

<언니의 무게>를 읽으며 나 또한 그런 방식은 아니지만, 가족을  잃었던 마음이 있어서 만지같고, 엄마같고, 그런 마음으로 읽어냈다.

 

<초보 조사관 분투기>

SF는 여전히 내게는 어렵다는 선입견에 한 겹 더해준 글이었다. 이해력이 워낙 떨어져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야기였다.

 

<보통의 꿈>

보통들 바라는 거. 미래도 그런 걸 바랄 뿐이었다. 보통의 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링그에서 뛰는 것. 온 힘을 다하는 것... 대단할 거 하나 없는 꿈이었다. 하지만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꿈이었다.

참 재밌고, 감동적이고 와닿는 것도 많은 그런 <보통의 꿈>이었다. 거기에 마지막에는 긴장감마저 확 들고, 다시 풍선 바람빠지듯 긴장이 휴~ 하고 풀리는 경험도 하게 하는 등 짜임새가 좋았던 <보통의 꿈>이었다.

 

<나는 농부 김광수다>

사흘간의 베트남 여행은 내 안에 있던 울타리 하나를 허물었다.

아빠의 말이 그 남자가 날린 주먹보다 더 아프고 화가 났다.

읽는 내내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타인의 주먹보다 아프지 않은 말을 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이야기는 조금 진부한 면도 농촌 계몽 소설의 느낌도 나고, 그런게 요즘 농촌의 현실인 것도 알았지만, 전반적으로는 한번 쯤 생각해볼 문제가 가득있어 생각하게 만든 <나는 농부 김광수다>였다.

 

<상자 속의 남자>

불행만 나열한 듯 쓸쓸한 삶. 그 삶이 우리의 것이 됐다.

누군가가 고마워할 만한 일을 한다는 건 내가 더 위험해지거나 손해를 본다는 뜻이니까.

어떻게 하든 누군가는 아프게 된다고.

반대로 말하면 누군가는 기쁘게 되는 거야.

삶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위안 삼을 수 있는 점은 아픔도 기쁨도 한 종류만은 아닐지 모른다는 거다.

 

누군가를 위해 나의 희생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이런 의문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결론은 나는 그러기 힘들 것 같다는 것. 씁쓸해지는 기분.

그래도 그 아이를 위해 희생한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상자 속의 남자>였다.

 

<모니터>

 

" ~ 밖에 아이들처럼, 때론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면서 자연스럽게 커도 된다고 말해주려고요. 말도 좀 안 듣고……."

나는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어려운 그런 류의 소설이었다.

 

<초원조의 아이에게>

그저 누군가 소리 내어 말하기 전까지 관습에 불과했음을 알아서였다.

날개는 제 일을 다했어요. 다만 내가 다른 이들보다 조금 일찍 초원조 곁으로 갈 뿐이야.

당신은 언젠가 나 대신 다른 사람을 구할 테니까요.

나에게 미처 못 해 주었다고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을 도와줘요…….

그의 마음속에는 이시아가, 시와의 마음속에는 벽안인이, 흉터처럼 남아 있다는 사실을.

어떤 인연은 생의 끝까지 그 막다른 골목까지 함께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인연과 나누지 못한 삶을 다른 이와도 정답게 나누며 살아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흉터처럼 남아있어도 그 흉터를 안은 채 새로운 인연을 보둠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한 <초원조의 아이에게>였다.

 

<서브>

두 사람이 그 모든 일들을 자세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그때 너무 행복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건 기대가 수치스럽고 부끄러워서 엄마, 아빠는 당시에 느낀 행복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왜 서로를 한심해하는 방식으로 좌절을 견디게 된 걸까.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 진 후에 그 아이에게 미안해하며 살면 안 되는 걸까.

이런 엄마와 아빠 밑에 있는 상인과 인하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부모보다 더 나은 아이도 우리 주위에는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 슬픈 자화상같은 모습이 <서브>에 담겨 있어 응원하며 화가나며 그렇게 <서브>를 읽었다.

 

정식 출간된 『두 번째 엔딩』의 표지를 보니 예쁜 단장이 꽤나 잘 어울려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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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방인의 산책
다니엘 튜더 지음, 김재성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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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온통 낯선 나라다.   잭 케루악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그 외로운 감정마저도 증후군이나 질병으로 여겨져 치유 약물이 개발되는 등 자연스럽게 자본주의적 해결책이 개입할지도 모른다는 서글픈 우리들의 자화상같은 이야기.

 

곤경에 빠진 친구에게 가장 먼저 해줘야 할 일은 힘껏 안아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말은 그후에 해도 된다.

어쩌면 그렇다. 무슨 말이라도 해서 꼭 위로해주고 싶은데, 보면 말보다 더한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은 마음을 담은 포옹일지도 모른다. 말보다 빠르게 온몸에 따뜻함이 퍼져 힘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다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한 분야에서 크게 성공했거나 적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삶에 냉소적인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믿는 것도 어리석지만,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 또한 어리석은 태도다. ~ 똑똑하고 유능할수록 긍정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결과가 발표되기 이전이라도 문득 냉소적인 사람과 마주할 때의 어렵고 어색한 기운과 오히려 무슨 일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경험치가 있었는데, 이 결과를 보고 나니 정말 긍정적인 힘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 속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맥박과 혈압이 낮아지며 숙면을 취하게 된다. 그리고 더 행복해진다. "자연환경 속에서 행복은 더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즐거운 위안이 나온다. 내가 원하는 자연의  삶속에서 행복도 커진다는 것은 내가 살아가야 할 환경에 대한 큰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걷기는 마법처럼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맨스플레인'이란 용어

느리게 걷기가 중요하다.

 

자선행위를 하면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옥시토신이 분비됐을 때와 비슷한 황홀함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 현상을 가리켜 '헬퍼스 하이'라고 한다.

 

행복하게 살려면 하루에 다섯 번 스스로의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부탄 속담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주문, '메멘토 모리'의 현대판 '위크로크'라는 앱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죽음을 생각할때만이 그 삶을 더욱 충실히 살 수 있는 지혜를 실천해봐야겠다는 용기가 불끈불끈 솟는다.

 

자연속에서 느리게 걸으며 긍정적이며 냉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갈 필요성과 타인을 위한 삶, 죽음을 생각하며 삶에 몰두할 수 있는 그런 삶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니까 차분히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다시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얻는 것만 같아 옥시토신이 절로 분비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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